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본의 습격…“한류(韓流)가 한류(漢流)될 수 있어”

중국 자본의 습격…“한류(韓流)가 한류(漢流)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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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백선하) 지난달 가서명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국내 방송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한중 FTA가 콘텐츠 산업에 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대다수 업계 전문가들은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중국의 공세로 국내 콘텐츠 산업 생태계가 붕괴될 수도 있다며 한중 FTA이 아닌 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36일 오전 10시 국회 제9간담회실에서 언론개혁시민연대와 공공미디어연구소, 설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주최로 열린 한중 FTA에 따른 방송환경 개방의 영향과 전망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한 이종관 미디어미래연구소 정책연구실장은 한중 FTA는 기회인 동시에 위기라며 그러나 향후 콘텐츠 제작이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자본집약적 산업으로 변화한다는 것을 전제한다면 한중 FTA는 콘텐츠 제작 산업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와 중국은 기본 협상에서 ‘TV 드라마 및 애니메이션 공동제작 협정등에 합의했고, 향후 세부 협상을 추진할 예정이다. 기본 협상의 주요 내용은 드라마,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등 방송 콘텐츠 공동제작(중국 기업의 49%까지 지분 허용)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 강화(2050) 방송 사업자의 배타적 권리 인정 등이다.

일부 제작자들은 중국 시장 진출로 국내 방송제작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또한 국내 제작 인력의 중국 취업으로 방송 분야의 일자리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하지만 대다수 방송 전문가들은 한중 FTA로 인한 장밋빛 전망을 경계하고 있다. 이 정책연구실장은 국내 제작업체들은 중국으로의 직접 진출을 희망하고 있지만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중국은 콘텐츠 제작 노하우와 제작 기반만 확보하면 경쟁우위를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 오히려 우리나라가 콘텐츠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박상호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팀장도 한중 FTA로 중국 자본이 들어오게 되면 단기적으로 PD나 작가, 배우 등 특정 직업군과 제작사 등은 이익을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국내 제작 환경과 경쟁력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팀장은 국내 방송 제작사의 자본력이 매우 취약한 상황이라며 중국 자본 유입이 늘어나고 한중 공동제작이 활성화되면 제작비와 출연료, 작가 원고료가 폭등할 가능성이 높은데 금액을 맞추다보면 국내 제작 기반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상태가 지속되면 결국 우리 인력으로 만든 중국의 방송 콘텐츠가 국내로 역수입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이 정책연구실장은 세부 협정 추진 시 공동제작물 인정 여부, 제작 인력 및 수익금에 대한 보호 방안 마련 국내 방송사와 제작사의 자체 콘텐츠 역량 강화 외부 및 독립 제작사 보호 장치 마련(여건 개선 필요) 지상파 방송사 재정 건전성 강화 글로벌 진출 전략 개선(글로벌 진출 및 해외 자본 국내 유입 시 세이프 하버()’ 구축 등) 등을 한중 FTA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특히 국내 방송사의 자본 경쟁력은 자본 및 노동 생산성이 공공부문보다 낮은 상태로 매우 취약하다단기적으로 주 수익원인 광고 규제에 대한 포괄적 완화를 검토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