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TV는 핵심사업이 아니다”

日, “TV는 핵심사업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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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의 적자속에서 허우적대는 일본 파나소닉, 소니, 샤프 등이 신임 경영진 교체를 계기로 일제히 “TV는 핵심사업이 아니다”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고있다. 이는 한국 기업에 밀린 TV 사업에서 구태여 출혈경쟁을 하지 않고, 동시에 디스플레이 및 스마트 미디어 시장의 다각화를 통한 위기 극복 시나리오를 어느 정도 구축했다는 반증으로 보인다.

우선 쓰가 가즈히로 파나소닉 신임 사장은 “TV 사업에서는 더 이상 이익이 나오지 않는다”며 “이는 핵심사업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여기에 히라이 가즈오 소니 사장도 “디지털 이미징, 게임, 모바일을 중점사업으로 강화하고 이 세 분야에 대한 개발 및 투자에 70%를 할애하겠다”고 말했다. 4년전 미국발 금융위기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엔화강세와 급격히 추락한 가격 경쟁력으로 인해 TV 사업을 전면 재컴토 하겠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일본의 특이한 사정을 진단할 수 있다. 바로 전국 디지털 전환.

지난해 7월 일본은 전국 디지털 전환을 마무리하면서 급격한 TV 수요 추락을 경험했다. 즉 디지털 TV 수요가 디지털 전환 이후 내리막길을 걷게 된 것인데 일본의 주요 가전제품 회사들은 이 부분에 대비를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 이유로 새로운 디자인과 성능을 탑재하지 못한 양산형 TV만 생산했고, 뒤이어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맥을 못추고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한국도 이런 상황에 빠질 확률이 크다는 것이다. 2012년 12월 31일이 되면 전국 디지털 전환이 종료되고 2013년 10월 채널재배치 기간이 유예되기는 하지만 이후로는 디지털 TV 수요가 떨어지게 마련이고 내수시장이 급격한 경영악화에 빠질 확률이 크다. 만약 이 대목에서 일본과 같은 길을 걷는다면 글로벌 국제 경쟁력도 힘을 잃을것이 뻔하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의 대응이 사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다. 일본은 스마트 TV의 국제 규격화를 추진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세계 시장에 다시 도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입장에서 현실 가능한 시나리오는 UHD나 3D의 콘텐츠를 육성해 전혀 다른 분야의 미디어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있다. 물론 이에는 방송사는 물론 제조사의 지원과 협력이 절실하다.

여기서 고무적인 사실은, 미국의 ATSC가 국내의 토종 3D 기술인 ‘듀얼 스트림 서비스’를 국제표준으로 단독 심사하고 있다는 것에 있다. 이러한 부분을 더욱 부각시켜 전국 디지털 전환 이후에 다가올 TV 내수 및 국제 경쟁력 악화를 넘어선다면 국가의 미래라는 측면에서도 효과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