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달라지는 방송심의규정은?

새해부터 달라지는 방송심의규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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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곽재옥) 올해부터 방송에서 상호나 상표 등의 자연스런 노출이 가능해지고,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에서 전면 금지됐던 캐릭터 광고의 토막광고 등도 허용된다. 반면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보도기준은 보다 엄격해진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은 지난달 말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방송심의 관련 규정 개정을 의결했다. 개정된 심의규정은 지난해 12월 30일 이후 모든 방송내용에 대해 적용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보도기준 엄격 = 올해부터는 방송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할 때 기존의 △의뢰기관, 조사기관, 조사방법, 조사기간, 오차한계 이외에 응답률과 질문내용을 반드시 함께 방송하도록 심의기준이 강화됐다. 또한 △여론조사의 전체 질문지를 확인할 수 있는 홈페이지 등을 방송 중에 고지하도록 하는 내용도 새롭게 신설됐다.

이는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국민여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거나 질문내용이나 답변항목 구성 등에 따라 여론이 왜곡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TV의 경우 자막만으로도 고지가 가능하지만 지나치게 작은 글자나 짧은 화면으로 방송해 시청자들이 명확히 인식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심의규정에 위반될 수 있어 주의를 요하고 있다.

방통심의위는 “신설되는 내용들 대부분은 그간 방송사들이 자율적으로 지켜왔던 것인 만큼 방송 일선의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공정한 여론조성을 위해 방송사들이 적극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방송에서 상호·상표 등의 자연스러운 노출 허용 = 방통심의위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상호·상표 등이 △의도적이지 않게 화면의 배경이나 소품으로 단순 노출되거나 △내용전개나 구성상 불가피하게 노출되는 경우에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내용을 심의규정에 명문화했다.

앞서 2006년부터 자연스러운 상호·상표 등의 노출에는 심의제재를 하지 않고 있으나, 이러한 심의기준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몇몇 방송사들이 자체적으로 테이프로 가리거나 모자이크 처리를 하는 등 과도한 가림처리로 인해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많아왔다.

따라서 이번 개정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에 방송 프로그램에서 상호·상표 등의 노출이 허용되는 범위를 명확하게 밝혀 방송사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다만 방통심의위는 심의규정이 허용하는 범위를 넘어 지나치게 반복적이거나 의도적인 노출, 출연자들의 대사를 통해 관련 상품 등에 대해 언급하는 등 협찬과 연계된 노골적인 홍보성 내용에 대해서는 방송의 공공성 확보 및 시청자 권익보호를 위해 앞으로도 엄격히 규제한다는 계획이다.

▲애니메이션 캐릭터 광고, 민요·동요의 광고노래 규제 완화 = 애니메이션 캐릭터 산업 활성화를 위해 방송광고 관련 규제가 완화된다. 방통심의위는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에서 그간 전면 금지됐던 관련 캐릭터 광고를 토막광고(프로그램과 프로그램 사이에 방송되는 광고) 시간대에 한해 허용키로 했다. 다만 해당 프로그램의 광고시간대(전·후CM)에는 여전히 금지된다.

예를 들어 애니메이션 <뽀로로>가 방송된 직후 관련 캐릭터 광고를 금지하는 것은 프로그램과 광고를 혼동할 수 있는 어린이 시청자들을 보호하고, 방송의 지나친 상업화를 방지하기 위한 규제다. 그러나 최근 국내 캐릭터 산업과 위축된 광고시장 활성화를 위해 관련 규제를 폐지 또는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이번 심의규정 개정 과정에서 이러한 의견이 일부 반영한 셈이다.

한편 민요와 동요의 개사·편곡을 금지한 광고노래 관련 규제도 대폭 완화된다. 이는 우리의 전통과 사회문화적 가치 보존을 목적으로 지난 1994년에 신설된 규제로, 사회변화 등을 고려해 이번에 개정됐다.

민요는 구전(口傳)을 통해 전해오고 변화하는 특성을 고려해 개사와 편곡을 모두 허용하되 가사에 과도한 상업적 표현은 담을 수 없도록 했다. 동요는 편곡은 허용하되 동심(童心)을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개사는 여전히 금지된다.

방통심의위 측은 “심의규정 개정 과정에서 업계와 시민단체의 시각차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번 개정에 따른 파급효과와 문제점 등을 면밀히 파악해 향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