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재난망 주파수 ‘알박기’ 강행?

미래부, 재난망 주파수 ‘알박기’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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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백선하) 국무조정실 산하 주파수심의위원회는 11월 14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차 주파수심의위원회를 개최해 미래창조과학부가 상정한 안대로 700MHz 주파수 중 20MHz 폭을 국가재난안전통신망에 배정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재난망에 분배된 주파수는 718~728MHz와 773~783MHz로 총 20MHz 폭이다.

이와 함께 700MHz 대역의 잔여 대역인 88MHz 폭에 대해서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공청회 결과 등을 감안해 미래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간 차관급 정책협의회에서 관계기관과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해 2015년 상반기 주파수심의위원회 상정을 목표로 활용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추경호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적인 재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재난망 구축의 중요한 발걸음을 내딛었다”면서 안전행정부 중심으로 재난망 구축 정보화전략계획이 원활하게 수립될 수 있도록 지시한 뒤 미래부에게는 분배 고시 등 후속 행정절차를 조속히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추 위원장은 “700MHz 잔여 대역을 놓고 방송과 통신이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이 마련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래부가 재난망 주파수 분배 방안을 상정하는 과정에서 시청자와 국회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것을 두고 정치권과 방송 업계를 중심으로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어 앞으로 미래부가 700MHz 주파수 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미래부는 재난망 주파수 분배 방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1월 13일 미래부가 계획한 재난망 주파수 분배 방안을 주파수심의위원회에 상정해 주파수심의위원회 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이에 대해 미방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11월 13일 성명서를 통해 “11월 11일 미방위가 700MHz 대역 주파수 활용에 대한 공청회를 열어 국민의 자산인 주파수 활용은 공공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데에 여야가 뜻을 모았다”면서 “하지만 이러한 공청회가 끝나기가 무섭게 주파수심의위원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힌 것은 주파수 배분과 관련해 합리적 방안을 도출하고자 노력한 국회를 우롱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처럼 미래부가 앞뒤 다른 행동을 보이자 일각에서는 미래부가 모바일 광개토 플랜을 백지화하고 700MHz 주파수 정책을 처음부터 논의하겠다고 한 것 자체가 국회를 비롯한 정치권의 압박을 피하기 위한 일종의 ‘꼼수’가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여야 의원을 비롯한 정치권에서는 미래부가 모바일 광개토 플랜을 중심으로 700MHz 주파수를 통신에 할당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주파수는 공적인 자원이라며 무료 보편적 서비스인 지상파 UHD 방송에 배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국정감사 자리에서도 여야 의원들이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자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모바일 광개토 플랜을 전면 백지화하고 700MHz 주파수 정책을 국회와 같이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과 달리 미래부는 700MHz 주파수 경매 세입을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시키는가 하면 공청회 직후 일방적으로 재난망 주파수 분배안을 상정해 표리부동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11월 14일 성명서를 통해 “겉으로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고 하지만 앞뒤 다른 행동을 보이는 미래부를 더 이상은 믿을 수 없다”며 “미래부의 방안대로 진행될 경우 오히려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미래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을 지탄하는 목소리가 시민사회단체는 물론이고 정치권, 관련 업계에서 끊이지 않고 있어 당분간 미래부의 주파수 정책을 둘러싼 의혹과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