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대주주 손자의 ‘설악산 완주’를 보도한 G1의 방송 사유화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G1방송기술인협회는 “지금 지켜야 할 것은 대주주의 이해관계도, 경영진의 자리도 아니다”라며 “이번 사태는 조직의 신뢰와 지역방송의 존재 이유가 걸린 중대한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G1방송은 8월 1일 메인뉴스에 대주주 외손자의 설악산 완주 소식을 약 3분 분량의 리포트로 방송했다. 미국에 거주하는 10대 한국인 청소년이 여름방학을 맞아 친구와 함께 설악산 공룡능선을 완주했다는 내용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G1방송지부는 21일 성명을 통해 보도에 등장한 청소년이 G1방송 대주주 외손자라는 사실을 밝혔다. 언론노조 G1방송지부는 “노조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대주주 외손자라는 사실을 알고 보도 지시가 내려졌다”며 “방송의 사유화가 얼마나 노골적으로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주장했다.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24일 성명을 내고 “지역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에 대한 심각한 논란”이라며 “대주주와 특수관계에 있는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뉴스로 제작했다면 왜 이러한 보도가 필요했는지, 어떠한 언론적‧공익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는지 시청자들에게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지난 2018년 G방송이 대주주 홍보성 보도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법정제재를 받은 사례를 언급하며 “내부 자정 기능과 견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G1방송의 구조적 문제를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사회의 이 같은 주장에 언론노조는 외부 인사로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언론노조 G1지부는 25일 성명을 통해 사측의 행태를 재차 규탄했다. 언론노조 G1지부는 “대표이사 사장은 노조와의 면담에서 자신이 발언한 ‘외손자임을 알고 보도국장에게 지시했다’는 말이 사실과 다르다며 이를 정정하고 진상조사를 위한 윤리위원회를 열자고 제안했다”면서 “사측 스스로도 내부 윤리위원회만으로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고, 대표이사 역시 빠른 수습을 위해 윤리위원회 개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사측은 반성은커녕 어떻게 하면 사건을 축소시킬 수 있을지, 그냥 넘어갈 수 있을지 궁리만 하는 모양새”라며 “이번 기회야말로 강원도민의 방송으로 돌아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철저한 외부 조사를 통해 강원도민에게 사랑받는 방송으로 거듭날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G1방송 기술인들도 목소리를 보탰다. G1방송기기술인협회는 27일 성명을 내고 “보도가 어떤 과정을 거쳐 제작‧편성됐는지에 대한 설명도 엇갈리고 있고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면서 “방송이 특정 소유주나 그 가족, 특수관계인의 사적 이해를 위한 수단이라는 의심을 받는 순간 그동안 쌓아온 신뢰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아무리 뛰어난 방송기술과 안정적인 송출 시스템을 갖추더라도 그 위에 흐르는 콘텐츠가 공정성과 공공성을 잃는다면 방송기술이 존재해야 할 이유 역시 훼손된다”며 “이번 사안은 하나의 부적절한 리포트를 삭제하거나 관계자 몇 명을 문책하는 수준으로 끝낼 일이 아니라 내부 장치 작동 여부 등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G1방송기술인협회는 “방송이 어떠한 권력이나 자본의 사적 도구로 이용되는 것에 반대한다”며 “방송기술인들은 앞으로도 방송의 독립과 공공성, 그리고 시청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