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연가투쟁’ 코 앞

MBC노조, ‘연가투쟁’ 코 앞

535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 노조)가 6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여의도 MBC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C 사측이 저지른 불법 사찰에 대한 신속한 수사와 엄중한 사법처리를 촉구했다.

MBC 노조는 사측이 직원과 직원 가족, 외부인들까지 불법 사찰한 사실을 사실상 시인했다면서 “사측이 어제 저녁 사내 게시판에 불법 사찰 프로그램의 운용을 잠정 중단하고 해당 프로그램을 일괄적으로 삭제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불법 사찰 프로그램을 삭제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프로그램 삭제 명목으로 무려 석 달 반 동안 회사에서 불법 수집한 자료를 폐기하거나 변경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사측이 프로그램 삭제를 이유로 서버를 훼손하는 등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있어 이를 우려한 것이다.

노조는 이어 “당신들이 증거를 은폐하려 해도, 이미 필요한 증거를 확보해 놓은 상태”라면서 “언론사가 직원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의 수단으로 고화질 CCTV, 그것도 16배 확대 기능까지 갖춘 CCTV를 (보도국과 시사제작국 등) 내부에 설치한 것 또한 실정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한 뒤 CCTV의 즉각 철거를 요구했다.

MBC 노조는 이에 앞서 하루 전인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MBC 본사 로비에서 ‘업무 복귀 후 현재까지 김재철과 부역자들이 저지른 MBC 파괴공작 사례 보고 기자회견’을 열기로 계획했으나 사측이 본사 정문과 남문을 폐쇄해 결국은 MBC 본사 밖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MBC 노조는 지난 6월 29일 국회에서 여야 합의안이 나옴에 따라 7월 17일을 마지막으로 ‘파업 잠정 중단’ 선언을 하고 업무 복귀에 들어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MBC의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업무 복귀 첫날부터 보복인사가 단행되는가 하면 자신의 분야와 전혀 상관없는 업무가 주어지면서 노골적인 업무 배제가 일어나는 등 심각한 인사보복이 일어났으며, 조직개편, 불법 사찰 도구 설치에 이어 시청률 폭락과 신뢰도 폭락으로 사측이 MBC의 총체적인 몰락을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파업 직전 주간시청률 8.8%로 1위를 기록했던 MBC는 지난주 6.6%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27주 연속 꼴찌라는 수모를 겪고 있다. 신뢰도 역시 2010년 1위였던 것이 지난해 3위, 올해는 4위로 점점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영상취재부가 사라진 후 보도국으로 배치된 영상기자를 대표한 양동암 MBC 영상기자회 회장은 “영상취재부 구성원들이 파업에 앞장섰기 때문에 김재철 사장이 조직을 없애버렸다”면서 이로 인해 지난 40년간 MBC 보도가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축적해온 무형의 자산이 하루 아침에 사라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영하 MBC 노조 위원장은 먼저 방송의 정상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면서 미안한 마음을 표한 뒤 앞으로 사측의 만행 하나하나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MBC 노조는 오는 10일 연가투쟁에 돌입할 계획이다. 정 위원장은 “복귀 후 50일이 지났지만 MBC 내부는 더 붕괴됐다”며 “우선 1단계로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단행해, 94%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불신임 결정을 내렸으며 이제 또 다른 투쟁을 준비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MBC 노조는 5개 선결과제를 정해 사측에 요구한 뒤 요구가 받아들여 지지 않을 경우 오는 10일부터 본격적인 저항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MBC 노조의 5대 선결과제는 아래와 같다.

1. CCTV, 트로이컷 등 사찰도구들을 즉각 철거하고, 책임을 규명하라.

2. 인권탄압적인 교육발령, 보복인사, 부당징계를 철회하고 원직 복귀시켜라.

3. <PD수첩>을 즉각 정상화하라.

4. 해체된 영상취재부를 즉각 복원하라.

5.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에 대한 불신임 결과를 즉각 수용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