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는 케이블 편향적인 클리어쾀 도입을 즉각 중단하라!

[성명서] 방통위는 케이블 편향적인 클리어쾀 도입을 즉각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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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통위의 정책 보도자료에 따르면, 내년부터 클리어 쾀(Clear QAM)을 도입하겠다고 한다. 클리어 쾀이란 케이블 TV 방송국에서 암호화 없이 디지털 방송신호를 가입자에게 전송하고, 시청자는 셋톱박스 없이‘클리어 쾀 TV 수상기’를 통해서 디지털 케이블 TV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차원에서 클리어쾀 논의는 2012년 6월 방통위가 마련한 “유료방송의 디지털 전환 활성화 계획(안)”을 통해 본격화되었다. 당시 방통위는 클리어쾀 도입을 위해 2013년부터 관련 법․제도 개선과 기술기준을 직접 정비하여 도입하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갑자기 9월 들어서 이를 번복하여 클리어쾀 도입은 “업계 자율” 사안이라고 하면서 발을 빼고, 단순히 케이블 이용약관만 조정해서 정책적으로 이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으로 급선회하였다. 과연 지난 6월과 9월 사이에 방통위와 케이블 TV간에 무슨 일이 진행되었던 것일까? 게다가 클리어 쾀은 단순히 업계 자율로 도입할 사안이 결코 아니다. 엄연히 이해관계자가 존재하고, 이에 따른 각종 부작용이 쓰나미처럼 몰려 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물론 단순하게 생각하면, 클리어 쾀 도입은 셋톱박스 비용을 줄일 수 있어 특정 사업자에게나 시청자에게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심각한 부작용이 뒤 따른다.

그 첫째는 방송시장의 질서 파괴이다. 특정 방송 사업자가 암호화 없이 무분별하게 디지털 유료방송을 송출하게 되면 도(盜)시청 문제와 무단복제, 무단배포 등의 저작권상 심각한 문제가 발생될 것이며 이로 인해 플랫폼사업자, PP, 콘텐츠 제조 산업 등 전반적인 방송 산업의 생태계 파괴는 불 보듯 뻔하다. 방통위가 제 아무리 저소득층만을 대상으로 클리어 쾀을 도입한다고 하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범위도 없고, 또한 향후 심각한 부작용 발생 시 이를 조정할 법적 규제가 없기 때문에 클리어 쾀 TV 수상기가 시중에 아무런 제한 없이 무분별하게 유통될 것은 뻔하며, 이로 인해 방송시장의 질서가 붕괴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둘째는 특정사업자의 독과점과 불공정 문제이다. 왜 케이블 TV에게만 그러한 정책을 도입하는가? 클리어 쾀 도입이 현실화될 경우, 내년부터 TV수상기를 구입하는 모든 시청자는 구입과 동시에 잠재적인 케이블 TV 가입자로 편입될 것이다. TV 수상기란 무엇인가? 모든 방송사업자에게 있어 TV는 방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가장 기초적인 단말기로, 경쟁관계의 그 어떤 방송사업자에게도 차별적 요인을 제공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클리어쾀이 도입되는 그 순간부터는 그동안 가장 공정하고 비차별적이어야만 할 TV가 케이블 TV에게만 주어지는 특혜로 전락하게 되고, 이와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위성방송과 IPTV에게는 극복하기 어려운 진입장벽이 발생되게 된다. 1,000만가구에 이르는 아날로그 가입자를 경쟁 없이 그대로 케이블TV가 락인(lock-in)하여 방송시장을 독점하게 되고, 이에 따른 공청설비(MATV망) 훼손, 단체계약 및 관리비 합산 청구 등의 불공정 행태가 디지털 전환 후에도 그대로 확대 재생산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방송 상품의 저가 덤핑으로 인해 발생한 방송시장의 악순환 구조와 PP, 콘텐츠 제조 산업의 피폐화를 계속해서 고착화시킬 가능성이 명백하다.

셋째. 향후 발생될 각종 부작용을 제어할 규제가 전무하다는 점이다.

클리어쾀 도입은 방통위와 케이블이 한통속이 되어서 방송시장의 공정경쟁 구도를 통째로 무너뜨릴 ‘케이블 TV만을 위한 특혜 정책’으로 보이며, 계속해서 케이블이 유료방송 시장을 지배적으로 독점하려는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설령 클리어쾀 도입이 업계 자율에 의한 것이라고 한들, 과연 이것이 방통위가 수수방관하고 뒷짐만 지고 있을 성격의 사안인가? 클리어 쾀 도입에 대해 발뺌하는 방통위 행위 자체가 케이블 TV의 특혜부여이며, 뻔히 예상되는 방송시장 질서 붕괴를 방치하는 직무유기인 것이다.

 

– 방통위는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철저히 묵살된 채 추진되는 클리어쾀 정책을 즉각 중단하라

– 방통위는 케이블 편향적인 정책방향을 즉각 시정하고, 올바른 디지털 전환을 위한 합당한 로드맵을 제시하라

 

2012년 10월 31일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