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태양의 후예, 제2의 구르미 그린 달빛 제작해달라” 당부
“방송 제작 가이드라인 준수해 공적 기능 제대로 수행해달라” 당부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고대영 KBS 사장이 신년사를 통해 2017년 KBS 경영 방침을 발표했다.
고 사장은 1월 2일 ‘경영 혁신으로 재도약’을 올해의 경영지표 슬로건으로 채택했다며 “반복되는 영업 적자를 해소해 재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 사장은 “2011년부터 영업 수지 적자가 반복되고 있다”며 “어떠한 기업도 중심 사업에서 적자를 기록하면서 살아남을 수 없기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철저히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킬러 콘텐츠 제작으로 콘텐츠 경쟁력 강화 △지상파 초고화질(UHD) 본방송 준비 △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 서비스 공개 △방송 제작 가이드라인 준수 △미래방송센터 연내 착공 △잡포스팅 전면 실시 △관리회계제도와 성과평가제도 연계 등의 실시로 KBS가 2017년 확고하게 재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드라마 킬러 콘텐츠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고 사장은 “지상파 광고 시장이 축소되고 있으나 <태양의 후예>, <구르미 그린 달빛>과 같이 경쟁력 있는 킬러 콘텐츠에는 광고주의 수요가 몰리고, 지상파의 광고 물량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며 “올해도 국내외 시청자를 열광시킬 수 있는 킬러 콘텐츠를 준비해달라”고 내부 구성원들에게 당부했다.
올해 2월로 예정돼 있는 지상파 UHD 본방송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고 사장은 “다음 달부터 세계 최초로 지상파 UHD 본방송을 실시한다고 했지만 아직 여건이 조성되고 있지 않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정부에 본방송 연기 요청을 했다”면서 “정부가 어떠한 결정을 내던지 결과에 상관없이 국가기간방송으로서 UHD 방송 정책을 성공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의 보도 개입 의혹에 이어 인사 개입,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보도 공정성 논란까지 지난해 끊임없이 논란을 불러일으킨 KBS의 공적 기능에 대해서도 올해는 제대로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고 사장은 “KBS가 이처럼 쉼 없이 경영 혁신을 계속하는 이유는 공영방송이자 국가기간방송으로서 국민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정확하며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며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뉴스와 프로그램을 제작할 책임은 저 혼자만의 몫이 아니라 제작자인 기자와 PD 모두 다 같이 나눠져야 한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이를 위해 모든 뉴스와 프로그램 제작자는 지난해 발행한 ‘KBS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KBS의 모든 뉴스와 프로그램은 개인의 가치관이나 정치적 입장과 상관없이 정확하고 공정해야 한다”며 “어쩌면 완벽한 공정성과 객관성, 균헝성은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 KBS는 공정성, 객관성, 균형성을 최대한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미래방송센터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고 사장은 “연초에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설계 공모를 실시해 12월에는 연구동을 허물고 미래방송센터 착공식을 열겠다”며 “첨단 UHD 본방송을 위한 신사옥이 완성되면 KBS의 작업 환경이 혁신적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 구성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잡포스팅에 대해서는 “기존의 인사 제도가 회사와 간부 중심이었다면 잡포스팅은 직원들에게 선택권을 부여해 잘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업무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직종에 상관이 없고 또한 본사와 지역 간 제한도 없기 때문에 인사에 대한 불만이 해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 사장은 “잡포스팅과 관련해 직종을 폐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는데 급변하는 지금 이 시대에는 직종보다는 직무와 직원 중심이 돼야 한다”며 “기존의 직종 중심 인사 제도는 젊은 직원들의 가능성을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잡포스팅 제도는 직원 개개인이 잡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희망 부서를 찾아가는 시스템으로 현재 KBS 내부 구성원들은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KBS 노동조합은 “잡포스팅에서 희망 직무를 찾아가지 못한 직원은 사실상 인력관리실이 직권으로 인사를 낼 수 있기에 오히려 사측의 인사 재량권이 남용될 수 있고, 잡포스팅에서 직무를 찾지 못해 인력풀에 편입되는 직원들의 자괴감과 업무의욕 상실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노조는 “잡포스팅 제도가 저성과자 퇴출이나 구조조정의 서막이라는 의혹과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