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KOC 2023 개최…‘미디어와 AI’

[종합]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KOC 2023 개최…‘미디어와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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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와 방송기술교육원은 10월 18일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 3층 회견장에서 KOC 2023을 개최했다.

지난해 오픈AI가 공개한 생성 AI 챗봇 ‘챗GPT’는 출시 5일 만에 사용자 수 100만 명을 돌파하며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생성 AI는 정보통신기술뿐 아니라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에서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생성 AI가 각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고,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논의를 시작했다. 이렇게 생성 AI는 현재 최고 화두이자 미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생성 AI는 전문가들의 영역이다. 생성 AI가 정확하게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각 분야와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해 알려진 바는 아직 많이 없다.

김정훈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정책실장은 “방송‧미디어 산업에서도 AI는 주요 화두”라며 “이번 KOC 2023에서는 생성 AI가 무엇인지 그 개념부터 현재까지의 발전 상황, 앞으로의 방향성 등 방송기술인들의 눈높이에 맞는 강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의 기로에 서있는 미디어 특히 방송 산업에 AI가 어떻게 접목‧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현장의 목소리와 함께 심도 깊은 논의가 이어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종하 “생성AI 이제 개발자뿐 아니라 일반인도 쉽게 접근 가능해”
이종하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지난 2016년 이세돌과의 대국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알파고는 일반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다”면서 “이제 오픈AI의 챗GPT뿐 아니라 구글의 바드 등 거대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한 생성 AI가 더 발전된 모습으로 나타나면서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AI는 개발자들이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그 영역이 확대되면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 오늘 KOC 2023이 생성 AI를 둘러싼 이론뿐 아니라 활용되고 있는 분야 등을 다양한 내용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병국 KBS 기술본부장은 축사를 통해 “AI를 이용한 방송 미디어 제작 환경은 이미 현장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KBS도 미디어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AI를 기존 방송 제작 환경에 반영하는 부분을 논의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런 시기에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에서 선도적으로 관련 기술을 논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줘 감사하다”며 “이 자리가 관련 기술을 공유하고 K-콘텐츠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발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정영하 MBC 방송인프라본부장 역시 축사를 통해 “방송 제작 환경을 30년 정도 지켜보면서 AI가 발전할 순 있어도 사람의 감성과 머리, 손이 전부인 방송 제작 환경까지는 바꾸기 힘들 것이라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그 생각이 점점 바뀌고 있다”며 “여전히 방송 제작 부분이 AI를 적용하기 가장 어려운 분야라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AI로 변화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넋을 놓고 있어선 안 되겠다는 위기의식이 들기도 한다. 오늘이 AI를 활용한 방송 제작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큰 기회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하정우 “빅테크 중심으로 가게 되면 데이터 주권과 AI 기술 종속될 수 있어” 우려
첫 강연자로는 하정우 네이버 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이 나섰다. 하 센터장은 ‘초거대 AI 시대의 대응전략’을 주제로 생성 AI 시대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생성 AI가 어떤 방식으로 우리 삶에 녹아들고 있는지, 나아가 각 나라에서 왜 자국 중심의 AI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지에 대해 심도 깊게 이야기하며 강연을 이어갔다.

하 센터장은 “생성 AI 시대가 됐다”며 “업계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생성 AI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된 건 ‘이렇게 글을 잘 쓰는 AI가 존재하느냐’라는 생각 때문”이라고 강연의 시작을 열었다. 글뿐 아니라 그림, 작곡 등에서 활약하고 있는 생성 AI의 사례를 언급한 하 센터장은 “최근에 유튜브를 보니 챗GPT가 글을 쓰고 디렉팅한 영화가 올라와 있었다”며 “미디어 창작 부분에서도 생성 AI의 도움을 받아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세상이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벤처캐피털인 ‘앤드리슨 호로위츠’ 분석에 따르면 챗GPT의 지난 6월 기준 월 방문자 수는 16억 명고, 이는 세계에서 24번째로 많이 방문하는 웹사이트다. 하 센터장은 “4월까지 월 방문자 수가 19억 명에 이르렀는데 학생들 방학 때문에 잠시 줄어들었다가 다시 9월부터 사용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생성 AI의 인기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생성 AI의 한계도 존재한다. 가장 크게 문제화되는 부분은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으로 거짓 정보를 사실인 양 전달하는 것이다. 하 센터장은 “이 부분에선 분명 리스크가 있지만 미디어 분야에선 창의성의 발로, 콘텐츠의 다양성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마냥 한계라고만 볼 수도 없다”며 “근본적인 해결은 아니지만 정답을 기반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등으로 보안할 수 있는 부분은 있다”고 설명했다.

하 센터장은 생성 AI가 많은 분야, 특히나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분야에서까지 생산성을 높이는 등 혁신적으로 나아갈 수 있지만 글로벌 빅데크 중심으로 진행될 경우 데이터 주권을 상실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데이터들이 글로벌 빅테크에 저장되는데 미국 등 각국에서 안보에 위협이 될 경우 언제든지 노출될 수 있다”며 “이런 우려 때문에 많은 나라들이 자체 초거대 AI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 센터장은 데이터 주권을 잃어버리고, AI 기술이 종속된다면 나아가 고유문화나 특성을 잃어버린 채 북미영어권문화에 편향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하 센터장은 “사용자들은 글로벌 빅테크 중심의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노출되는데 이렇게 되면 한쪽 문화권으로 편향될 수 있기에 많은 국가들이 이런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 그렇기에 글로벌 빅테크가 모든 AI 시장을 차지하긴 어렵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박준 “생성 AI, 인간 창의성의 본질이 무엇인지 되짚어보게 해”
두 번째 강연은 박준 SK C&C 디지털테크 센터장이 맡았다. 박 센터장은 ‘왜 생성 AI라고 명명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이전의 기술은 수많은 데이터 중에서 발췌하고 요약하고 합쳐서 합성하는 형식이었는데 생성 AI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든다”면서 “이 부분에서 인간 창의성의 본질이 무엇인지 되짚어보는 철학적인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생성 AI가 현재 기업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뇌출혈 영상 판독 AI 서비스(KFDA Approval for Grade 3, 2021) △우리은행 상담 업무에 생성 AI 도입 등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상담 업무에서 AI 적용에 만족도가 높다”면서 “고객의 복잡한 문의사항을 AI에 적용하면 예전 자료 등을 통해 답변이 자동 생성돼 상담하는데 상당 부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챗봇 하나로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며 “AI 전문가 서비스는 검색, 요약, 생성으로 나눠 볼 수 있는데 중요한 건 어떻게 기업 내부 데이터로 말하게 하는가”라고 강조했다.

박 센터장은 생성 AI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언어-이미지-언어로 가는 형태였다면 미래에는 언어-이미지-숫자가 융합된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현재 생성 AI는 숫자 계산을 못하는데 기업에서 쓰려면 숫자가 필수”라고 말했다. 이어 “할루시네이션이 있는데 숫자를 잘못된 정보로 내보내면 큰 문제”라며 “앞으로는 생성 AI에서 숫자 부분도 구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권택순 “생성 AI 앞으로 더 어마어마할 것” 전망
권택순 이스트소프트 CTO의 강연은 YTN 변상욱 AI 앵커 동영상으로 시작됐다. AI 앵커 제작에는 기존 인물을 그대로 재현해 내는 이스트소프트 AI 클론 기술이 활용됐다. 권 CTO는 “이렇게 만들고 보니 문제가 있었다”며 “변상욱 기자님의 경우 실제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고, 내용을 말할 때 느낌을 살려 전달할 수도 있는데 AI 시스템으로 만들어놓으면 그런 부분이 어렵기 때문에 실제로 AI 앵커를 도입하는 부분은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강의 등 정보 전달 같은 경우에는 조금 활용이 가능하겠지만 더 많은 부분에는 어렵겠구나 싶었다”고 덧붙였다.

권 CTO는 최근 생성 AI를 적용한 Alan(앨런)과의 대화를 보여주며 “여기서 중요한 건 이 대화들이 앞의 맥락을 유지하면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챗GPT 3.5와 4.0의 차이는 돌고래와 사람으로 챗GPT의 능력은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 더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라이트형제가 생각했던 비행기와 현재의 비행기를 비교하면서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생성 AI는 라이트형제가 생각했던 비행기와 같다”면서 “앞으로 우리 아들, 손자의 시대의 생성 AI는 현재의 비행기와 같은 발전 상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는 컴퓨터 세상이 수학과 물리로 만들어졌지만 딥러닝은 그런 것이 아니다. 딥러닝은 사람과 유사하게 인코딩‧디코딩이 이뤄진다”면서 생성 AI가 적용된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한편 KOC은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Korean Broadcasting Engineers & Technicians Association, KOBETA) Conference의 준말로, 기술 발전에 따른 다양한 사회 변화를 ‘콕(KOC)’하고 가볍게 찍어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비영리 컨퍼런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