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우 전 이사장, ‘꼬리 자르기’ 의혹?

김재우 전 이사장, ‘꼬리 자르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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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문화진흥회가 김재우 전 이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 공개를 거부해 공금유용 의혹이 제기된 김 전 이사장의 비리를 은폐하려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 민주통합당 신경민 의원은 ‘2010 방문진 자체감사보고서’를 인용해 김재철 MBC 사장에 이어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도 월평균 유류비를 전임자에 비해 4배 가까이 사용하는 등 과다한 공금을 지출한 문제점이 드러났다며 공금 유용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신 의원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취임 이후 이사회의 승인 없이 이사장용 차량을 교체해 47.4% 예산을 초과했으며, 기름값 또한 월 평균 150만원으로 전임자에 비해 4배 가까이 사용했다. 이밖에도 경조비 등에서도 개인적 친분에 따른 공금 지출 사실이 드러났다. 여기에 고액연봉 여성 비서 채용논란도 있다.

신 의원은 이를 지적하며 “공금 유용 의혹에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까지 받고 있는 김재우 씨에게 현 정부가 이대로 임명장을 수여한다면, 이는 김재철 사장을 연임시키고 정권 연장을 위해 MBC를 수중에 넣겠다는 야욕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비상대책위 특보 135호>를 통해 “방문진 측이 ‘법인카드 사용 내역 원본에 공개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는데 김 전 이사장이 본연의 업무와 무관한 곳에 쓴 게 아니라면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방문진의 석연치 않은 태도를 납득할 수 없다고 의문을 표했다.

MBC 노조는 “지난 2011년 5월 11일 제5차 임시 이사회에선 당시 김재우 이사장 본인도 비리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실상을 인정했는데 방문진이 사후 조치로 무엇을 개선했고 공금 유용이 근절됐는지 확인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뒤 MBC 노조는 ‘공공기관의 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김 전 이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 대한 정보 공개를 청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김 이사장이 2010년 이사장 선임 이후 이러한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3차례에 걸쳐 요구받았으나 현재까지 전혀 제출한 바 없다는 것이다.

그러자 공정방송과 방송 저작권 관리·감독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방문진 이사장이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것 자체로도 그 자격을 상실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잘못을 지적받았는데도 불구하고 해명은커녕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태도로는 더이상 공직에 몸담아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지난달 말 차기 방문진 이사로 재선임된 김재우 전 이사장은 최고 연장자가 이사장이 되는 관례에 따라 이번 9기 방문진에서도 이사장 연임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14일 신임 이사장 선출 앞두고 “박사 논문 ‘복사’ 논란에 이어 석사 논문 역시 학부생 리포트 수준에 불과하다고 드러난 김 전 이사장이 학위 경력 전반에 대한 의문에 더해 공금 유용 의혹까지 덧붙여지면서 9기 방문진 이사들이 김 전 이사장을 지지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김재우 이사장의 연임을 단정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아직 향방에 대한 어떠한 예측도 어려운 상황이다.

동시에 김 전 이사장이 지난달 26일 국회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김재철 사장의 배임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공동책임을 질 각오가 되어 있다”고 밝힌 만큼 김 전 이사장의 연임 여부에 따라 김재철 사장의 퇴진도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여 많은 이들의 관심이 ‘김 전 이사장의 연임’에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