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pple사의 획기적인 제품들로 인해 휴대폰 및 IT기반의 가치사슬이 지각변동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로 이어지는 연타석 안타에 굴지의 IT제조 업체들이 허둥대고 있다. 이제 곧 아이TV 마저 등장하게 되면 가전사들도 마찬가지의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물론 방송사도 예외가 아니다.
APPLE사 제품의 특징은 컨텐츠 자유주의와 유통망 개방주의로 요약할 수 있다. 일방적인 컨텐츠 공급이 아닌 소비자에 의한 소비자를 위한 공급으로 발상의 전환을 꾀하고 그것을 유통하는 통신망에 대해 무료개방을 요구함으로써 가장 소비자의 구미에 맞는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는 한국의 통신산업가치사슬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라, 3년이라는 기간에 걸쳐 아이폰 도입을 막아왔다. 그러나 아이폰의 도입이 전격적으로 이루어지자 찾잔 속의 태풍일 것 이라는 예상을 깨고 획기적인 보급이 일어나고 있다. 와이파이 망 포설에 수동적이었던 한 통신사도 무려 1조4천억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자금을 들여 와이파이망에 투자하기 시작하였다. 애플식 발상의 전환이 전 세계 IT산업의 구조개편의 시발점이 되고 있다. 더 나아가 애플은 아이패드를 출시하여 인류역사상 위대한 발명으로 꼽히는 활자,인쇄문화산업에 도전장을 던져 놓고 있다. 우리는 현재 산업혁명 이후 가장 급격한 변화의 물결 속에 놓여지게 되었다.
그렇다면 방송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직원들의 임금을 삭감하고, 컨설팅을 받아 회사구조조정을 한다고 이 변화에 대처할 수 있을까?
어림없는 이야기 이다. 작업의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시스템으로는 벌써 한계가 왔다. 애플사의 동력은 직원들의 창의적 사고를 존중하고 더 나아가 육성하기 때문에 강력한 것이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는 앞으로 두 가지의 과제를 안고 있다.
첫째는 컨텐츠에 관한 부분이고,
둘째는 유통망에 대한 부분이다.
애플사의 혁신도 컨텐츠에 대한 것과 소비자가 접할 수 있는 유통망에 대한 변혁에 기인한다. 컨텐츠를 잘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은 수 십 년 동안 제작의 첫 째가는 화두 였고 지금도 그러하다. 따라서 내용자체 보다 컨텐츠의 형식이나 기술적기반의 응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현명하리라 판단된다. 기술적 측면에서 더욱 중요한 요소는 두 번째, 바로 유통에 관한 부분이다. 아이TV가 등장하게 되면 당연히 거실용 벽걸이 TV가 아니라 휴대TV일 것 이다. IT변화의 중심은 고정서비스에서 휴대, 이동서비스로 옮겨간다는 점을 파악해야 한다. 전자책의 보급은 시간이 문제이지 우리에게 당면한 현실이다. 이 디바이스의 특징도 디지털 컨버젼스에 기반하리라는 것은 쉽게 예측 할 수 있다. 즉, 텍스트는 물론 음악,동영상까지 서비스가 될 것 이고 계속적으로 이러한 컨텐츠를 업그레이드하고 업데이트하는 망은 바로 유무선복합망이 될 것 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교과서도 전자책이 대신 할 날이 머지 않았으며 전파를 활용하는 통신사나 방송사도 국민을 위한 공익적 책무와 역할에 대해 고민하여야 한다. 만일 방송사가 학생들의 교과서를 업데이트하고 싶다면 지상파 방송국의 전파가 집안 구석구석, 나아가 휴대,이동 중에도 그 기능을 발휘해야 한다. 기술적으로 현재 지상파의 디지털방송망으로 그러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통신기술발전에서 가장 뒤안길에 서 있는 영역 중의 하나가 바로 지상파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시청자, 소비자의 NEEDS를 물리적으로 만족시킬 수 없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지상파방송사들도 애플과 마찬가지로 와이파이, 모바일와이맥스망으로 방송을 해야 할까? 지상파방송은 왜 성능이 좋은 통신전송기술들을 써먹을 수 없는 지 고민해야만 한다. 전파는 토지와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좋은 땅과 척박한 땅이 있듯이 양질의 전파와 그렇지 못 한 전파가 있다. 방송사는 통신사가 가지고 있는 그것보다 훨씬 비싸고 좋은 토지를 가지고 있으나 경작의 방법이 잘 못 되어 그 강력한 기능을 발휘하지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방송사 자신은 물론 전 국민이 피해를 보고 있다. 방송에 종사하는 경영진이나 사원들은 이제라도 방송망에 눈을 돌려야 한다.
방송망이 제대로 역할을 할 때 국민의 공기로서, 방송공익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고 새로운 역할과 새로운 수익모델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애플발 IT변혁은 휴대성에서 시작한다. 아이팟이,아이폰이,아이패드가 그렇고 아이TV 역시 마찬가지이다. 휴대를 지원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은 전파통신이다. 미 개척지로 남아 있는 방송전파영역을 활성화하고 개선하기 위해서는 방송국 엔지니어들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엔지니어들의 어깨에 방송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도 땅에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어 무성한 열매가 열리길 기대해 본다.
전 SBS기술인협회장 한 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