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함께 나아가기 위한 발걸음

[사설] 다양성, 함께 나아가기 위한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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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김지완 방송기술저널 편집주간] 장난감 제조업체인 미국의 마텔사가 포용성 및 다양성 확대를 위한 노력의 하나로 보청기를 착용한 바비, 의족을 착용한 바비, 휠체어를 타는 바비 인형 등을 올해 6월 출시한다고 한다. 1959년 처음 출시된 바비 인형은 비현실적인 신체 비율과 금발에 파란 눈 등 백인 중심의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을 획일화한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었다. 그러나 이제 마텔사는 바비 인형을 체형, 머리색과 피부, 얼굴 생김새 등 다양한 모습으로 출시하고, 어린이들이 다양성과 포용의 중요성을 바비 인형을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어린이 장난감 하나에도 다양성을 위한 철학을 담고 있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1기 내각과 대통령실 인선은 ‘서육남’(서울대·60대·남자), ‘남영동’(남자·영남·서울대 동문) 단어에서 알 수 있듯 획일성의 결정판인 듯하다. 지식인들은 이번 내각만큼 다양성이 부족하고 천편일률적인 내각은 처음이라며 통합에 대한 가치가 후퇴되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지나친 전문성 강조 인사는 전문성 추구보다는 특정 조건을 갖춘 이들만을 인정하는 엘리트주의로 보일 뿐이다. 전문성 평가의 기준이 과연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다양성은 분야 및 나라를 막론하고 인류가 지향하는 기본적이고 매우 중요한 가치로 판단하고 있다. 다양성은 지속가능성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며, 인간이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유지할 수 있는 결과이다. 하버드 대학교 법학 교수인 캐스 선스타인은 비슷한 생각으로 모인 사람들은 극단으로 갈 가능성이 크지만, 다양한 의견의 사람들은 중도로 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현상을 자기들 말만 들으며 서로에게 메아리가 되어, 점점 더 극단적으로 견해가 굳어진다고 해서 ‘반향실(echo chamber)’ 효과라고 부른다. 다양성의 장점이 월등하다기보다는 다양성을 상실하고 획일화되었을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말이다.

나랏일을 하는 구성원들의 다양성은 능력 없는 사람의 자리 나눠 먹기가 아닌, 다양한 사회적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현안에 대해 또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이 새로운 정권에 기대하는 것은 국민 전체를 아우르는 통 큰 정치를 해 달라는 것이다.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긴 것도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는 의도인 만큼,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