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할당 정책, 최악의 시나리오 초읽기 돌입

주파수 할당 정책, 최악의 시나리오 초읽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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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는 1.8/2.6GHz 대역 주파수 경매가 차기 정부로 넘어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월 20일 전체회의에서 주파수 경매안을 뺀 나머지 3개의 안건만 보고하기로 결정하고 주파수 경매 계획 자체를 뒤로 미룬다고 천명했다. 자연히 1.8/2.6GHz 대역 주파수 경매 외에도 700MHz 대역 주파수를 포함한 대부분의 주파수 정책은 차기 정부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사임을 앞둔 이계철 위원장이 첨예한 대립 양상을 보이는 주파수 경매를 차기 정부 출범 5일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결정하기에 부담스러워 한 부분도 주효했다는 평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적 해석을 감안한다고 해도, 1.8/2.6GHz 대역 주파수의 경매 연기와 더불어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 정책에 있어 많은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차기 정부에 넘어간 주파수 정책의 정부 주체가 방통위가 아닌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에 있다는 점이다. 당장 장관 인선을 끝낸 미과부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나는 가운데 2차관 산하 가칭 전파진흥정책국이 주파수 정책을 관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황상 1.8/2.6GHz 대역 주파수를 포함한 700MHz 대역 주파수까지 통째로 차기 정부의 미과부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 가장 커다란 문제다.

700MHz 대역 주파수는 다른 대역의 주파수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 중론이다. 최동환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장은 “통신 발전을 위한 대승적인 결단으로 LTE 서비스 용 주파수를 확보하는 것에는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해도, 난시청 해소 및 UHDTV와 같은 뉴미디어 발전에 필요한 700MHz 대역 주파수까지 산업발전의 논리로 재단하면 미디어 공공성이 크게 흔들린다”고 진단했다. 즉 최 회장의 논리는 출범 당시부터 경제발전 및 산업발전을 기치로 내건 미과부가 공공재인 주파수 정책을 담당하는 것은 옳지 못하며, 주파수 할당에 대한 정책적 결정은 긍정적인 합의적 위원회가 맡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 조직 개편안을 두고 국회에서 여야가 지금까지 첨예한 대립 양상을 보이던 방송 광고 시장 및 방송진흥 정책의 정부 주관 부처에 대해 납득할 만한 결론을 도출했다는 소식이 들리는 한편, 동시에 양측이 700MHz 대역 주파수를 비롯한 모든 주파수 관장 정책을 신설되는 미과부가 관장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간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어 논란이다. 이에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야당이 방송 광고 및 방송정책의 진흥 협상에 있어 어느 정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면서, 주파수 정책은 상대적으로 버려지는 분위기”라고 전하며 “특히 여야 협상 과정에서 공공의 미디어 재원인 700MHz 대역 주파수의 미과부 관장이 거의 확실시 되는 분위기지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만 행동으로 나설 뿐 관련단체 및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로 분류되는 지상파 방송사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