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UHD 표준방식 미국식 ATSC 3.0 유력 ...

지상파 UHD 표준방식 미국식 ATSC 3.0 유력
“ATSC 3.0, 기술적으로 DVB-T2 앞서”…“기존 UHD TV에 대한 대안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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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UHD 표준방식 공청회[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2017년 2월 지상파 초고화질(UHD) 본방송에 적용될 표준방식은 미국식인 ATSC 3.0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지상파 UHD 방송표준방식 협의회는 7월 4일 오후 3시 서울 양재 더케이호텔에서 공청회를 열고 미국식 ATSC 3.0이 기술적‧경제적‧방송 서비스적 측면에서 유럽식 DVB-T2보다 우위에 있다며 지상파 UHD 방송에는 ATSC 3.0이 더 적합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출범한 지상파 UHD 방송표준방식 협의회는 KBS‧MBC‧SBS‧EBS 등 지상파 방송사, 삼성전자‧LG전자‧동부대우전자 등 가전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전자부품연구원(KETI) 등 연구기관, 학계 등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ATSC 3.0과 DVB-T2를 후보 표준으로 결정하고, 비교 지표를 만들어 전문가 검토, 필드테스트 등을 진행해왔다.

먼저 기술적으로 △전송방식 △비디오 압축 방식 △오디오 압축 방식 △시스템 프로토콜 등 모든 개별 지표에서 ATSC 3.0이 DVB-T2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파 UHD 방송표준방식 협의회 소속으로 발표를 진행한 김규헌 경희대 교수는 “ATSC 3.0이 주파수 이용 효율이 높고, 긴급 재난 방송을 지원하는 측면에서도 더 유리하다. 또 고명암비(High Dynamic Range, HDR)나 고색재현율(Wide Color Gamut, WCG), 고속영사기법(High Frame Rate, HFR) 등 고품질 영상 기술을 추가 지원하는 부분 등 거의 모든 기능들이 DVB-T2를 앞선다”며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IP 기반 네트워크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수상기 산업 파급성 △방송 장비 산업 파급성 등 경제적 측면에서도 ATSC 3.0이 유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교수는 “가전사들이 이미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표준방식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UHD TV 이외에 모바일 방송 수신기, IP 연동 하이브리드 수신기 등 다양한 디바이스 산업으로의 파급 효과를 감안하면 ATSC 3.0이 유리하고, 국내 방송 장비 업체가 선제적으로 장비를 개발해 장비 시장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측면에서도 ATSC 3.0이 더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방송 서비스 용이성 △융합 서비스 다양성 △공익 서비스 적합성 등 방송 서비스 측면에서도 ATSC 3.0이 더 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지상파 방송사, 가전사, 연구기관, 학계 등의 참석자들도 ATSC 3.0의 기술적‧경제적 우위에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임중곤 KBS UHD추진단 팀장은 “ATSC 3.0은 기술적인 부분이나 성능적인 부분에서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ATSC 3.0이 지상파 UHD 방송에 더 적합하다는 의견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에 판매된 UHD TV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제기됐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공청회가) 전체적으로 산업적 측면만 고려하고 있는 게 아닌 가 싶다”며 “소비자들의 불편함이 발생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부분은 그냥 흘려보내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 사무총장은 “오늘 지상파 방송사들이 UHD 방송 수신 민원 창구를 만들어 가전사들의 부담을 덜고,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해 나갈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는데 이러한 부분은 지상파 방송사들이 책임지고 나가는 게 맞다고 본다”며 “이처럼 기존에 판매된 UHD TV의 수신 문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플로어에서도 “DVB-T2 방식을 적용해 이미 판매된 UHD TV 구매자에게 어떤 사후 서비스(AS)를 취할 것이냐”는 등 비슷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전병환 삼성전자 상무는 “그동안 잠정 표준이 DVB-T2였기 때문에 ATSC 3.0으로 결정되면 컨버팅을 해줄 별도의 툴이 필요하다”며 “현재까지 개발된 부분은 없고 앞으로 추가 협의해 진행해야 한다”고 답했다.

“콘텐츠 보호 기술은 저작권 보호 위한 것”
이날 공청회에서는 UHD 전송방식에서 가장 큰 논란거리가 된 콘텐츠 보호 기술에 대한 갑론을박도 벌어졌다. 임중곤 KBS UHD추진단 팀장은 “6월 29일 국회 업무 보고 당시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콘텐츠 보호 기술을 언급하면서 수출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는데 저작권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건지 안타까웠다”며 “콘텐츠 보호 기술은 한해 3,000억 원에 달하는 불법 콘텐츠 유통을 방지하고, 지상파 UHD 콘텐츠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상파 UHD 방송이 단순 방송으로 끝나지 않고 전반적인 산업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게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플로어에 있던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수신제한시스템(Conditional Access System, CAS)과 저작권 보호(Copyright Protection)는 다르다”며 “콘텐츠를 보호하려면 저작권 보호로, 보기는 보되 복사를 못하게만 하면 되는데 CAS를 가지고 콘텐츠를 보호하겠다고 하면 유료방송 입장에서는 의문이 갈 수밖에 없다”고 의문을 표했다. CAS란 유료방송에 가입한 뒤 수신료를 내는 사람만 특정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인데 이를 빌미로 지상파 재송신료(CPS) 인상을 요구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상진 SBS 부장은 “콘텐츠 보호 기술은 저작권 보호가 맞다”며 “다만 콘텐츠 보호 기술에 포함된 스크램블 기술이 CAS 기술 중 하나이기 때문에 저작권 보호와 CAS가 혼용돼 사용되는 것 같다”고 답했다.

백종호 서울여대 교수 역시 “콘텐츠 보호 기술과 CAS를 혼동하는 분들이 많은데 지상파 방송사가 콘텐츠 보호 기술을 적용하면서 유료화하는 부분은 없을 것”이라며 “이런 부분은 확실하게 정리하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UHD TV 안테나 내장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UHD TV에 안테나 내장이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전병환 삼성전자 상무는 “현재 안테나 내장 TV가 없고, 아직까지 만족할만한 기술적 진전이 없다”고 말했고, 김진필 LG전자 연구위원은 “약 10%의 직접 수신 가구, 그것도 수도권 직수 가구만을 위해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어렵다”며 “(지금은 어렵지만) 직수 가구가 늘어나고 수신 성능이 좋아지면 추후에 가전사에서도 제품의 스펙트럼을 넓힐 가능성은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