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통위, ‘방송 3법 후속 조치의 실효적 이행을 위한 제도 설계’ 토론회 개최
장익선 “취재·보도·제작·편성의 개념을 송출까지 확장해야”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골자로 한 방송 3법의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편성위원회 참여 종사자 범위와 대표 등을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져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4월 23일 오후 2시 30분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 3층 회견장에서 ‘방송 3법 후속 조치의 실효적 이행을 위한 제도 설계: 현장 적용을 고려한 세부 기준 정비와 이행체계 마련’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는 장대호 방미통위 방송정책국장 직무대리가 맡았다. 장 직무대리는 ‘방송 3법 후속 조치 입법·행정예고안의 주요 내용과 정책적 의미: 제도 설계 방향과 합리적 검토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입법 취지 △후속 조치의 기본 방향 △입법·행정예고안의 주요 내용-제재 및 제도 운영 기반 마련, 편성위원회 제도의 구체화, 이사추천단체 제도 설계, 여론조사기관 기준 설정 등에 대해 설명했다.
방미통위는 편성위원회와 관련해 종사자의 범위를 ‘방송 사업자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취재·보도·제작·편성에 참여하는 자’로 규정했다. 장 직무대리는 “취재·보도·제작·편성의 개념을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방송사별 조직구조와 직무 수행 방식의 다양성, 법률 위임 범위의 한계를 고려할 때 일률적으로 정의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사추천단체에 대해선 △설립 기간(5년 이상), 법인일 경우 비영리법인, 법인이 아닐 경우 연간 1회 이상 정기회의 개최 및 정관 또는 이에 준하는 회칙 등 △평가 기준: 대표성(활동기간 및 회원 수), 단체의 전문성 및 책임성 관련 활동 내역 등의 기준을 제시한 뒤 공모를 통해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종사자 범위에 송출 포함돼야”
이날 토론회에서 가장 큰 이견을 보인 부분은 종사자 범위와 대표였다. 권형둔 공주대 법학과 교수는 종사자 범위와 관련해 “방송 사업자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자로 취재·보도·제작·편성에 참여하는 자로 한정하고 있는데 방송 현장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인력을 포섭하기에는 부족하다”며 명확한 개념 정의와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반면 강윤기 한국PD연합회 회장은 방미통위의 제안이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강 회장은 “프리랜서나 연기자 등까지 종사자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있었고, 사측도 종사자의 범위를 늘리고 싶어하는데 방송 직군의 다양성이 보장되는 건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이 있고, 불가능한 것이 있다”면서 “프리랜서의 경우 여러 방송사와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이해충돌 등의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기술이나 아나운서 등 실제 제작에 참여하는 인원의 경우 편성위에 참여하는 게 맞는데 경영 등 비제작 부서는 제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익선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은 취재·보도·제작·편성의 개념을 송출까지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회장은 “방송법 2조에서 방송을 ‘방송 프로그램을 기획‧편성 또는 제작하여 이를 공중에게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송신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이번 논의에서는 종사자를 ‘취재·보도·제작·편성’ 범위로만 규정했다”면서 “물론 제작에 송신 등의 기술적인 부분이 포함돼 있지만 ‘송신’이라는 표현이 없다면 결국 각사의 자의적 해석에 맡겨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규헌 한국방송미디어공학회 회장도 장 회장의 의견에 공감을 표하며 “방송 산업이 air뿐 아니라 OTT 등 인터넷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편성이나 광고에 있어서도 기술적으론 가능한데 제도 보완이 안 돼 산업적으로 제약되는 부분들이 있지 않느냐”며 “송출 등 방송의 기술적인 부분도 방송 3법 논의에 포함시켜 방송 산업 전체 발전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플로어에서도 “(방미통위에서) 구체적 정의보다 현장의 자율성과 해석 가능성을 열어두는 방향으로 설계했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종사자 범위 구분을 노사 동수 편성위에서 절차를 통해 협의하면 되는 것인지 편성위에서 정하면 정당성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사회를 맡은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는 “일단 논의에서 배제가 되면 추후 들어갈 여지가 없기 때문에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내부 갈등으로 일을 못 할 상황이 되면 안 되지 않느냐. (방미통위에서)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은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종사자 대표 규정 놓고 KBS 구성원 입장 차”
방미통위는 종사자 대표에 대해 원칙적으로 종사자 과반수의 찬성으로 선출하되, 과반 노조가 있는 경우 해당 노조가 지정하는 자를 종사자 대표로 간주하도록 했다. 장 직무대리는 “별도의 선출 절차 도입 시 행정적 부담이 증가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효율적 운영을 도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사자 대표에 대해선 KBS 내부 구성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먼저 조원현 KBS 같이(가치)노동조합 위원장은 “과반의 노조가 있는 경우 해당 노조가 지정하는 자가 종사자 대표가 되는데 전체 종사자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특정 노조가 정한 것으로 정당화되기 어렵다”면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했는데 이 규칙은 결국 비조합 종사자, 소수 노조 종사자들의 의견을 배제하는 것으로 이번 개정안의 제2조의3(종사자 대표의 자격) 2항은 삭제돼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반면 KBS 기자협회장 출신으로 현재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본부장 선거에 출마한 이승철 기자는 방미통위 규칙에 찬성하며 “방송법이긴 하지만 근로자 대표성을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과반 노조는) 민주당 정당성을 가진 조직이기 때문에 대표성을 가지고 있고, 그걸 방송법에서 차용했기 때문에 충분한 대표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중요한 건 빨리 시행돼야 한다는 점”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들과 플로어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방송 3법 후속조치로 입법‧행정예고안이 제‧개정된 것에 환영의 뜻을 표하며 빠른 시일 내에 시행되기 바란다고 했다.
강윤기 한국PD연합회 회장은 “법 시행 이후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는데 방미통위를 중심으로 서둘러 방송 3법의 연착륙을 견인해야 한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제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원 언론노조 정책실장도 “지금 모든 방송 사업자에게 중요한 건 (입법‧행정예고안이) 시급하다는 것”이라며 “더 잘 만들어 졌으면 하지만 빨리 시행돼 현장의 혼란을 줄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 직무대리는 “이번 안은 현실적인 제도 설계를 통해 현장 적용 가능성을 확보하고자 한 결과물”이라며 “향후 운영 성과와 현장 의견을 바탕으로 점진적으로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