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KBS, MBC, SBS 등 방송사의 결방으로 인한 피해 실태를 파악한 결과 외주제작 스태프 81.2%가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문체부는 KBS, MBC, SBS 등 방송사 결방에 따른 제작 스태프 피해 실태점검에 착수했다. 문체부는 1월 10일부터 15일까지 외주제작 스태프 총 37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응답자의 81.2%가 방송사의 결방으로 인해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월 19일 밝혔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화려한 방송의 음지에서 일하는 수많은 방송 스태프의 피와 땀이 정당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며 “이번 조사는 방송제작 현장에서의 약자 프렌들리 정책을 공세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결방을 한 방송사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가 61.4%로 가장 높고 다음은 종합편성채널사업자(27.5%), 방송채널사업자(7.8%) 순으로 나타났다. 결방에 대한 사전통지를 받은 기간은 일주일 전(47.1%), 한 달 전(33.7%), 당일(14.4%), 사전통지를 받지 못함(4.9%) 순이었으며, 71.6%는 방송사, 28.4%는 제작사로부터 통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결방 기간임에도 결방 프로그램과 관련된 업무를 한 경험은 응답자의 76.5%가 ‘있다’라고 답했으며, 이들 중 92.7%는 그에 대한 보수를 받지 못했다고 응답해, 근로 또는 용역을 제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대가를 받지 못하는 불공정 관행이 확인됐다. 이때 방송사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았다는 응답(62.8%)이 제작사로부터 받았다는 응답(37.2%)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곧 다가올 설 연휴 기간에도 응답자의 52.8%는 결방에 의한 피해를 예상하고 있어 상생을 위한 노력이 절실한 것으로 파악됐다. 스태프들이 생각하는 대책으로는 ‘결방 시에도 근무시간에 따른 임금 지급’(77.2%), ‘프로그램 사전 기획 단계에 투입되는 근무시간 인정’(31.3%), ‘결방기간 동안은 업무지시 금지’(27.1%), ‘계약서에 결방 관련 조항 명시’(18.6%) 순서로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는 작가 및 연출 직군 스태프가 다수 참여했으며, 이들이 최근 참여했던 프로그램의 장르는 교양‧다큐(45.9%), 예능(37.9%), 드라마(8.2%)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 형태는 표준계약서 56.5%, 기타 서면계약서 8.5%, 구두계약은 35.0%였으며, 계약서를 쓰지 않은 이유로는 ‘관행적으로 작성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87.9%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방송사 또는 제작사가 작성을 거부했다’는 응답도 8.3%가 있어 여전히 서면계약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계약서에 결방 시 사전통지나 임금 지급 등의 조항이 포함된 경우는 응답자의 7.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체부는 “앞으로 결방에 대한 피해 및 업무 경험 등 구체적 현황을 바탕으로 방송제작 노동환경 실태조사와 심층 분석을 실시하고, 서면계약 체결 지원과 현장점검, 표준계약서 보완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공정 환경 조성이라는 국정과제이자 사회적 책무에 방송사와 제작사도 동참하도록 지속 촉구해 방송제작 참여자 누구나 정당한 대가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