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와 케이블, 묘한 UHDTV 조합

MBC와 케이블, 묘한 UHDTV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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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TV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업체인 홈초이스가 지상파 방송사인 MBC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UHDTV 협력관계를 맺는다. 양 사는 드라마 페스티벌 제작과 관련한 콘텐츠 제작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차후 홈초이스를 통해 실시간 채널 또는 VOD 공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MBC와 홈초이스의 UHDTV 협력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대한민국 UHDTV 발전 로드맵의 주체가 유료방송이냐, 지상파 방송이냐를 두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때 이번 협력관계는 기존의 틀을 깬 획기적인 발상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상파 방송사가 UHDTV 시장에 있어 플랫폼 사업자의 지위를 포기하고 콘텐츠 제작자의 지위만 잡으려고 한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홈초이스가 MBC에 프로그램 제작 지원을 하면 MBC가 콘텐츠를 제작해 유료방송 플랫폼에 납품하는 모양새가 연출되기 때문이다. 이는 추후 UHDTV 시대를 맞이해 지상파 콘텐츠 재송신 분쟁 및 기타 직접수신율 논란과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MBC와 홈초이스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었다고 해도, 지상파 방송사는 700MHz 대역 방송용 필수 주파수가 확보되지 않으면 UHD 콘텐츠 제작에도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원만한 협력관계가 유지될지도 미지수다. 물론 700MHz 대역 주파수는 플랫폼적 속성을 가지는 현안이기 때문에 콘텐츠만 제공하는 방식과는 괴리감이 있지만, 지상파 방송사의 입장에서 UHDTV 플랫폼 구축을 포기하고 콘텐츠 제공자로서의 지위만 유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협력관계가 700MHz 대역 주파수의 지상파 UHDTV 플랫폼 구축 가능성을 판단하는 일종의 바로미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만약 지상파가 UHDTV 플랫폼 및 콘텐츠 제작의 지위를 동시에 누리며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 진다면, 당연히 MBC와 홈초이스의 협력관계도 순조로운 ‘시그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양 사 모두 적극적인 협력관계는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어 추후 진행상황을 판단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