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사장 “취재와 제작의 자율성 보장하겠다”

양승동 사장 “취재와 제작의 자율성 보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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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4월 6일 문재인 대통령이 양승동 KBS 사장 임명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양 사장의 임기는 고대영 전 사장의 잔여 임기인 오는 11월 23일까지다.

양 사장은 1989년 KBS에 입사해 <역사스페셜>, <명견만리>, <세계는 지금>, <추적 60분> 등의 시사 교양 프로그램을 연출해 왔다. 2009년에는 한국PD대상 공로상을 2017년에는 통일언론상 대상을 수상했다.

양 사장은 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안 재가를 받은 후 본부장 6인 등 주요 임원 인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앞서 양 사장은 정책설명회 자리에서 “사장으로 선임되면 정치‧자본 권력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노사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KBS 정상화위원회(가칭)’를 설치해 방송 공정성 위반과 제작 자율성 탄압 사례 등을 철저히 조사해 KBS를 정상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6일자 인사에도 이 같은 의지가 담겨있다.

KBS는 4월 6일자로 △방송본부장 황용호 △미래사업본부장 임병걸 △보도본부장 김의철 △제작본부장 김덕재 △제작기술본부장 김용덕 △시청자본부장 박재홍 등 본부장 6인의 인사를 단행했다. KBS 탐사보도팀을 출범시키고 초대 팀장을 역임한 김의철 보도본부장, 이명박 정권 시절 제작 자율성 투쟁으로 징계를 받았던 김덕재 제작본부장 등이 눈에 띈다.

KBS는 “무너진 신뢰도와 영향력을 되찾기 위해 조직 내 혁신과 자율성, 창의성을 불어넣는데 방점을 뒀다”며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양 사장은 사장 공모 당시 국장책임제 등 ‘아래로부터의 자율’을 약속했다”며 “이에 맞춰 이번 임원 인사들은 앞으로 자율권을 보장받고 책임경영에 나서게 된다”고 밝혔다.

양 사장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시청자광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다시 한 번 취재 및 제작의 자율성을 강조했다. 양 사장은 “빠른 시일 내에 국장 임면동의제를 명문화해 취재‧제작 자율성을 시스템으로 보장하겠다”고 밝힌 뒤 구성원들을 향해 “여러분 스스로도 높은 기준을 가져달라. 보도와 제작에 임할 때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또 “지난 과오에 대한 평가와 문책은 회사가 시스템에 따라 하겠다”며 “여러분이 가진 에너지를 오직 새로운 KBS를 만들어가는 일에 집중해달라”고 말했다.

양 사장에 대한 정치권의 입장은 엇갈렸다. 인사청문회 초반부터 자진 사퇴를 주장한 자유한국당은 즉각 반발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6일 성명을 통해 “문 대통령의 KBS 사장 임명 강행을 인정할 수 없고 거부한다”며 “방송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정권홍위병인 사장을 집으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에서 법인카드를 부정사용한 것 외에도 부하 직원의 성폭력 사건 축소‧은폐‧무마 의혹이 있다”며 “부적격 사유는 차고 넘친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은 “KBS 정상화를 통해 진정한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누구보다도 양 사장이 언론의 공정성과 독립성, 객관성과 공익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앞으로 KBS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공영방송으로 사실을 정직하게 전달하고 진실을 소신 있게 파헤치며 민심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한 “한국당도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자행된 방송 장악과 언론 탄압에 대해 반성하는 차원에서 양 사장에 대한 흠집 내기를 중단하고 KBS 정상화에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