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또다시 찾아온 홍역

MBC, 또다시 찾아온 홍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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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방사태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가을개편 편성안이 논란거리로 등장해서 MBC가 또다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최근 MBC가 종합편성채널 시장에 대비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청률을 높인다는 이유로 <후플러스>와 <김혜수의 W>를 폐지하고, <뉴스데스크>의 주말 시간대를 저녁 8시로 변경하는 안을 추진 중인 것이 확인되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MBC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와 네티즌을 중심으로 반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MBC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김재철 MBC 사장이 ‘프로그램 편성’을 의제로 주재한 임원회의에서 시사고발프로그램인 <후플러스>와 <김혜수의 W>를 폐지하고 <뉴스데스크>의 주말 시간대를 저녁 8시로 한 시간 앞당길 것을 결정해, 그 다음날인 31일 보도국과 보도제작국 및 해당 제작진에 통보했다고 한다. 사측은 ‘종편 도입을 대비한 경쟁력 강화와 시청률 제고’를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이를 두고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 등 MBC 구성원들은 시사고발 프로그램 폐지는 곧 보도 기능 약화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권력의 눈치 보기나 다름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후플러스> 제작진은 “사측에서는 시청률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지만 시청률만을 잣대로 한다면 지상파방송 3사 모두 시사 보도 프로그램을 폐지해야 한다”며 “단지 시청률을 기준으로 시사프로그램 폐지를 논하는 것 자체가 공영성이 얼마나 심각하게 훼손됐는지를 보여준다”고 반문했다.



언론․시민사회단체와 누리꾼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MBC에서 퇴출되어야 할 존재는 <후플러스>나 <김혜수의 W>가 아니라 ‘낙하산 사장’인 김재철 씨”라며 지난 13일부터 서울 여의도 MBC 앞에서 프로그램 폐지 추진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민언련은 “공영방송 MBC가 강화해야 할 경쟁력은 권력 비판, 사회 감시, 시청자 알권리 보장 등 공적 책임에 충실한 프로그램”이라며 오히려 시사프로그램들을 지금보다 더 강화해야 MBC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일부터 다음 아고라 이슈청원에서 시작된 ‘<후플러스>, <김혜수의 W> 폐지 반대’ 서명운동도 현재 4천여 명을 훌쩍 넘겨 5천여 명에 가까이 가고 있다. 누리꾼들 역시 “공영방송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상업방송과는 다르게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프로그램을 더 잘 만들도록 지원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사측의 주장에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MBC는 오는 20일 프로그램 편성조정 회의를 거쳐 <후플러스>와 <김혜수의 W> 폐지 등 11월 가을개편안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어서 이 프로그램의 존폐여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