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트래픽, 통신의 과오

모바일 트래픽, 통신의 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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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MHz 대역 주파수의 활용을 두고 방송과 통신의 경쟁이 불꽃을 튀기는 가운데 다양한 돌발변수도 부각되고 있다. 지상파 UHD 가능성과 더불어 유료방송 UHD 로드맵의 등장, 여기에 따른 주파수 수급에 대한 논의까지. 이러한 논의들은 주파수에 대한 기본적인 속성을 전제로 한다. 즉 방송과 통신이 한정된 자원을 두고 할당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과연 누구에게 700MHz 대역 주파수가 돌아가야 (공공-경제의 관점에서) 이득인가?”라는 기본적인 질문만 남는다는 뜻이다.

여기서 통신은 모바일 트래픽 해소를 위해 해당 주파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방송은 공공의 미디어 플랫폼 확장과 뉴미디어의 발전을 천명하는 상황이다. 물론 첨예하게 충돌하는 지점은 따로 있다. 방송이 주장하는 부분, 즉 “통신은 이미 많은 주파수를 가지고 있으며, 700MHz 대역 주파수는 통신사의 주파수 낭비를 부추길 뿐이다”고 주장하는 대목이다.

이즈음에 이르러 흥미로운 조사결과가 나왔다. 2월 28일 미래창조과학부는 1월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통계를 발표하며 “지난 1년새 LTE 트래픽은 두배가 늘어나고 3G 트래픽은 반으로 줄었다”고 발표하며 “같은 기간 LTE 가입자는 1000만명 늘고 3G 가입자는 1000만명 가까이 줄었다”고 전했다. 더 자세히 살펴보자. 1월 LTE 트래픽은 6만1639 TB(테라바이트)를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해 1월 3만355 TB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그런데 3G는 1만9937 TB에서 1만1253 TB로 절반 가량 줄었다. 종합하자면, LTE는 가입자가 폭증하며 데이터 트래픽이 급격히 증가했고 3G는 가입자가 빠지며 트래픽이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보면 당연히 통신이 700MHz 대역 주파수를 할당 받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차세대 기술인 LTE 데이터 트래픽이 심해질수록 재원인 주파수의 할당이 더욱 절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3G 전체 트래픽이 줄었지만 1인당 증감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실제로 3G의 1인당 증감은 지난해 1204MB에서 올해 1192MB로 비슷한 수준이다. 이 수치가 말해주는 것은 무엇일까?

3G는 무제한 요금제가 살아있는 영역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입자가 엄청나게 빠지며 데이터 트래픽이 낮아졌다고 해도 1인당 데이터 소모량은 그대로인 것이다. 즉 헤비유저들이 여전히 많은 데이터를 잡아먹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 이유로 통신사들은 LTE로 넘어와 무제한 요금제를 잠시 개방하긴 했지만 이를 원천적으로 금하고 있다. 그러나 LTE에서도 상위 1%의 헤비유저가 99%에 가까운 데이터를 소모하는 행태는 변하지 않고 있다. 데이터 수급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통신사들은 여전히 ‘속도’에만 매몰되어 있다. 광대역 LTE와 LTE-A를 앞세워 무차별적인 속도경쟁에만 몰두한다. 물론 주파수 효율성에 있어서 일정정도의 성과를 내고 있지만 3G의 데이터 소비행태와 LTE에서도 이어지는 ‘헤비유저 기반한 데이터 불균형’은 여전한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