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방송기술포럼 ‘빛을 잇다’…한일 조명 기술 논의

8월의 방송기술포럼 ‘빛을 잇다’…한일 조명 기술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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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인연합회-방송조명협회 공동 주최
미즈노 아키오 TV도쿄 기술총괄 프로듀서·조명감독 기조강연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가 한국방송조명협회와 함께 8월의 방송기술포럼으로 한일 조명의 현재와 미래를 잇는 대화 ‘빛을 잇다’를 개최했다.

방송기술인연합회는 올해 3월부터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방송기술인들의 목소리를 모아 방송 미디어 산업의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로 ‘이달의 방송기술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8월의 방송기술포럼은 9월 2일 오후 3시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 10층 방송기술교육원 교육장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은 방송조명협회와 공동 주최로 마련됐다. 미즈노 아키오 일본 TV도쿄 기술총괄 프로듀서·조명감독의 기조 강연을 통해 일본의 방송기술 동향을 공유한 뒤 대담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조명 산업 발전 방향,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포럼의 사회는 이승현 방송조명협회장이 맡았다. 이 회장은 “오늘 이 자리가 한일간 조명 기술의 발전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며 “같은 조명이지만 다 다른 시각으로 보고 있는데 오늘 이 자리를 통해 하나의 조명을 꿈꾸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조 강연을 맡은 미즈노 아키오 일본 TV도쿄 기술총괄 프로듀서·조명감독은 TV도쿄의 방송기술과 조명 연출에 대해 이야기했다.

일본의 조명 기술은 원천 소재 기술, 초정밀 광학 제어 등의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 백색 LED 조명의 기반이 된 고휘도 청색 LED는 일본 연구진이 개발해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청색 LED 발명이 위대한 이유는 이미 1960년대 개발돼 상용화된 적색 LED, 녹색 LED와 함께 빛의 3원색을 모두 모아 백색 LED를 만들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의 니치아 화학공업은 자연광에 가까운 초고연색성(CRI 95 이상) LED 소자 시장에서 압도적인 기술 신뢰도를 보유하고 있다.

이상근 MBC 조명감독 “중요한 건 시청자가 바라보는 조명”
미즈노 아키오 조명감독은 일본 특히 TV도쿄의 스튜디오 현황과 조명 연출 방향에 대해 말한 뒤 K-팝 제작의 조명과 연출에 대해 질의했다. 그는 “K-팝 방송과 라이브 연출은 다이내믹한 카메라 워크, 정밀하게 동기화된 조명 등으로 호평받고 있는데 짧은 시간 동안 조명 연출과 카메라 워크 동기화를 어떻게 완성해 나가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MBC ‘쇼!음악중심’을 맡고 있는 이상근 조명감독은 “‘쇼!음악중심’은 토요일 생방송으로 진행되는데 화요일에 연출부터 작가, 조명 등 많은 구성원들이 모여 회의를 진행한다. 예전에는 CG 팀에서 영상 소스를 만들면 조명에서 따라가기도 했는데 저는 조명감독이 무대 분위기, 색감 등을 만든다고 생각해서 오히려 연출과 카메라맨, 미술팀에 어떤 방향으로 가자고 제안을 많이 한다”며 “조명감독이 조명 연출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조명인이 바라보는 조명이 아니라 시청자가 바라보는 조명”이라며 “조명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시청자들이 봤을 때 ‘다채롭다’, ‘재미있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미즈노 아키오 조명감독 “포켓몬 쇼크 이후 만들어진 가이드라인 계속 준수”
이어 사회를 맡은 이승현 방송조명협회장은 일본의 영상 표현 안전 기준과 가이드라인에 대해 물었다.

미즈노 아키오 조명감독은 “일본에서는 1997년 이른바 ‘포켓몬 쇼크’ 이후 민방연과 NHK가 공동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화면의 4분의 1을 넘는 면적에서 10% 이상의 급격한 휘도 변화를 동반하는 점멸 금지, 초당 3회를 넘는 급격한 화면 전환 제한 등의 내용이 마련됐는데 지금까지 준수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포켓몬 쇼크는 1997년 TV도쿄에서 방영된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를 시청하던 수많은 어린이들이 집단으로 발작과 어지럼증을 일으킨 사건이다. 이후 일본 방송계에서는 화면 전체가 깜빡이는 빈도, 붉은색 점멸 사용 제한, 명암 차이 규제 등 엄격한 영상 안전 기준을 수립했다.

이승현 SBS 조명감독 “버추얼, 차세대 기술이긴 하나 비용 등 진입 장벽 높아”
한일 조명 감독들은 차세대 기술 중 하나인 버추얼 프로덕션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버추얼 프로덕션은 기획부터 촬영, 후반 작업으로 나뉘던 전통적인 파이프라인을 실시간으로 통합하는 제작기술이다.

미즈노 아키오 조명감독에 따르면 TV도쿄에는 8개의 스튜디오가 있는데 올 LED 스튜디오가 6개, 버추얼 스튜디오가 3개 있다.

올 LED 스튜디오는 모든 주요 배경과 조명 연출을 고화질 LED 패널 및 전용 LED 조명 장비로 일원화해 구축한 스튜디오다. 버추얼 프로덕션 관점에서 보면 그린스크린의 고질적 문제였던 녹색 빛 범짐 현장 대신 LED 월 자체가 뿜어내는 배경 빛이 인물과 소품에 실제 환경처럼 자연스럽게 반사돼 크로마키 방식을 완전히 대체하는 차세대 제작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

버추얼 스튜디오는 CG로 생성한 가상 배경과 실제 인물, 세트를 실시간으로 합성해 촬영하는 최첨단 제작 환경으로 LED 월, 실시간 3D 렌더링 엔진, 카메라 트래킹 등 핵심 기술 요소들이 뒷받침돼야 한다.

미즈노 아키오 조명감독은 K-팝뿐 아니라 뉴스 제작에서도 버추얼 프로덕션 도입이 넓어지고 있는데 한국의 상황은 어떤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SBS 소속인 이승현 방송조명협회장은 “SBS는 버추얼 스튜디오를 만들어 뉴스에 적용하고 있지만 문제는 비용이라는 진입 장벽이 높고 1회성 투자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투자가 이어져야 한다는 부분”이라면서 “여전히 고민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후 한일 조명 감독들은 AI 도입, IP화, 클라우드 제작 등 현장의 다양한 사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마지막으로 장익선 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과 이승현 방송조명협회 회장은 이번 자리를 기회로 한일 양국의 기술 협력이 활발하게 진행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나아가 양국의 젊은 방송기술인들이 단기 인턴십이나 상호 방문으로 현장을 배우는 ‘한일 방송기술 인재 양성 플랫폼’을 만드는 등 지속 가능한 네트워크를 형성하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