최고의 라이브 음악을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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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감’과 함께 한지 3년

프로그램이 생긴 지는 만 7년이 됐고, 제가 함께 작업한지는 이제 만 3년이 넘었다. 원래 오디오를 전공했거나 특별한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입사해서 처음에는 라디오 송출을 맡았고 이후에 라디오 제작을 맡으면서 오디오를 접하게 된 경우다. EBS는 채널 특성상 토크프로그램이 많았기 때문에 오디오 쪽이 특화될 가능성이 크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공감’의 Hall P.A(무대음향)으로 참여할 기회가 생겼고, 이후에 Mix-Down(음향 마스터링)을 맡게 됐다.

| ‘공감’ 음향의 시작과 끝

우선 공연에 앞서 P.A 담당자와 상의해서 Pick-Up의 위치를 잡는다. 보통 32채널 내로 모든 악기를 픽업할 수 있지만, 간혹 그 이상이 필요한 공연도 있어서 공연장 내에 서브믹서를 사용하기도 한다. 저녁에 공연녹화를 마치면 보통 다음날 점심 전까지 Mix-Down을 끝내야 한다. 방송을 내보내야하기 때문이다. 다음 날 아침에 레코딩된 파일로부터 드럼/베이스/기타/키보드/보이스/코러스/퍼커션 순으로 소리를 얹어가면서 화면에 오디오를 입힌다. 이렇게 한편을 Mix-Down하는데 대략 2시간에서 2시간 반 정도 걸리는 것 같다.

| ‘공감’의 자부심

요즘은 뮤지션들이 대형화되는데다 담당 엔지니어까지 거느리고 있기도 해서 직접 마스터링을 하겠다고 음원을 달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거의 모든 공연을 뮤지션들과 함께 믹싱하고, 웬만해선 공연음원을 외부로 유출하지 않으려고 한다. 소수의 인원으로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공연과 방송을 해왔다는 것에 대해서 타 방송사들도 감탄을 숨기지 않는다. 그래서 ‘공감’ 이후 타방송사에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이 많이 생기는 걸 보면 뿌듯하기도 하다. 여기 왔던 분들이 타 방송사의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걸 보면 관심이 가고 반갑기까지 하다. 특히 ‘소리’를 비교 안할 수가 없다.

| 기억에 남는 ‘공감’

3년 넘게 작업하면서 워낙 많은 목소리를 듣다보니 한 번에 ‘이 목소리는 좋다. 기본이 됐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송창식 씨가 그런 경우였는데, 그분 목소리를 듣는 순간 ‘좋다’는 느낌이 확 들었다. 뿐만 아니라 7080 싱어들의 노래가 대체로 그렇다. 특별히 손대지 않아도 최고의 사운드가 나온다. 그래서 가창력이 있는 가수들을 만나면 굉장히 편하다. 보컬이 중심에 서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운드가 조화를 이룬다. 뮤지션에 따라 간혹 보컬 사운드는 작은데 기계를 통한 이펙트만 많이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자연스레 하울링 같은 문제가 많이 생겨서 난감에 진다.

| 발전하는 ‘공감’

아쉽게도 아직 5.1ch 송출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믹싱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은 마련돼 있다. 시간이 되면 5.1ch 작업도 진행하려고 한다. 또, 모바일기기, PC, TV, 하이엔드 오디오 등 디바이스별로 다양한 믹스다운을 하고 싶다. 디바이스 별로 표현할 수 있는 음역대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작년 말에는 Tapeless 시스템으로 가기 위한 준비단계로 D.A.W (Digital Audio Workstation) 시스템을 완성해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 KBS, MBC, SBS의 스튜디오들을 방문하며 벤치마킹 테스트도 했다. 지금은 아날로그 조정실과 병행해서 사용 중인데 3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작업할 예정이다.

| 노력하는 ‘공감’

원래 ‘공감’은 Jazz 공연을 주로 다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프로그램 자체도 장르를 다양화하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여러 음악 장르를 이해하고 뛰어난 음질을 확보하기 위해 늘 노력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간혹 대출력을 원하는 뮤지션들이 출연하는 경우에는 공간이나 하울링 마진, 모니터링 시스템이 다소 부족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꾸준히 장비와 노하우를 보강하고 있다. 시청자들께서 음질에 만족하셨다고 피드백을 해오시면 저로서는 감사드릴 따름이다. 하지만 아직 더 노력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