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방송기술’

요동치는 ‘방송기술’

447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700MHz 공동 연구반이 가동되는 한편, 해당 주파수와 관련이 많은 UHD 방송 공동협의체도 본 궤도에 올랐다. 동시에 미래부의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 및 10월 16일 채널재배치를 기점으로 촉발되는 방송기술계의 오래된 현안도 동시다발적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700MHz 대역 주파수 공동 연구반은 김용규 한양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의 책임아래 가동되고 있다. 10월 4일 첫 회의를 진행한 공동 연구반에 대해 ‘통신 편향성’이라는 비판이 상존하는 부분은 부담이지만 정부는 해당 연구반의 연구 결과에 따라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경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700MHz 대역 주파수의 연내 할당이 능사가 아니라는 발언을 해 이목을 끈다. 이 위원장은 10월 8일 방통위 출입기자단 다과회에서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에 대해 “연말에 어디에 얼마씩 준다는 게 아니라 어떻게 로드맵을 정하는 것도 결정이니까 두고 봐야 한다”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이는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을 두고 방송과 통신의 치열한 논리전쟁이 한창인데다 통신사의 LTE 주파수 경매가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서둘러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을 논의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해석하기에 따라 미래부와 방통위의 정책적 공조에 이상기류가 흐르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다만, 이 위원장이 현재 700MHz 대역 주파수 공동 연구반이 가동 중이니 그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발언을 했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해당 발언이 해당 주파수의 ‘방송용 활용’에 무게를 둔 기존 방통위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라는 평을 내놓고 있다.

동시에 해당 주파수의 향배에 커다란 영향을 받는 UHDTV도 커다란 변혁의 기로에 섰다. 이에 미래부와 방통위는 송도균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UHD 방송 공동협의체를 발족시키며 양 기관의 담당과장과 학계·연구계, 매체별 방송 사업자, 콘텐츠 제작사, 가전사 등을 대표하는 임원급 전문가 21명을 소집했다. 당장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과 더불어 지상파-유료방송의 UHDTV 발전 주체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10월은 방송기술계에 있어 잊을 수 없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700MHz 대역 주파수의 향배에 따라 방송이 가지는 무료보편적 공공의 미디어 서비스가 새로운 활로를 찾을 것인가 아니면 퇴보하느냐의 기로에 놓였으며, UHDTV의 발전 주체가 지상파 방송이냐 유료방송이냐를 두고 새로운 뉴미디어의 역사가 창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래부가 추진하는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의 주파수 할당 범위와 더불어 전국 3권역으로 진행된 채널재배치 종료라는 상징적인 ‘이벤트’가 겹치며 관련 정국은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당장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논의되는 방송기술 현안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