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기만에 방송위가 놀아난 꼴”

“사측 기만에 방송위가 놀아난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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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득할만한 결과 기다리며 삭발·철농 투쟁


전주방송 파업투쟁
▶ 10월 26일(금) 파업돌입
▶ 10월 29일(월) 지역 선전전
홍윤기 지부장 – CBS 사람과 사람 출연
▶ 10월 29일(화) 파업 5일째 – 1차 상경투쟁
방송회관 및 마포 일진그룹 앞 집회
▶ 11월 14일(수) 파업 20일째 – 2차 상경투쟁(1박2일)
방송위원회 및 일진그룹 도착, 집회-일진전기 관리 상무 면담
▶ 11월 19일(월) 파업 25일째 – 3차 상경투쟁
▶ 11월 21일(수) 파업 27일째 – 방송위, 전주방송 청문대상 선정
▶ 11월 30일(금) 파업 36일째 – 지역방송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
▶ 12월 03일(월) 파업 39일째 – 4차 상경투쟁 (1박 2일)
한나라당 당사 및 방송위 앞 집회
▶ 12월 04일 (화) 파업 40일째 – 방송위, 전주방송 청문
▶ 12월 07일 (금) 파업 43일째
5차 상경투쟁 및 전조합원 삭발투쟁 전개
봐주기식 재허가 청문 규탄 기자회견
▶ 12월 11일(화) 파업 47일째- 상경투쟁 및 삭발투쟁 계속

“사측의 ‘이행계획서’는 ‘기만’ 그자체인데, 방송위는 화를 내기는커녕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지요. 11일이나 늦어도 오는 18일이면 재허가 심사결과가 발표된다는 데 그런 방송위만 바라보며 전주에서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지난 12월 7일 방송회관 1층 로비는 전주방송 노조 조합원들의 삭발식이 벌어지고 있었다. 10월 26일 파업돌입을 선언한 후 벌써 다섯번째 상경투쟁이다. 이번엔 납득할 만한 결과가 나올때까지 이곳을 떠나지 않을 생각이다.

“길어질 것 같아요. 이런식으로 어물쩍 조건부 허가를 내주려한다면, 받아들일 수 없지요. 결코 원하지 않지만 투쟁밖에 뭐가 있겠어요”이젠 선택의 여지도 없다는 황윤기 전주방송 지부장. 사실 11월 재허가 심사위원회(위원장 최민희)의‘의견제출서’에 명기되었던‘구성원 의견 청취’문안이 전육, 임동훈 위원의 주도로 방송위 최종의결에서 빠졌을 때부터 봐주기식 청문이 되지 않을까 내심 불안했었다고 말한다“. 그래도 혹시나 이번엔 방송위원회가 제대로 칼을 뽑을 줄 기대했는데 지금까지의 모습으로는 ‘무능’과 ‘무소신’만 보여주고 있다”고 방송위의행동을 질책했다.

“지난 4일 청문회에서 사측은 대표이사 교체‘필요’시 헤드헌터전문기관의 주관으로 방송경영인을 전국에 걸쳐 공모하고 이사회에서 선발하고 주총의결을 받는 사장공모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는데, 아세요? 현 김택권사장이 2년 전 그렇게 전주방송 사장이 되었죠”방송의 공공성과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사장공모제라면 반드시 이사회와 지역시민사회, 내부구성원이 함께 참여하는‘사장공모추천위원회’가 구성되어야 하는 것이지 일개 헤드헌터전문기관이‘대행’할 수는 없는 일이라는 것. 사측의 이행계획서대로라면 사실상‘사장공모제를 하지 못하겠다’는 말이란다.

“사외이사 추천제는 더 웃겨요. 시청자위원회 위원장을 당연 사외이사로 하겠다는데, 그렇다면 시청자위원이 회사 임원이 되는 건가요?”신기진 전주방송 노조 쟁의부장이 대뜸 한마디거든다“. 이런 말도 안되는 이행계획서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을 방송위를 생각해 보세요. 웃음도 안나와요”

“방송위 사무처에서 사측에 수정이행계획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하더군요. 라디오 아웃소싱 관련 자회사가 아닌 직영제를‘권고’했다고 하고, 사외이사에 대해서는 취지에 어긋나니 상식적인 제도 대로 가져오라고 했다나요. 그러나 수정만으로는 안돼요. 이런 이행계획서는전면백지화돼야합니다”

이날, 참담한 표정으로 삭발식을 지켜보던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은 이번 전주방송 파업사태에 대해“권력과의 싸움보다 자본과의 싸움이 점점 더 힘들어 지는 시대에 돌입했으며, 바로 이곳이 그 현장”이라고 정의 내렸다.

방송의 사유화로 인한 공익성의 상실, 극단적인 이익 추구로 인한 현업인들의 근로여건 악화, 무엇이 우선인지 갈피를 잡지 못한 채 면죄부를 주기에 급급한 방송위원회의 재허가 심사란 세가지가 뒤섞여있는 이번 사태에 대한 우려가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전주방송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면 전체 민방으로, 그 후엔 공영방송으로 까지 그 파장이 미치게 될 것이며, 그리되면 앞으로 언론개혁은 요원할 것”이기에 “아무리 추워도 옆사람과 보듬어가며 함께하자”고 강력한 연대를 다짐했다.

12월 7일, 전주방송 노조 조합원들의 붉어진 눈시울 속에서 황윤기 지부장외 집행부 6명의 삭발식이 진행되고 있을 때 방송위는 텅비어 있었다. 체육대회 중이였기 때문이다.

“방송위가 탄생한 이유를 방송위에 직접 묻고 싶지만, 혹시 잊어버렸을 것 같아 차마 묻지 못하겠다. 두렵다”는 한탄이 한 조합원에게서 흘러나왔다.

7일 이후 전주방송노조는 오늘(11일)도 방송회관 1층 로비에서 철야농성을 지속하고 있다. 그리고 삭발투쟁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