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2명 중 1명 52시간 초과 근무…“노동시간 단축 더 이상 미룰 수...

MBC 2명 중 1명 52시간 초과 근무…“노동시간 단축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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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촬영 스태프의 안타까운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 며칠 지났지만 방송사의 노동시간은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 노조) 서울지부가 8월 7일부터 9일까지 조합원 43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9%가 주 53시간 이상 근무한 것으로 밝혀졌다. 68시간 이상 근무자도 1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MBC는 7월 1일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특례업종에서 제외돼 주간 단위 최대 68시간(주 40시간+연장 근무 12시간+휴일 노동 16시간)까지만 노동이 가능한 사업장이 됐다. MBC 노조는 “현재 주 68시간을 초과해 노동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라고 말했다.

주 68시간을 초과해 노동한다고 응답한 조합원들은 PD 40%, 기자와 카메라기자 등 보도부문 38%, 제작 카메라 14% 순으로 PD 직군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MBC 노조 관계자는 “PD 직종 가운데는 예능 프로그램 조연출들이 가장 많았는데, 이들은 프로그램 편집에 주로 투입되기 때문에 초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여전히 드라마, 예능 등 제작 현장에서 초장시간 촬영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응답자의 83%는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노동시간 단축 문제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KBS와 SBS 역시 노동시간 단축 문제 해결을 위한 노사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점은 MBC와 같다. 이에 대해 MBC 노조 측은 “다만 KBS와 SBS는 7월 1일부터 시간외 수당 입력 시스템을 개선해, 시간외 수당을 청구하는 사원과 이를 결재하는 보직자가 주간 단위 노동시간이 68시간을 초과했는지, 안 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고, KBS는 초과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무 재조정과 인력 충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MBC가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응답자들은 노동시간 단축 방안으로 △프로그램 제작 프로세스와 시스템 개선(34%) △인력 증원 및 장비 확충(30%) △편성과 경영 전략의 변화(16%) △보직자의 철저한 노동시간 관리(11%)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MBC 노조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조합원들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으며,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회사가 획기적인 대책을 적극적으로 내놔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