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상품권 페이 논란’ 공식 사과…“상품권 22억 목적과 다르게 사용”

SBS ‘상품권 페이 논란’ 공식 사과…“상품권 22억 목적과 다르게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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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그램 상품권 협찬 전면 폐지
갑질 논란에 대한 조사 착수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SBS가 프리랜서 촬영감독의 체불 임금 900만 원을 백화점 상품권으로 지급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SBS는 1월 18일 “SBS 프로그램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준 협력업체와 프리랜서들에게 용역비나 근로 대가의 일부가 상품권으로 지급된 데 대해 다시 한 번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제시하고 성실하게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겨레21>은 ‘열심히 일한 당신 상품권으로 받아라?’라는 기사를 통해 SBS가 외주 제작사 직원들의 체불 임금을 상품권으로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SBS는 자체 조사 결과 지난 2016년 9월 말 <동상이몽 시즌1> 프로그램이 카메라 용역회사인 A사에 용역비 5,800만 원을 지급한 후 10월 초 상품권 800만 원을 추가 지급했고, A사가 이 용역비와 상품권 일부를 촬영감독들에게 지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사에 따르면 11월 초 촬영감독에게 지급된 것은 현금 800만 원과 상품권 170만 원이었다.

<동상이몽> PD가 촬영감독에게 전화해 “내부 관행을 왜 기자에게 말했냐”며 압박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담당 PD가 제보자를 색출하거나 협박하기 위해서 촬영감독에게 전화를 한 것처럼 소개됐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1년 반 전의 일이고 촬영감독과는 직접 이 문제를 얘기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담당 PD가 이를 확인하고 해명하는 과정에서 오간 대화 내용”이라고 선을 그었다. SBS는 “언성이 높아진 상태라 담당 PD의 말이 듣기에 따라 위협적으로 들릴 수 있겠으나 제보자를 색출하고 협박하기 위해서 한 전화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SBS는 “일반 출연자 사례나 장소 제공, 아이템 제보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돼야 할 상품권이 예능과 교양의 다수 프로그램에서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며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예능과 교양 프로그램에서 22억 원의 상품권이 본래 목적과 다르게 지급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3년 동안 SBS 예능과 교양 프로그램의 총 상품권 협찬 수입은 49억 원이다.

SBS는 △예능 프로그램 상품권 협찬 전면 폐지 △상품권의 본래 목적 외 사용 금지 △기 지급된 상품권 당사자 협의 통해 현금으로 바꿔 지급할 예정 △상품권 관련 신고 센터 운영 등 재발 방지 대책 및 실천 방안을 발표했다. 또 소위 ‘갑질 논란’에 대해서도 즉각적인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도 성명서를 통해 “SBS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서 관련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SBS 노조는 협력업체와 프리랜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해 부당하고 열악한 노동 조건 속에 비인간적 처우를 강요하도록 만든 방송 제작 환경 개선을 RESET! SBS! 투쟁의 과제로 삼고 근본적인 대책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SBS 노조는 “‘상품권 페이’ 논란으로 불거진 방송 제작 과정의 ‘갑질’ 논란을 일선 현장의 기자, PD 등 방송사 소속 노동자들과 협력업체, 프리랜서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 간의 대립으로 둔갑시키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단호히 반대한다”며 “진짜 ‘갑’들의 책임이 빠진 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을’들의 밥그릇 싸움으로 ‘방송 갑질 청산’ 문제를 호도하는 것은 본질을 왜곡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것으로 진정성 있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방해물이 될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