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나폴리, 통영을 돌아보며

[기술인이 사는 법] 동양의 나폴리, 통영을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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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 TJB 대전방송 기술팀

직함 : 사원

이름 : 박권순


 10월 초 업무와 일상에 지친 심신의 피로를 풀기 위해 기술감독님을 포함한 조원들과 함께 통영으로의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을 좋아하는 탓에 사진으로 유명한 장소들은 혼자서도 찾아다니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편이지만, 이상하게도 남해안 지방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는지 지금까지 고등학교 수학여행으로 완도를 다녀온 경험과 부산 해운대를 여행했던 경험을 제외하고는 남해안을 가본 적이 없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통영으로의 여행은 제 개인에게 있어서는 매우 색다른 여행이었을 뿐만아니라, 또한 기대 이상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 여행했던 다도해로 유명한 한려수도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동양의 나폴리, ‘통영’으로의 여행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통영은 대전에서 그리 멀지 않은 탓에 휴게소에서 휴식시간을 포함하더라도 3시간이면 넉넉히 도착할 수 있는 거리입니다. 통영에 도착하게 되면 가장 먼저 둘러보아야 할 관광지로 미륵산을 추천합니다. 해안가에 위치해 있는 미륵산은 높이 461m의 아주 작은 산에 불과하지만, 통영 시내와 더불어 한려수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경상남도 통영시 봉평동에 위치하며, 산봉우리에는 옛 봉수대 터가 있고, 정상에 오르면 한려수도 일대의 전망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습니다. 미륵산의 특징이라면 다른 섬들과는 달리 내륙방향의 통영 시내와 남해 방향으로는 욕지도와 소매물도 등의 섬을 포함하는 한려수도의 전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등산을 싫어하는 사람의 경우라면 9000원의 요금으로 운행되는 케이블카를 이용할 경우 케이블카 이용시간까지 포함하여 약 20-30분 내에 미륵산 정상에 오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정상에서 통영 시내를 바라보게 되면 작은 산들에 둘러쌓여 있는 해안도시 통영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며, 통영이 왜 동양의 나폴리라고 불리는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참고로 저는 나폴리에 가본 적은 없습니다).


 미륵산 정상을 돌아본 후 다음으로 찾은 관광지는 통영 해저터널이었습니다. 통영의 해저터널은 경상남도 통영시 당동과 미수2동을 연결하는 말 그대로 바다 밑에 지어진 터널로 일제시절인 1932년도에 1년 4개월에 걸쳐 완공된 동양 최초의 해저터널입니다. 길이 483m, 폭 5m, 높이 3.5m 규모인 이 터널은 바다 양쪽을 막는 방파제를 설치하여 생긴 공간에 거푸집을 설치하고 콘크리트를 부어 터널을 만든 뒤 다시 방파제를 철거하여 완공했다는 설명과 더불어 공사 당시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예전에는 통영과 미륵도를 연결하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했지만, 현재는 터널 앞쪽에 놓인 충무교와 통영대교가 개통되면서 그 기능을 상실한 채 관광지로만 이용되고 있습니다. 터널 입구의 양쪽에는 한자로 용문달양(龍門達陽)이라고 쓰여 있는데, ‘용문을 거쳐 산양에 통하다’라는 뜻으로, 여기서 말하는 산양은 바로 미륵도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이 두 관광지 이외에도 통영에는 이순신 장군과 관련하여 만들어 놓은 거북선, 싱싱한 해산물을 저렴하게 맛 볼 수 있는 중앙시장,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 유명한 소매물도와 욕지도 및 사량도, 그리고 등대섬과 달아공원 등 많은 관광지를 갖고 있는 도시입니다.


 마지막으로 통영을 여행하게 된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존재하는 통영의 술 문화인 ‘다찌’를 경험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다있지’라는 말이 변해 ‘다찌’로 되었다는 말도 있으며, 일본의 서서 먹는다는 뜻의 다찌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는 등의 많은 설이 있지만,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 단어의 유래를 떠나 통영의 다찌는 술 값에 해산물 위주의 안주가 포함되어 술만 주문하면 계속해서 안주가 나오는 통영 특유의 술 문화를 말합니다. 만약 다찌집에서 한상을 주문하게 되면 통영의 바다를 보고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새벽에 나가서 저녁에 들어오는 대부분의 해산물을 다 만나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찌를 먹게 된다면 아마도 일반 횟집보다 다양하고 싱싱한 해산물을 경험할 수 있으며, 현지에서 바로 먹는 달콤함과 쫄깃함은 어디에서도 느끼기 힘들 것입니다(참고로 모든 다찌집은 오후 5시 이후부터 영업을 시작하기 때문에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얼마 전에 다녀온 통영을 부족하지만 저의 경험을 토대로 소개해 드렸습니다. 꼭 통영이 아니더라도 여행은 누구에게나 즐거운 일상의 탈출일 것입니다. 현업에 종사하며 매일매일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더라도 꼭 한 번 시간을 마련해 가까운 곳이라도 여행하기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여행을 통해서 지친 몸과 마음도 재충전하고 다시 돌아갈 현업으로의 재정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