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DMB 천만대 호황에 방송사업자는 존폐위기

[사설]지상파DMB 천만대 호황에 방송사업자는 존폐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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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DMB 천만대 호황에 방송사업자는 존폐위기

지난 2005년 12월 1일 지상파DMB 방송이 시작한 후 2년 4개월 만에 이용자수가 천만 명을 돌파했다. DMB는 출범 전까지 지상파방송의 이동수신용 서비스로 추진해왔지만, 방송위는 “내 손 안의 TV”로 장밋빛 전망이 나오면서 멀티미디어 서비스로 규정하고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했다. 이 와중에 비지상파 사업자가 DMB사업에 뛰어들었고, 결국 교육방송이 탈락하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이렇게 순탄치 않은 출발이었지만, 이동수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난 3월말로 DMB 이용자수가 천만 명을 넘어선 것이다.

그러나 이용자수가 천만 명을 넘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DMB사업자들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계속되는 누적적자는 이제 자본잠식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왜곡현상은 DMB사업에 대한 정책부재와 수익모델이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DMB사업자들은 망 구축 사업에 수백억 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수익에 대한 규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어 DMB사업의 존폐를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러한 사태는 DMB출범 당시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시설투자에 소요되는 비용은 수백억 원이 소요되지만, 수익은 월 몇 천만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단말기 대수가 적어 광고효과를 적다는 이유로 광고판매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단말기 대수가 천만대가 넘어선 지금에는 광고에 대한 적정한 평가가 이루어져야하고 새로운 수익모델의 도입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DMB방송 서비스가 양방향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시청자가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서 원하는 데이터와 상품을 직접 선택하는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하게 될 경우 새로운 수익창출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들이 있음에도 추진하지 못하는 것은 규제 때문이다. 정책당국은 DMB 서비스를 지상파 방송과 동일한 규제로 묶어 놓아 수익창출을 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다. 출범당시 지상파 방송의 이동 수신용으로 결정했을 때의 규제를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DMB 단말기 대수가 천만대를 넘어서면서 배부른 곳은 단말기 제조사들이다. 휴대폰에 프로그램을 무료로 실어 보내면서 DMB단말기가 급속하게 팔린 것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단말기 제조사가 챙기는 꼴이 된 것이다. 이렇게 왜곡된 시장이 계속되고 있는데 정책당국은 먼 산 불구경 보듯 하고 있다. 방송통신융합으로 신생매체에게는 규제를 관대하게 적용하고, 만성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지상파 DMB에는 규제의 칼날을 그대로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

DMB방송이 한국시장에서 성공해야 해외에서도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국내에서는 만성적자로 허덕이며 사업을 접어야하는 실정임에서 해외 시장을 확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정책당국은 DMB서비스가 보다 좋은 방송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풀어 활로를 열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