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DMB 시대 부활하나?

[분석] 지상파 DMB 시대 부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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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국 8주년을 맞은 지상파 DMB가 본격적으로 고화질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속적인 매출 하락으로 고사 직전에 놓인 지상파 DMB가 고화질 서비스를 발판삼아 화려한 부활을 선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상파 DMB 특별위원회는 지난 25일부터 SBS, KBS, MBC가 순차적으로 고화질 DMB를 송출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한국DMB를 시작으로 8월 YTN DMB에 이어 이번에 지상파 3사가 합류함에 따라 본격적인 고화질 지상파 DMB 시대가 열린 것이다.

KBS 기술연구소와 (주)카이미디어가 공동 개발한 고화질 DMB 서비스는 화소수를 기존 DMB 대비 4배로 늘려 화질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320×240(QVGA급)의 화질을 SD화질에 준하는 640×480(VGA급)으로 개선한 것이다.

2000년대 초중반 ‘손 안의 TV’로 불리며 등장한 DMB는 이동 중에 TV, 동영상, 라디오, 문자방송 수신이 가능토록 만든 순수 국내 기술로 다양한 산업적 파급효과는 물론 기술 수출 기대까지 한 몸에 받았었다. 하지만 무료 방송 서비스라는 한계를 넘지 못한 채 가입자 수는 점점 내리막길을 걸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들면서 비슷한 서비스이지만 끊김 없고 화질 좋은 N-스크린 서비스가 등장하자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지상파 DMB 관계자들은 “기존 지상파 DMB 서비스 자체가 스마트폰이 아닌 과거 피처폰에 최적화된 서비스이기 때문에 화질 등 여러 가지가 N-스크린 서비스에 뒤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한 뒤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된 저화질이 해결됐기 때문에 앞으로는 기대해 볼만하다”고 전망했다.

고화질 DMB 서비스는 화질 개선뿐만 아니라 기존 DMB 방송망 자체에는 변경을 주지 않는 방식을 채택해 기존 DMB 수신자의 시청권을 보호하는데 역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KBS 기술연구소와 (주)카이미디어가 공동으로 개발한 SVC 기술은 고화질 DMB의 핵심 기술로 영상신호를 압축할 때 기본 스트림과 화질개선 스트림으로 나누어 발생시키고 수신기가 두 스트림을 각각 수신해 결합하는 방식으로 기본 스트림을 DMB망으로 방송하고 화질개선 스트림은 통신망으로 전송한다. 화질개선 스트림을 통신망으로 수신하면 이동 중에도 고화질 DMB 방송을 시청할 수 있으며, 고정 네트워크인 Wi-Fi 망으로 수신하는 경우 무료로 고화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화질 DMB, 돌파구 될 수 있을까?

이 같은 고화질 DMB 서비스는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 대접을 받았던 지상파 DMB 방송이 무료 방송 서비스라는 수익구조의 한계를 넘지 못한 채 계속 내리막길을 걷자 업계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로 준비한 것이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1년 236억 원의 광고매출을 기록했던 지상파 DMB가 올해(2013년 9월 기준)는 80억 원 수준의 광고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3년 사이에 광고매출이 약 3분의 1까지 줄어든 것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지상파 DMB의 매출이 급감한 이유는 LTE 서비스의 본격화와 다양한 N-스크린 서비스의 등장”이라며 “화질 부분이 상당히 개선됐고, 무료 보편적 서비스라는 지상파 DMB 특유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최근 한국광고주협회의 조사 결과도 지상파 DMB의 잠재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7명은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 방송을 시청할 때 지상파 DMB를 이용한다. 이는 곧 지상파 DMB가 플랫폼으로 충분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 등 정치권에서도 시청자 복지 차원으로 지상파 DMB를 지속 가능한 서비스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지상파 DMB 업계는 매출의 청신호를 기대하고 있다.

전 의원은 지난 국감에서 “티빙이나 올레TV, POOQ(푹) 등의 N-스크린 서비스는 모두 유료형 서비스라는 단점이 있지만 지상파 DMB는 이동통신 데이터를 이용하지 않는 무료 보편의 서비스”라면서 지상파 DMB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승희 민주당 의원 역시 “지상파 DMB는 휴대용의 무료 보편적 매체로 신속하고 정확한 긴급정보를 수신할 수 있어 재난상황에 효율적 대처가 가능하다”며 “지상파 DMB의 공적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정책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한 바 있다.

지상파 DMB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관련 학계에서도 “지상파 DMB는 일종의 무료 보편 서비스로 활용도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점점 잊혀져 가고 있다. 일본에도 지상파 DMB와 비슷한 서비스가 있는데 우리나라와 달리 엄청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이를 참고한다면 지상파 DMB 시장이 다시 한 번 부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과연 지난 7년 동안 지속적으로 매출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는 지상파 DMB 시장이 그동안 고질적으로 지적되어 온 화질 문제 개선과 정치권의 지원으로 다시 한 번 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그 결과에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