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방송의 오디오는 시청자에게 얼마나 다가왔는가?

[기고] UHD 방송의 오디오는 시청자에게 얼마나 다가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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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한광만 SBS 편집기술팀] 지난 2017년 5월 31일은 UHD 본방송을 시작한 날로, 지금까지의 방송 형태를 벗어난 새로운 방송을 시작한 전환점이라고 볼 수 있다. 시각적으로는 기존 HD보다 뛰어난 품질의 영상을 제공하고 HDR의 도입으로 새로운 색 공간을 재현해 시청자가 더욱 생동감 있는 효과를 느낄 수 있게 됐다. 시각 영역의 발전을 넘어 ATSC 3.0을 UHD 방송 표준 규격으로 채택해 IP를 통한 양방향 서비스, 다채널 서비스 등 다양한 방식의 방송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뒀다.

그렇다면 음향적 측면에서는 어떠한 발전을 가져올 것인가? 우리나라의 UHD 방송은 오디오 코덱으로 Fraunhofer IIS의 MPEG-H를 수용했다. MPEG-H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청취자는 최대 12개의 채널(7.1+4H)을 사용해 몰입감 있는 생생한 3D 오디오를 경험할 수 있다. 최대 12개의 채널이면 사운드 바(Sound Bar) 혹은 헤드폰으로도 3D 오디오를 재현할 수 있다. 둘째, 객체 기반의 오디오를 제공해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의 음향 정보를 재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포츠 중계방송을 시청할 때 중계진의 목소리를 빼고 현장감만 즐긴다거나 중계진의 목소리를 더욱 크게 들을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동일한 콘텐츠를 재생할 때, 재생 장치가 다르거나 재생 환경이 다른 경우에도 같은 음향적 효과를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현재 UHD 표준으로 채택한 MPEG-H의 경우 16개의 오디오 트랙을 사용하고 있다. 1번 트랙부터 15번 트랙까지는 PCM Wave 형태의 오디오 정보를 담고 있으며 16번째 트랙은 컨트롤 트랙으로서 역할 해 앞서 설명한 동작을 가능하게 해준다. 각 트랙이 어떤 역할을 할지 컨트롤 트랙에 Authoring이라는 작업을 해주는 과정이 필요한데, 라이브 상황에서는 Authoring 장비를 이용하고 Post Production에는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컨트롤 트랙을 생성하기도 한다.

SBS는 2017년 초부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3D 오디오를 실현하기 위해 준비해 왔다. 하지만 몇 가지 문제에 부딪히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3D 오디오를 구현하지 못했다. 제한된 인적·물적 자원을 가지고 경기를 진행하는 현장에서 UHD 국제 신호를 만들어야 하는 부담감으로 인해 3D 오디오는 포기해야 했고, 당시 Authoring 장비가 안정화 상태에 이르지 못했다는 판단으로 MPEG-H의 기능을 살린 방송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Post Production을 통해 다큐멘터리, 드라마, 예능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3D 오디오를 지속해서 검증해 왔고 Object 오디오에 대한 테스트도 꾸준히 진행했다.

데모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쌓아온 노하우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MPEG-H의 기능을 적절히 살려 방송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어떤 형태로 시청자에게 음향적 즐거움을 전달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준비는 착실히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준비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제작 기회가 적어 충분한 노하우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고 방송 제작 환경의 제약으로 넉넉한 후반 작업 시간을 확보하기에도 어려움이 있다. 그리고 제작의 관점 외의 또 다른 문제는 아직 MPEG-H의 3D 오디오와 Object 오디오를 재생해주는 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아무리 콘텐츠를 잘 만든다 하더라도 현시점에서는 시청자가 그 콘텐츠를 온전히 즐길 수 없다. HD 방송에서도 5.1채널의 오디오를 소화하려면 홈시어터 설비를 가정에 갖춰야 했다. 많은 스피커가 몇 번 쓰이고 그저 장식이 돼버리는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보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전사에서는 사운드 바를 출시하고 있지만 MPEG-H의 3D 오디오를 재현하기 위한 사운드 바는 아직 정식 출시하지 않은 상태다. Object 오디오의 경우에는 사운드 바가 필수 사항은 아니지만 현재까지 출시한 TV에서 정식 지원하지 않는 상태다. 가전사 입장에서도 콘텐츠를 지속해서 생산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운드 바를 출시하거나 TV의 세팅을 바꾸기 부담스러울 것이다. 수요가 확실치 않은 시장에 많은 투자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Fraunhofer의 사운드바

이런 상황에서 다행이랄까? 최근 중국의 UHD 방송 규격에 MPEG-H를 포함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넓은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여러 제조사가 MPEG-H 사운드 바 혹은 다른 디바이스를 출시할 것이라 예상해본다.

Fraunhofer의 Cingo 앱에서 재생 중인 영상 캡처

아직 정식 출시한 것은 아니지만 MPEG-H를 감상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있다. Fraunhofer에서 제공한 Cingo라는 앱으로, 모바일에서도 3D 오디오와 Object 오디오를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TIVIVA용 셋톱박스를 곧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NAB 2018에서 TIVIVA용 셋톱박스를 전시했고 이 셋톱박스를 이용해 MPEG-H를 즐길 수 있었다. 이 셋톱박스는 MPEG-H 디코더를 내장해 Object 오디오를 즐길 수 있으며 추후 사운드 바를 출시한다면 3D 오디오도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TV 자체가 꼭 UHD가 아니어도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MPEG-H는 분명 기존 음향 기술과는 다른 장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 아직 출시 초기라 제작 노하우도 많이 쌓아야 하고 다양한 디바이스가 출시돼야 하겠지만 여건이 마련된다면 오디오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으로 보인다.

※ 본 글은 2018 KOBA Daily News에 실린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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