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T, 새로운 기회 될까…정책 방안 논의의 장 마련 ...

FAST, 새로운 기회 될까…정책 방안 논의의 장 마련
‘FAST 채널의 확산과 콘텐츠 유통시장 발전을 위한 정책 토론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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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유튜브 KCA크카TV 채널 캡처

[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FAST 산업의 성장세가 날로 커지는 가운데 FAST 산업과 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위한 정책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학회, 미디어미래연구소, 경희대예술디자인연구원이 주관하고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주최한 ‘FAST 채널의 확산과 콘텐츠 유통시장 발전을 위한 정책 토론회’가 5월 2일 오전 10시 서울 국회의원회관 1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정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미디어 산업의 변화가 급속도로 이뤄지는 가운데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FAST”라면서 “최근 OTT 업체의 구독료 상승으로 FAST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FAST 채널 확산은 초기 단계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보완할 점이 많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업계 자체의 경쟁력 강화 방안부터 제도적 지원까지 건설적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김정섭 성신여대 교수가 ‘FAST 산업의 확산과 콘텐츠 유통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제로 발제를 발표했다.

FAST는 이용자가 광고를 보는 대가로 실시간 방송, 영화, 드라마, 예능, 다큐, 스포츠, 뮤직비디오 등의 콘텐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스트리밍 TV이다. 유료방송 이용료가 비싼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러한 FAST의 빠른 확산 이유로 먼저 ‘무료 서비스’라는 이점을 들었다. 미국의 유료방송 월평균 이용료는 11~12만 원 선으로 부담이 적지 않다. 여기에 OTT 업계가 구독료 인상을 계속하면서 앞으로 구독료 부담은 더욱더 커질 전망인 가운데 FAST가 무료라는 점은 소비자에게 강력한 매력이라는 것이다.

또한, FAST는 ‘소비자 중심의 개인화한 방송 서비스 모델’이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나 시청 장치로 즐길 수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고 다양한 콘텐츠를 광범위하게 선택할 수 있다. 소파에 몸을 기대고 콘텐츠가 나오는 대로 시청하면 된다는 점도 ‘시간 절약’이라는 측면에서 유익한 가치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현재 FAST는 미국을 필두로 캐나다, 영국, 독일, 호주, 브라질 등에서 확산세가 도드라지고 있다. 리서치사 옴디아(Omdia)는 세계 FAST 시장 규모가 2019년 2억 달러에서 2023년 63억 달러로 31.5배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비싼 유료방송 이용료로 인해 유료방송의 대체재로 인정받고 있으며, FAST 앱을 탑재한 스마트TV 보급률이 2023년 기준 74%를 넘어 앞으로 성장을 위한 단단한 기반이 마련돼 있다.

김 교수는 이렇게 성장세에 있는 FAST 산업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을 주도한 게임 체인저가 되기 위해서는 국회, 정부, 산업, 학계의 협력과 총의 아래 전략적, 유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선해야 할 정책은 스마트TV 보급 지원이다. 김 교수는 “미국, 영국보다 크게 높지 않은 수준인 우리나라의 스마트TV 보급률은 FAST 시장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면서 “정부는 FAST 산업 기반의 확충과 보호 계층의 정보화 촉진의 동시 실현을 겨냥해 스마트TV 보급 지원에 주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FAST 산업의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정부 차원의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FAST 사업 지원기관’을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국가별 선호 콘텐츠 유형과 특성, 선호 아티스트, 종교·문화적 특수성을 고려한 기피 콘텐츠 정보 등 각국의 정책·규제 정보를 주기적으로 파악해 FAST 업체에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권 국가는 미국계 OTT의 공세로 자국 미디어 산업이 위축되면서 ‘자국 문화 보호주의’가 강하게 발동해 특정 업체, 특정 채널, 특정 콘텐츠를 부각하거나 편중 편성하는 경우 시정명령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김 교수는 “방송법과 전기통신사업법, 정보통신망법상 매체와 콘텐츠 서비스 유형을 일관된 원칙과 기준에 따라 재분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FAST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이해관계자, 전문가 집단의 논의를 통해 방송·통신·방송통신 융합 사업을 합리적으로 획정하고 규율하는 ‘통합 조정·개정’ 입법을 조속히 마쳐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김 교수는 FAST 산업의 성장은 “콘텐츠 유통 경로가 새롭게 추가된다는 점에서 비즈니스 기회의 확장”이라며 두 산업이 서로 도움을 주며 성장하기 위해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콘텐츠는 모든 매체와 디지털 플랫폼 섹터에서 그들이 영위하는 사업의 일부이자 파트너”라면서 “FAST 산업에서도 플랫폼 사업자들은 콘텐츠 산업 생태계를 건강하고 지속할 수 있게 이끌 책무가 있는 만큼 이를 부담으로 여기지 않고 자발적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 소장은 “FAST는 콘텐츠 사업자에게도 기회이고, 플랫폼사업자에게도 기회”라고 말했으며, 토론 참석자 모두 이에 동의했다. 오랫동안 위기를 말해온 미디어 산업 전반에서 FAST가 새로운 활력을 가져올 기회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강은영 문화체육관광부 방송영상광고과 과장은 “콘텐츠가 플랫폼의 경쟁력 결정한다”고 강조하면서 “IP 보유 중심으로 방송 영상 콘텐츠 산업을 육성할 계획”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K-콘텐츠 홍보 마케팅과 현지화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준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진흥정책관은 “국내 TV 제조사 및 K-콘텐츠가 충분한 세계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면서 “국내 미디어업계, TV 제조사, 콘텐츠 기업 등이 참여하는 ‘(가칭)글로벌 K-FAST 얼라이언스’를 조성해 국내 플랫폼과 콘텐츠의 글로벌 동반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