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 라디오 사라지나?…노르웨이 FM 라디오 디지털 전환

FM 라디오 사라지나?…노르웨이 FM 라디오 디지털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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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노르웨이가 세계 최초 FM 라디오 디지털 전환에 나섰다.

12월 13일(현지시간) AFP‧DPA 통신 등에 따르면 노르웨이 공영‧상업방송 그룹인 디지털 라디오(DRN)은 이날 오전 11시 11분 노르웨이 최북단이자 북극에 있는 스발바르 군도에서 FM 라디오 방송을 디지털로 바꿈으로써 노르웨이 전역의 FM 라디오 방송을 디지털 방송(DAB)으로 전환했다. 이로써 노르웨이는 FM 라디오 방송을 디지털로 전환한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됐다.

디지털 방송(Digital Audio Broadcasting, DAB)은 유럽에서 개발된 디지털 라디오 표준으로 기존 아날로그 방송은 수동으로 주파수를 바꿔야 하지만 DAB는 자동 변경이 가능하다. 또 주파수 이용 효율이 높아 가용 주파수를 확보할 수 있으며 전송 방식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기존 아날로그보다 2배 이상의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노르웨이는 이미 22개에 달하는 DAB 채널을 제공하고 있지만 FM 라디오 방송 채널은 5개뿐이다.

노르웨이공영방송(NRK)은 지난 1995년 클래식을 전문으로 하는 라디오 채널인 NRK Alltid Klassisk을 디지털로 전환해 전송하기 시작했다. 당시 노르웨이 정부는 아날로그 라디오 방송의 디지털 전환을 앞두고 공영방송인 NRK의 디지털 도달률을 99.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우며 “공영방송의 도달률 확대는 다른 민영방송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노르웨이 당국은 “라디오 방송을 디지털 전환한 것은 FM보다 8배 저렴한 비용으로 더 좋은 음질과 더 많은 채널, 기능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토르 예르문 에릭센 NRK 대표는 마지막 디지털 전환 작업에 앞서 “라디오를 미래로 이끈다”며 “라디오에 있어서 역사적인 날이고, 청취자들은 선택할 수 있는 훨씬 더 많은 채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물론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작업이기에 진행되는 동안 기술적 사고도 일어났고, 충분하지 않은 전송 범위와 관련해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노르웨이 일간 다그블라더트가 주관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르웨이 국민 4명 가운데 1명만 디지털 전환에 만족하고 있다. 또 다른 현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라디오를 청취하는 노르웨이 국민 비율은 10%까지 떨어졌고, NRK는 청취자 21%를 잃었다.

이에 대해 올레 요르겐 토브마르크 DRN 대표는 “큰 변화이기 때문에 청취자들에게 디지털 라디오에 적응할 시간을 줘야 한다”며 “지역별로 디지털 전환 직후에는 청취자가 줄었다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영국과 덴마트, 스위스 등도 몇 년 안에 라디오 디지털 전환에 나설 예정이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TV를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한 것처럼 라디오도 디지털 전환을 해야 한다”며 “디지털 라디오로 바뀌면 지역에 상관없이 동일한 주파수 대역에서 라디오 방송을 들을 수 있고, 음질도 CD 수준의 고음질로 들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날씨나 교통 등 양방향 데이터 방송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02년까지만 해도 DAB 방식을 중심으로 라디오의 디지털 전환이 활발하게 추진됐었다. 당시 정보통신부의 ‘지상파 디지털 라이도 추진 계획’에 따르면 1997년 지상파디지털방송추진협의회에서 DAB의 도입을 검토했고, 1999년에는 정통부 내 DAB 도입 연구반도 구성됐었다. 하지만 2002년 이후 관련 논의가 흐지부지됐고, 현재까지 제자리걸음이다.

이에 대해 지난 9월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임종수 세종대 교수는 “디지털 라디오는 다른 무엇보다 사회안전망으로서 높은 가치를 가진다. 국내외 여러 사례에서 보듯이 라디오망은 지진이나 폭풍, 여타 물리적 충격에 대한 네트워크 안정성이 가장 높다”며 라디오도 디지털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