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 칩을 활용해 초당 약 5천 조 회 연산이 가능한 AI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2월 2일 밝혔다.
앞서 ETRI는 지난해 NPU 기반 AI 반도체 칩, AB9(알데바란9)을 공개한 데 이어 올해 AB9 기반 보드와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자율주행차,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사람·사물·음성 인식 등 AI 응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성능 서버에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NPU 보드 ‘ABrain-S’는 AB9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설계를 이뤄 부피가 작으면서도 전력 소모가 낮다. AI 알고리즘 처리를 위해 입출력 데이터를 16GB까지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와 데이터 이동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한 인터페이스도 적용했다.
ETRI 연구진은 “고성능·고효율 서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NPU 보드를 최대치로 고집적화하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현재 AI 알고리즘 처리 가속기로 많이 활용되는 GPU 보드는 부피가 커서 1개 서버 노드에 6~7대밖에 장착할 수 없고 전력 소모도 높기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AB9이 내장된 NPU 보드는 한 서버 노드에 최대 20개씩 장착 가능하다. 기존 시스템 대비 공간·전력효율을 개선하면서 가격도 낮췄다. AB9이 동전 크기의 작은 면적에 초당 40조 회 연산 성능을 내면서도 전력 소모가 15W 수준으로 매우 낮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ETRI는 서버 노드 8개를 쌓아 랙 서버(Rack Server) 형태로 구성된 인공지능 시스템, 아트브레인(ArtBrain-K)을 만들었다. 개발된 시스템은 최대 5페타플롭스(PetaFLOPS) 성능을 발휘한다. 서버 1개당 1초에 약 5천 조 회 연산이 가능한 셈이다. 기존 GPU 기반 AI 서버 대비 약 4배의 연산 성능과 7배의 전력효율이다.
한진호 ETRI 인공지능프로세서연구실장은 “AI 반도체 자체 개발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AI 반도체를 탑재한 NPU 보드와 NPU 서버시스템 및 관련 SW까지 개발해 우리가 개발한 기술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