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사태’ 일파만파…野 “일본 행태는 국익 침해” 與 “부화뇌동 지양해야”

‘라인 사태’ 일파만파…野 “일본 행태는 국익 침해” 與 “부화뇌동 지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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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로 촉발된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을 두고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본 정부의 행태는 명백한 국익 침해이자 반시장적 폭거”라며 상임위원회 개최와 국회 차원의 대응을 요구하고 나섰고, 국민의힘은 “정치권이 부화뇌동하며 정치적 이익을 위해 반일 감정을 조장하는 등의 행위를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네이버 클라우드가 사이버 공격으로 악성코드에 감염되면서 일부 내부 시스템을 공유하던 라인야휴에서 개인정보 수십만 건이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총무성은 올해 3월 라인야후가 시스템 업무를 위탁한 네이버에 과도하게 의존해 사이버 보안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며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를 실시했다. 이어 4월에는 재발 방지책 불충분을 이유로 2차 행정지도에 나섰다.

현재 라인야후의 지분 64.5%를 보유한 A홀딩스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설립한 법인으로 각각 50%씩 출자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011년 6월 일본에서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인 ‘라인’을 선보였고, 2016년 7월에는 뉴욕과 도쿄 증시에서 동시 상장을 진행했다. 이후 2021년 3월 라인과 야후재팬(소프트뱅크 소유)의 경영을 통합하기로 결정한 뒤 A홀딩스와 Z홀딩스를 설립하고 통합 경영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CEO는 5월 8일 열린 라인야후 결산설명회에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사과하면서 “네이버와 위탁 관계를 순차적으로 종료해 기술적인 협력 관계에서 독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역시 10일 입장자료를 통해 “네이버는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회사에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지분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성실히 협의해 나가고 있다”며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상세한 사항을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이번 사안에 대해 양국의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사항으로 원칙을 분명히 해주신 정부의 배려에 대해서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10일 라인야후 사태 관련 브리핑 자리에서 “네이버를 포함한 우리 기업이 해외 사업, 해외 투자와 관련해 어떠한 불합리한 처분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확고한 입장”이라고 말한 뒤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에 대한 2차례에 걸친 행정지도에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보안 강화 조치를 넘어서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지 확인했다”면서 “네이버가 중장기적 비즈니스 전략에 입각해 의사결정을 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에 지분 매각 요구는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일각에서 일본 정부에서 요구한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 자체가 약탈행위라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라인야후 사태는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여야가 맞붙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외교통신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이용선 의원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가 우리 기업이 개발한 아시아 대표 메신저 ‘라인’을 빼앗기 위해 노골적으로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며 “어떤 변경을 갖다 붙여도 일본 정부의 의도는 보안 사고를 빌미로 네이버의 지분을 빼앗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승래‧이용선 의원은 “이런 때일수록 우리 정부가 확고한 중심을 잡아야 하는데 윤석열 정부는 예의 무능력, 무대핵, 무책임만 반복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이 키운 아시아 대표 메신저마저 일본에 빼앗기는, 눈 뜨고 코 베이는 정부를 국민은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강도현 과기정통부 제2차관의 발언을 두고 “대한민국 과기정통부 차관이 ‘지분매각이라는 표현이 없다’며 우리 국민을 기만하려는 일본의 주장을 두둔하고 있는 셈”이라며 “‘라인 사태’를 ‘론스타 시즌2’로 만들 셈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국민의힘은 “우리 기업이 경제활동을 하는 데 있어 일본 정부 차원에서 편향된 시각을 기반으로 부당한 압박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비치는 작금의 상황에 대해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우려를 표한다”면서도 민주당을 향해 “정략적 판단에 따라 선동정치를 이어가는 것이 과연 국익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며 “국익보다 당리당략을 우선시하는 정치를 당장 멈추라”고 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역시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해 11월 네이버 해킹 사고의 주체가 중국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일본에서는 이 문제를 경제 안보 차원에서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며 “사태 해결을 위해 초당적 협력에 나서지는 못할망정 야당의 대표들이 라인야후 사태를 반일 선동의 소재로 삼는 자극적 언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더 이상 이 문제가 반일문제로 번지지 않도록 자제를 촉구한다”며 “하루빨리 민간, 여·야 국회 및 정부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한일 양국이 공동 조사에 나설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영진들의 지분 매각 가능성 언급과 정치권의 신경전 속에서 네이버 노동조합도 입장을 밝혔다. 네이버 노조는 13일 성명을 통해 “라인 계열 구성원과 이들이 축적한 기술, 노하우에 대한 보호가 최우선”이라며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에 반대한다고 했다. 이들은 “(라인야후 지분 매각이) 라인야후의 대주주인 A홀딩스의 대주주 자리를 내놓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네이버의 서비스에서 출발한 라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해 애써 온 구성원들의 열정과 노력, 기술과 경험이 일본 기업인 소프트뱅크에 넘어갈 가능성, 그리고 구성원들이 고용 불안에 놓일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안 사고의 대책으로 지분을 늘리겠다는 소프트뱅크의 요구는 상식적이지도 않고, 부당하기까지 하다”며 정부를 향해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기술을 탈취당하고, 한국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이고 단호하게 대처하고 부당한 요구에는 목소리를 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