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 KBS ‘태종 이방원’ 2주 연속 결방 ...

‘동물학대’ KBS ‘태종 이방원’ 2주 연속 결방
동물권 단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책임자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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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촬영 과정에서 동물학대가 있었다는 지적을 받은 KBS 2TV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이 2주 연속 결방을 결정했다.

‘태종 이방원’ 관계자는 “최근 불거진 논란으로 인해 오는 22일과 23일 방송 예정이었던 13·14회 결방을 결정했다”고 1월 21일 밝혔다.

이어 “당초 설 명절을 앞두고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 편성 예정이던 29일과 30일 방송도 쉬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KBS ‘태종 이방원’은 말의 발목에 묶은 줄을 성인 남성 여럿이 잡아 당겨 말을 실제로 넘어지게 해 낙마 장면을 촬영했다.

촬영 모습을 담은 영상에서는 말이 머리부터 한 바퀴 돌며 고꾸라진 채 일어나지 못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말을 타고 있던 배우 또한 말에서 떨어진 후 한동안 움직이지 못하고 고통을 호소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공유되면서 이렇게 위험한 방법으로 촬영을 할 이유가 무엇이냐는 네티즌들의 비판이 잇달았다. 또, 촬영 후 1주일 뒤쯤 해당 말이 사망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비판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에 KBS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사고를 방지하지 못하고 불행한 일이 벌어진 점에 대해 시청자분들께 거듭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입장을 전했지만 비판 여론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동물권 단체 ‘카라’는 서울 마포경찰서에 ‘태종 이방원’ 책임자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카라는 “KBS는 이번 일을 ‘안타까운 일’ 혹은 ‘불행한 일’로 공식 입장을 표명했지만, 이 참혹한 상황은 단순 사고나 실수가 아닌, 매우 세밀하게 계획된 연출로 이는 고의에 의한 명백한 동물 학대 행위”라면서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는 이번 상황을 단순히 ‘안타까운 일’ 수준에서의 사과로 매듭지어선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와 관련해 ‘태종 이방원’의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 촬영 시 동물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청원 등이 올라왔다.

문제 장면이 담긴 ‘태종 이방원’ 7회는 KBS 홈페이지 및 OTT 등에서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