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MMS, 초읽기 돌입

지상파 MMS, 초읽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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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MMS 실험방송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이에 본지가 정부 및 각 방송사에 확인한 결과 이르면 12월에 지상파 MMS 실시를 위한 광범위한 의견수렴의 결과물이 도출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각 방송사가 지상파 MMS 실험방송을 위한 물밑교섭의 성과물로 실험방송을 전격 실시하는 셈이다. 시기는 늦어도 내년 2월이지만 한 달 앞서 실시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미래부는 지상파 MMS를 위해 주파수를 할당할 예정이며 내년 상반기에 지상파 MMS 종합정책을 수립할 예정이다. 지상파 4사는 최장 3개월 동안 할당된 주파수를 활용해 실험방송을 실시하며 EBS는 MPEG-2 기술을, 나머지 지상파 3사는 MPEG-2/4 압축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당장 지상파 MMS 실험방송 계획이 외부에 알려지자 후폭풍도 거세다. 특히 유료방송 진영에서는 최근 지상파 MMS의 기조가 2HD 형식으로 가닥이 잡힌 것을 문제삼아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논리는 지상파 방송사의 속성인 공익성을 담보로 한 것이며, 당초 9월에 KBS와 EBS가 2HD 기반의 지상파 MMS 발전을 선보였을때 처음 등장한 바 있다. 즉, 지상파 방송사가 2HD 기반의 지상파 MMS를 염두에 둘 경우 SD 채널 3개를 통해 다양한 공적 콘텐츠를 지원하겠다는 지상파 MMS의 기본적인 정신이 훼손되었다는 주장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상파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이들은 디지털 전환 이후 HD 화면이 기본적인 미디어 패러다임으로 실생활에 안착되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상대적으로 저화질 SD 채널을 늘리는 것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HD 화면 확립이 우선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논란은 상대적으로 파장이 큰 대목은 아니다. HD 화면 구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충분한데다 추후 채널 구성에 대한 변동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료방송은 2HD 기반의 지상파 MMS 수립을 반대하고 있지만 그 자체로 강력한 반발 동력을 끌어가는 분위기는 연출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재원, 즉 광고문제다. 사실 유료방송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지상파 MMS 실험방송 및 추후 상용화 단계에서 해당 플랫폼에 광고가 허용되는 부분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은 ‘지상파 방송사가 광고를 하지 않겠다’는 확답을 한다면 지상파 MMS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기류가 감지될 정도다. 그러나 여기에는 정책적 사안을 단순히 ‘자본주의적 관점’으로만 재단해 편협한 시각으로만 상황을 판단했다는 비판도 상존한다. 지상파 MMS 광고책정에 대한 문제는 자본주의적 관점이 아닌, 올바른 지상파 콘텐츠의 무료 서비스라는 측면에서 이해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료 서비스를 유지하려면 그에 따른 재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공적인 책무에서 시작된 24시간 지상파 자율방송이 당사자에게 수익은 커녕 장비소모 및 인력가동으로 꾸준한 내상을 입히는 것을 참고해야 한다. 물론 방통위는 지상파 MMS에 광고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기본입장을 꾸준히 견지하고 있다.

여기에 지상파 MMS가 지상파의 방송시장 독과점 현상을 불러올 것이라는 반발도 있다. 한 마디로 다채널 서비스를 운영하는 지상파에 과도한 영향력이 집중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지상파의 과도한 영향력을 경계하는 유료방송의 목소리가 의무재송신 논란에서 전혀 다르게 해석되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전한다. 즉, CPS 과금 문제로 지상파와 유료방송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절, 유료방송은 지상파의 의무재송신 확대를 주장하며 공적 영역의 확대를 주문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와서 지상파의 공적 영역 확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상파 MMS 반대를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이다. 결론적으로, 유료방송은 자신들의 이윤에 부합할 때마다 지상파의 공적 책무와 독과점이라는 이중잣대를 들이댔다는 비판이다. 마지막으로 지상파 방송사가 막강한 콘텐츠 역량을 기반으로 케이블TV, 위성, IPTV등에서 막대한 프로그램 사용료 수익을 얻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MMS로 지상파 채널이 추가되면 지상파의 독과점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개별 PP는 시장에서 도태될 우려가 크다고 밝힌 부분도 어불성설이다. CPS는 정당한 헌법적 가치를 가지는 지적 재산권의 개념인데다, 개별 PP의 도태를 걱정했다면 종합편성채널 특혜라는 비판이 상존하는 거대 MSO의 8VSB 허용을 거부해야 하는 것이 맞다.

결론적으로 이번 지상파 MMS 실험방송은 지상파 방송의 공영성을 추구함과 동시에 2HD 기반의 합리적인 시청자 눈높이 설정으로(지상파 4사 합의사항은 아님) 직접수신율 제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기본적인 운영을 위한 광고재원 문제가 해결되고 대승적인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면 보편적 미디어 서비스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료방송의 존립을 걱정하며 보편적 미디어의 근간을 파괴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 많은 이들의 중론인 셈이다. 또 최근 수평규제의 틀 안에서 유료방송의 규제가 동시다발적으로 풀리는 현상을 감안해도 지상파 MMS 실험방송은 ‘신의 한 수’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지상파 방송사는 실험방송을 통해 활발한 의견교류를 기점으로 2HD 외 다양한 서비스를 개척하는 한편 주파수 대역 및 채널의 정의에 따른 CPS 문제 해소와 더불어 OECD 국가 중 대한민국만 해내지 못한 오래된 숙제를 차근차근 풀어야 할 의지를 다져야 할 때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