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V전환감시시청자연대 “국민은 직접수신 원해”

DTV전환감시시청자연대 “국민은 직접수신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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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선택은 ‘무료 보편’이었다.

18일 DTV전환감시시청자연대는 서울시 종각 YMCA에서 ‘지상파 디지털방송 수신환경 실태조사 결과 발표회’를 열었다. 조사 방법은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1일까지 전국을 3개 권역으로 나누어 무작위 102개 가구를 선정해 실시했으며 본 실태조사는 시청자연대와 DTV 코리아 공동으로 진행되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시청자연대의 조사 발표가 현재의 디지털 전환 정국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성과라고 평가하는 한편, 의미심장한 수치적 결과가 도출된 것에 대해서는 ‘방송계 미래에 대한 중요한 화두’라고 입을 모았다.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난시청 지역 시청자들은 지상파를 보기 위해 월 평균 14,238원의 유료방송 요금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그리고 표본조사 대상인 102개 가구 중 유료방송에 가입한 79개 가구를 대상으로 ‘유료방송을 보는 이유’를 묻자 65.8%가 “지상파 채널이 잘 안나와서”라고 답한 것으로 밝혀졌다. 유료방송의 장점인 ‘다양한 채널을 원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은 21.5%에 머물렀다.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직접수신률이 올라가지 않는 이유를 실질적인 난시청 보다는 유료방송의 다양한 채널에서 찾곤 했는데, 이번 설문조사는 그 같은 통념을 뒤짚어버린 것이다. 물론 설문조사의 특성 상 오차가 존재하겠지만, 이번 시청자연대의 조사결과는 난시청이야말로 직수율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흥미로운 조사 결과는 또 있다. ‘유료 방송을 보는 이유를 지상파 채널이 잘 안나와서’라고 답변한 65.8%의 가구에게 ‘지상파 채널이 잘 나오면 유료방송 해지 의향이 있는가’라고 묻자 무려 61.5%가 “의향이 있다”고 답변한 것이다. 이는 지상파 방송에 대한 선호도가 일반 시청자들에게 매우 높다는 것을 반증한다. 또한 직수율 자체에 일정 정도의 경쟁력이 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지상파 수신 방법을 잘 몰라서 유료 방송을 본다’는 질문에 약 20%가 “그렇다”라고 대답한 부분은 향후 극복해야 할 점으로 보인다. 디지털 전환을 앞두고 이를 악용, “12월에 TV방송이 끊어지니 가입하라” “유료방송 가입자에게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면 방송이 안 나오니 디지털 케이블로 바꿔라”는 말을 듣고 유료방송에 가입한 가구는 44.1%에 달했다.

한편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두고 윤정주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수 소장은 “농촌지역 노인가구에 대해서는 아직 홍보와 지원이 너무 부족한 실정이었다”며 “지상파 직접수신을 갈망하시는 분들이 꽤 있다는 뜻이다. 디지털 전환을 계기로 이 같은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전했다.

동시에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사 결과 발표를 두고 “지상파 방송사와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정책적 이질성을 먼저 고려하고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지상파 방송사들은 700MHz 대역 주파수 확보를 통해 뉴미디어 발전과 더불어 난시청 해소를 위한 로드맵을 설정했지만 주무부처인 방통위는 이를 무시하고 있다”고 꼬집으며 “최시중 방통위원장 시절, 통신 재벌과의 유착이 강하게 의심되는 가운데 700MHz 대역 주파수가 통신에 부분 할당된 작금의 사태를 다시 한번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이번 조사 결과가 지상파 방송사의 무료 보편성을 추구하는 시청자들의 소망을 주무부처인 방통위와 그릇된 영업방식으로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유료방송이 처참하게 짓밟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의미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결과를 발표한 시청자연대에 대해서도 “난시청 실태를 지상파 방송사의 책임으로만 치부하기에는 문제가 있다. 꾸준하게 ‘난시청 해소용’인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을 요구하는 지상파 방송사의 입장에 귀를 기울여 모든 방송관련 국가 정책 로드맵을 구성하는 방통위에 강한 문제제기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문가들은 “700MHz 대역 주파수 확보와 더불어 유료방송의 반대로 인해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는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의 시작이야말로 700MHz 대역 주파수 확보와 함께 이번 조사결과를 발표한 시청자연대가 바라는 궁극적인 미래일 것”이라고 전하며 “10년 전 채널 편성권의 침해를 우려하며 의무재송신 확대를 반대했던 유료방송이, 이제 와서 입장을 180도 바꾸어 의무재송신 확대를 주장하는 모습만 봐도 유료방송에게는 미디어 공공성에 대한 일말의 책임감도 없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리고 현재, 그들의 이기심이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를 통한 공공의 미디어 영역을 침해하는 상황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에 대한 지상파 방송사와 시민단체의 진지한 논의의 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시청자연대의 조사결과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국민은 무료보편의 직접수신을 원하고 있으며 난시청 및 다채널 불가 등의 이유만 아니라면 자신들에게 주어진 정당한 권리, 즉 직접수신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정리할 수 있다. 그리고 많은 전문가들은 여기에 “방송용 700MHz 대역 주파수 확보 및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 실현이야말로 국민의 기대치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한 목소리로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