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아사히와 니혼테레비, 일본 방송국 탐방기 ...

[참관기] TV 아사히와 니혼테레비, 일본 방송국 탐방기
방송기술교육원 글로벌 방송제작기술 전문가 양성 과정 참관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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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이재승 아리랑국제방송 제작기술팀 부장]

TV아사히의 “Anytime, Anywhere, Anydevice”

방송기술교육원에서 주관하는 2017년 글로벌 방송기술제작 전문가 양성과정에 선발돼 지난 11월 29일부터 12월 06일까지 일본 동경에 위치한 SONY 본사와 Atsugi Tech 센터, TV 아사히, 후지 TV, 니혼테레비 등에서 전문교육을 받고 방송사 견학을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마지막 일정으로 방문한 곳은 일본 수도권 민영방송 5개사 중에서 가장 높은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는 TV아사히였다. 우리가 TV아사히에서 관심 있게 살펴본 부분은 무료 캐치업 서비스 TVer와 인터넷 실시간 방송 AbemaTV였다.

무료 캐치업 서비스 TVer
TVer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보급에 의한 시청자의 미디어 접촉 형태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탄생했다. ‘Anytime, Anywhere, Anydevice(언제든지, 어디서도, 모든 디바이스)’라는 모토로 모든 연령대와 다양한 계층에 쉽게 방송을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 무료 캐치업 서비스다. 캐치업 서비스는 우리나라 방송사들의 VOD 서비스와 유사하다. TVer(티바)라는 명칭은 ‘장소와 시간의 제약에서 해방된 새로운 스타일로 TV를 시청하는 사람들’이란 의미로 지어졌다.

TVer는 2015년 10월 공영방송인 NHK를 제외하고 동경 지역 민방 5개사(TV도쿄, 니혼테레비, TV아사히, TBS, 후지TV)가 공동으로 광고와 함께 무료로 동영상을 전송하는 캐치업 서비스를 위한 포털이다. 현재는 오사카 민방 3개사(아사히방송, 마이니치방송, 요미우리TV)를 포함해 8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운용 회사는 각 방송사에서 출자한 회사가 위탁 운영 중에 있고, 정기 회의를 통해 TVer 운용에 관한 기본적 방향을 설정하고 있었다.

TVer는 우리나라 방송사들의 VOD 통합 프로그램인 pooq과 유사한 점도 많지만 기본 정책이 다른 점도 많았다. 각 방송사마다 기본적으로 홈페이지 및 어플리케이션으로 다시 보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사용자의 편의성을 위해 포털 사이트처럼 한 곳으로 모아서 서비스 하고 있다. TVer는 민방 8개사의 프로그램을 어플리케이션이나 홈페이지에서 자유롭게 볼 수 있는 창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한 점에서 우리나라의 방송 서비스인 pooq과 유사하다. TVer는 기본적으로 HD 화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pooq과 근본적 차이는 TVer는 방송 후 1주일간은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며, 1주일 후에는 각 방송사의 홈페이지로 연결되면서 유료로 전환한다는 점이다. 유료 서비스는 편당 과금형과 월정액 과금형을 가지고 있다. pooq은 프로그램별로 차이가 있지만 방송 후 1~2주간 내에는 유료이지만 2주후에는 일부 프로그램이 무료로 전환이 되기도 한다.

TVer는 프로그램과 광고를 함께 송출하고 있다. 광고는 본편이 시작되기 전(프레롤), 본편 방송 중(프레롤) 일정 시간이 경과하며 계속 광고가 나오고, 본편 종료 후(포스트롤) 송출되고 있다. 이때 광고를 뛰어넘기 위한 스킵은 되지 않고, 방송 중에 위치를 변경해도 광고 송출이 되고 난 뒤 방송 프로그램을 볼 수 있게 설정돼 있다. 아울러 TVer는 사용자의 정보를 토대로 타켓 광고가 가능하다. TVer는 2018년 100억 원의 광고 매출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의 인터넷과 모바일 광고 시장의 규모는 1,500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TVer는 2017년 10월 현재 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프로그램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2015년 10월에는 일일 50개의 프로그램을 서비스하는데 불과했지만 2017년 10월에는 150~200여개의 프로그램이 매일 제공되고 있다. 월간 재생 수는 2,200만 편이며, 월간 활동 유저 수는 580만 명에 이르고 있다.

인터넷 실시간 방송 AbemaTV
AbemaTV는 2015년 4월 CyberAgent, Inc.와 TV 아사히가 공동으로 설립한 24시간 무료 인터넷 방송국 이다. AbemaTV는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다. 다양한 콘텐츠, 고품질 스트리밍 및 사용자 친화적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특징으로 하며 모든 콘텐츠는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텔레비전처럼 24시간 편성된 프로그램으로 언제든지 무료로 볼 수 있는 리니어형의 완전히 새로운 동영상 서비스다. 2016년 4월에 본개국을 하고 3개월 동안 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정식 개국한지 11개월 만에 1,5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화질은 최저화질로부터 최고화질(HD)까지 모두 5단계로 구성돼 있다. 영상을 보는 도중에 Twitter 마크를 클릭하면 Twitter와 연동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또한, TV용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TV에서도 시청이 가능하게 돼 있지만 일부 기능은 제한돼 있다.

TV아사히가 AbemaTV를 런칭한 이유는 일본에서도 TV를 안보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저연령대(10~20대)에서는 스마트폰 및 인터넷 사용량이 증가하고, 30대는 지상파방송을 주로 시청하고, 40대는 위성방송을 주로 시청하는 경향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방송 콘텐츠 유통 경로를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으로 다양화하기 위해서다.

Abema TV 생방송 준비

현재, AbemaTV에서는 최신 뉴스 및 긴급 생중계, 뉴스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Abema News 채널’과, 자체 제작으로 실시하는 생방송 오락 프로그램 등을 방송하는 ‘Abema SPECIAL 채널’로 약 70개의 오리지널 제작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으며, 드라마와 음악, 스포츠,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갖춘 약 30채널을 제공하고 있다. 본개국부터 지금까지 방송한 누계 프로그램 수는 17만개가 넘고, 많은 분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다.

AbemaTV 이용하기 위한 회원가입이 불필요하고 스마트 폰이나 PC, 태블릿 등 다양한 단말기에서 TV를 보는 감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보도 및 드라마 등 전문채널이 편성표에 따라 자동 송출되며 광고도 편성표에 따라 송출되고 있다. 방송 중인 채널을 시청하는 것은 무료이지만, 과거 방송분을 다시 보기위해서는 유료 요금제를 가입해야 한다. 월정액 960엔(2016년 5월 기준)으로 프리미엄 회원에 등록하면, 원하는 방송을 언제든지 다시 볼 수 있다. 사용자 정보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타켓 광고는 불가능하다.

Google Cast와 Amazon Fire TV 시리즈, Android TV 등 새로운 형태의 영상 기기에 대한 대응도 강화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차례차례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2016년 12월에는 Google Play가 발표하는 ‘Best of 2016’ 일본판에서 ‘2016년 베스트 앱’을 수상했다.

AbemaTV가 주목을 받는 이유가 더 있다. 바로 2016년 4월에 구마모토 지방에서 발생한 지진이다. 지진이 발생한 직후 피난소로 향하면서 지진에 관한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AbemaTV로 뉴스를 시청한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긴급 상황, 이동 중에도 실시간으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가치가 주목을 받았다.

모바일 앱 분석미디어 App Apelab의 자료를 살펴보면, 2016년 4월에 AbemaTV 안드로이드용 앱만을 대상으로 한 이용자 분석에 따르면 40대 남성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20대 보다 30대 이상의 이용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남녀 비율에서는 남성이 67.4%, 여성이 32.6%로 남성 비율이 높았다. 남성 비율이 높은 것은 마작 방송의 영향으로 추측되고 있다.

다음으로는 시간대별 활성화율이다. 활성화율이 높은 시간대는 18시, 21시, 22시로 저녁 이후의 시간에 많이 이용되는 것을 알 수 있다. 30대 이상의 이용자가 대부분이므로 퇴근 후 시청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낮 시간대에는 13시에 활성화율이 높은 것으로 보아 점심시간에 시청하는 이용자도 많다고 볼 수 있다.

TV아사히에서 살펴본 무료 캐치업 서비스 TVer와 인터넷 실시간 방송 AbemaTV는 우리나라 방송사가 관심 있게 살펴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됐다.

열려있는 보도국, 니혼테레비를 가다

본격적으로 현지 교육을 받게 된 3일차에 방문하게 된 곳은 현재 일본 수도권 민영방송 5개사 중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 자랑하는 니혼테레비였다.

 니혼테레비 본사의 5층에 위치한 보도국(Nippon News Network, NNN)의 첫인상은 체육관처럼 넓은 공간에 200명가량의 사람들이 개인별 칸막이도 제대로 없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마치 커다란 생산 공장의 내부를 보는 것 같았다. 보도국 깊숙한 안쪽에는 부조정실, Booth, Studio등 다양한 방송 시설이 한 공간에 모두 설치돼 있었다. 이곳에서 <닛테레 뉴스 24>나 낮 뉴스인 <스트레이트 뉴스>, 아침뉴스 등을 제작하고 있다. 아울러 유사 시에 지진 해일이 발생하면 재난 방송 스튜디오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보도국 곳곳에는 NHK를 비롯한 일본의 방송사, SBS을 비롯한 한국의 방송사, CNN, ABC 등과 같은 미국 방송사 등 세계 곳곳의 주요 방송사들 방송들이 실시간 모니터 되고 있었다. 보도국 내부를 설명하시는 코와세 타츠야 국제부장님은 이러한 공간 배치는 영국 BBC 보도국 플로어를 참고한 모델이라고 한다. 취재부서별로 어느 정도 공간은 구분돼 있지만 자유로이 소통할 수 있는 구조라고 했다.

좌우로 모두가 완전히 개방돼 있는 탁 트인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수시로 분주하게 오고 가고 있어서 처음 방문한 방문자들로서는 매우 조심스러웠다. 이렇게 완전히 개방돼 있는 보도국의 형태가 취재진들 간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구조이지만 민감한 소재의 뉴스를 다루거나 개인정보가 쉽게 노출이 되는 등 보안에 취약하다는 느낌을 가지게 됐다. 하지만 통역을 하시는 배윤님의 표현을 빌리면 일본의 취재 관행에서는 크게 걱정할 사안은 아니라고 한다.

보도국 안쪽에 위치한 뉴스 부조정실은 모두 3개로 지상파 뉴스를 전담하는 메인 부조정실은 중앙에 위치하고 있고, 오른쪽에는 위성방송(CS)뉴스를 전담하는 부조정실, 왼쪽에는 스포츠를 제외하고 인터넷 뉴스를 전담하는 부조정실이 있었다.

니혼테레비는 평일의 경우 오전 4시 방송 개시부터 오후 7시까지 모든 프로그램이 뉴스나 와이드쇼 등의 생방송으로 진행되고 있다. 메인뉴스 시간대는 평일 오후 3시 50분부터 7시까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뉴스는 당일 취재한 뉴스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아침 정보 프로그램처럼 취재한 뉴스와 함께 다양한 취재물도 함께 전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지상파 채널의 뉴스는 HD로 제작되고 있으며, 위성 채널의 뉴스는 편성을 달리하고 있었다. 뉴스는 방송 후 홈페이지에서 취재 아이템 별로 클립 형태로 볼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사용자들이 SNS나 포털 사이트에서는 뉴스 기사에 손쉽게 접근할 수 없었다. 통역을 하시는 배훈님에 따르면 일본인들이 SNS나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를 보는 선호도가 별로 없어서 아직은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우리가 견학을 하고 있는 도중에 오후 3시 뉴스가 진행됐다. 5분 내외의 시간대별 뉴스로서 부조정실 중간에 위치한 전화박스 크기의 부스에서 아나운서가 단독 진행했다. 부조정실 중간에 위치한 부스는 별다른 소음방지 장치도 없이 보도국 사무실의 한가운데 노출돼 있어 사무실이나 방송 장비에서 나오는 소음에 매우 취약한 상태였다. 하지만 니혼 테레비 제작진들이 뉴스 제작에 있어서 이러한 소음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지난 11월에 발생한 포항 지진과 작년의 경주 지진 때문에 지진이나 쓰나미와 같은 긴급한 재난이 발생하는 상황에 대처하는 일본 방송사의 방송 제작과 송출 메커니즘에 관심이 많아서 교육생들은 다양한 질문을 했다. 니혼테레비는 유달리 자연재해가 심한 일본의 환경을 고려해 방송 제작 현장에서도 지진이나 쓰나미와 같은 긴급 피난이 필요한 재난 발생 시에는 소방서나 지방정부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경보음과 함께 관련 사항이 자동으로 송출되는 방송 화면에 자막으로 공지되는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었다. 이러한 시스템에는 방송사의 제작진이나 기술 인력이 직접 개입할 필요가 없는 자동 송출 시스템이었다.

가장 안쪽에 위치한 뉴스 제작 스튜디오는 2년 전에 새롭게 리모델링했으며, 리모트로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카메라와 함께 할로겐 조명은 모두 철거되고 LED 조명으로 전부 교체돼 있었다. 일본의 사용 전원인 110V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특수하게 설계된 조명 시스템을 사용한다고 한다.

4층 편집센터(CV CENTER)에서는 총괄기술감독인 히라노 나오키((Hirano Naoki)님이 시설과 운용 방식을 설명해줬다. 편집센터는 크게 뉴스 편집과 방송 자료 아카이브를 담당하고 있었다. 25개의 소스를 동시에 작업할 수 있으며 2천 시간 이상 녹화가 가능하게 돼 있다. 42개의 편집실에서 뉴스, 스포츠, 대담 등을 편집 작업할 수 있게 돼 있었다.

취재진이 외부에서 취재한 영상은 CV센터에 들어와서 먼저 원본을 XDCAM 50Mbps 형태로 저장하고, 편집 완성본도 같이 보관하고 있었다. 영상 편집은 해당 취재진이 아니라 편집전문 담당자가 하고 있었다. 외부에서 영상을 전송할 수 있는 연결망 시스템을 별도로 구성하지 않아 취재진이 직접 CV 센터로 취재물을 가지고 와야 하는 불편함이 보였다.

편집센터의 아카이브는 기간으로는 2년 정도, 5만 시간 이상을 보관할 수 있는 용량을 가지고 있었다. 방송 후 2년 정도가 지나면 LTO Tape로 영구 보존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었다. 하지만 5년이 지나도 뉴스 기사와 원본은 저화질 형태로 언제든지 검색하고 볼 수 있도록 했다.

1층의 중계차에 대한 설명은 오야마 나오키(Oyama Naoki)님이 설명을 해주셨다. 니혼 테레비 보도국의 중계차는 모두 6대로 대형 차량 3대, 소형 차량 3대를 가지고 있다. 대형 중계차는 SNG, 위성, M/W를 모두 사용할 수 있게 돼 있고, 발전기 용량은 25KW 용량이었다. 중계 제작진은 1일 3교대 형태로 근무하며, 대형 중계차 기준 운용 인력은 모두 4명이며 기술감독(영상 겸임), 오디오, 카메라, 어시던트로 구성돼 있다. 주 3~4회 동경 지역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 제작에 운용되고 있었다. 중계를 위한 마이크로 웨이브망의 경우는 도쿄 시내에 산재한 기지국과 도쿄 스카이트리를 이용한다고 한다. 중계차와 내부에 설치된 방송 제작 장비는 내구 연한을 10년으로 해 주기적으로 교체한다고 한다. 현재 일본은 2020년 동경 올림픽을 앞두고 있지만 니혼테레비의 4K 방송 제작은 스포츠 프로그램에서는 고려하고 있지만 보도 프로그램에서는 아직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 니혼테레비 견학과 교육은 원래는 글로벌 방송기술제작 전문가 양성 과정에 있지 않았다. 필자가 우연한 기회에 니혼 테레비 서울지국과 연결돼서 방송기술교육원의 강민정 과장님과 함께 니혼테레비 견학과 교육이 가능하게 됐다. 견학과 교육을 위해 힘써 주신 니혼테레비 서울지국의 안병용 기자님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