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공전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야는 지방선거 정국인 6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4월 임시국회에서 사실상 마지막 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핵심은 방송법 개정안에 포함된 방송사 노사동수 편성위원회 설치 여부다. 새누리당은 방송법 개정안 처리 불가를 외치며 다른 법안을 먼저 처리하자는 방침이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여야 기존합의 사항을 예정대로 처리해 방송법 개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앞서 2월 임시국회에서는 여야가 방송사 노사동수 편성위원회 설치를 골자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에 합의했으나 종합편성채널의 반발로 여당이 입장을 번복해 결국 법안 처리가 무산된 바 있다.
국회 미방위 여당 간사인 조해진 의원은 4월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미방위에 밀린 법안 처리를 위해 상임위 일정을 잡자고 며칠 전에 야당에 요청했지만 방송법 중 편성위원회 규정을 야당이 요구하는 대로 처리해 준다는 동의가 없으면 일정 논의 자체를 할 수 없다고 이야기해서 절망감을 느꼈다”고 말하며 “편성이라는 건 현행 방송법 규정상, 판례상, 헌재 다수 의견상 언론사와 방송사 법인의 고유 권한이다. 말하자면 편성이라는 건 기업으로 보면 경영에 해당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 의원은 “편성권 절반을 노조에게 주겠다는 야당의 주장은 헌법의 정신이나 질서 면에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자 야당이 반발하고 나섰다. 국회 미방위 야당 간사인 유승희 의원은 조 의원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은 애꿎은 방송 핑계 그만하고 약속이나 제대로 지켜 달라”며 “여야 원내지도부간 약속만 지키면 모든 것이 정상화된다”고 강조했다.
방송법 개정안 정국에서 여야가 합의했던 사항을 이행해야 그 후의 논의도 가능하다는 ‘배수의 진’을 친 것이다. 이에 유 의원은 “편성위에 사용자와 종사자가 동수로 구성되면 민주적 절차가 강화되는 것인데 ‘편성을 통한 방송장악 운운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더 이상 혹세무민을 중단하고 약속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방송 관련 상임위원회 분리에 대해 유 의원은 나무에 기대어 물고기를 구한다는 사자성어인 ‘연목구어(緣木求魚)’에 빗대어 비판했다. 이에 유 의원은 “방송규제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나눠서 하는 것도 유례없는 일인데 상임위까지 분리하자는 것은 더욱 큰 혼란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