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궁리 그리고 슬기

생각과 궁리 그리고 슬기

779

생각과 궁리 그리고 슬기

편집주간/SBS기술팀 부장  박  성  규

 “호랑이 굴에 들어갔어도 정신만 차리면 살아 나올 수 있다 “ 라는 옛 말이 있다. 현재 국내외 경제 사정이 안 좋아 국가나 기업이나 국민들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직면 해 있다. 산업과 기업이 어렵다 보니 광고시장 마저 얼어 붙어 광고 의존형 산업인 방송이 그 직격탄을 맞고 있다. 게다가 자본과 기술을 앞세운 통신이 IPTV로 방송산업에 가담하고, 신문마저 방송진출을 노리고 있어 방송가는 춘추전국 격전의 시대라 할 수 있고, 경제란이라는 핵 폭탄까지 맞아 마치 호랑이 굴에 끌려간 듯 혼미한 상태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어딜 봐도 어려운 레드오션의 상태에서 희망찬 블루오션의 세계로 빠져 나갈 길이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여기서 호랑이 굴을 빠져 나가려면 많은 생각과 궁리가 필요하게 된다.

생각이란 무수한 과거와 현재와 미래뿐만 아니라 공상과 가상까지 별의 별 것을 다 머리에 떠 올리는 것을 말 할 수 있다. 생각은 머리 속에서 랜덤하게 일어난다. 경우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생각은 더 복잡해 진다. 오랫동안 기억으로 남는 생각이 있고 그냥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 있을 수 있다. 무엇인가 떠 오르는 생각이 있다면 누구에게 말을 한다거나 글로 적음으로써 좀 더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스스로 정리하게 되고 오래 기억할 수 있다. 말 하거나 글로 표현하는 행동을 통해 랜덤하고 복잡하게 뒤 엉켜 있던 생각들이 시리얼하게 정리되어 나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무언가 필요한 목적이 있다면 그 목적과 관련된 수많은 경우의 수를 생각해 보는 것이 좋고,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통하여 서로의 생각을 교환 해 보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며, 그것을 글로써 정리해 봄으로써 모순과 진리를 구별할 수 있고 좀 더 목적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 된다.
궁리란 생각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사물과 상황을 판단하고 자신에게 이로운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말 할 수 있다. 호랑이 굴에 빠졌는데 부모생각, 자식생각, 농사생각 등은 반드시 살아야겠다는 의지에는 도움이 되지만 탈출하는 데에는 결정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현재 자신이 처해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반드시 상대의 능력과 파괴력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놀음에서 자신의 패만 생각하고 상대의 패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운을 가졌어도 결국은 가진 돈 모두를 잃고 나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호랑이 굴에서는 호랑이의 능력과 야수성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우선 최대한 자신을 보호하고 재빨리 주변의 환경을 관찰하여 통로를 찾아야 한다. 그 다음 어떻게 하면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이 때의 생각이 궁리이다. 만약 통로를 통해 뛰어가야만 한다면 상대보다 빨라야 하고 상대를 따 돌릴 수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또 필요한 수단과 도구는 무엇인가를 생각해 내야 한다. 아무튼 궁리를 하는데에는 정확한 판단과 슬기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아무리 가능성이 있다고 할 지라도 바로 실행에 옮겨서는 안 된다. 다시 한번 더 생각을 정리해보고 확신이 설 때까지 함부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그러나 그 시간이 너무 길어서도 안 된다. 기회와 판단에는 시간이 작용한다. 기회를 놓치면 더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 그러나 판단이 잘못되면 실패를 부르고 결국은 먹히게 된다. Timming이 중요하다.

지금은 지상파방송이 상당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TV시청자 중 80% 이상이 CableTV를 보고 있다. 앞으로는 IPTV에 의해 지상파 직접수신자마저 더 잠식당할 것이다. 방송주파수 일부가 통신에게 넘어가고 그 주파수를 이용하여 통신이 4세대 무선 멀티미디어 기술로 되돌아오면 지상파방송의 미래와 위상은 더욱 어려워 진다.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으로 나아가려면 궁리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방송기술인들도 현재의 기술에 안주하지 말고, 통신과 케이블 및 유료방송 서비스와 경쟁하여 앞설 수 있는 새로운 기술 도입에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생각은 궁리를 낳고, 궁리는 슬기를 필요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