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협회, “UHDTV는 지상파 중심으로 가야”

한국방송협회, “UHDTV는 지상파 중심으로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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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0일 한국방송협회는 현재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고 있는 UHDTV 상용화 전략이 케이블,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에만 집중되어 있다고 강조하며, 이에 반대하는 지상파 4사의 공동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에 앞서 미래부는 지난 6월 ‘차세대 방송기술 발전전략’을 발표하며 케이블 방송은 2014년부터, 위성방송은 2015년부터 UHDTV를 조기상용화 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유일하게 UHDTV 콘텐츠 제작능력을 갖춘 지상파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상용화 시기를 언급하지 않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게다가 지상파 방송의 UHDTV 가용 주파수 확보도 담보하고 있지 않아 그 시점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도 이어지고 있다.

그런 이유로 한국방송협회는 의견서를 통해 유료방송이 아닌 지상파에서 UHDTV 방송이 우선적으로 실시되어야 진정한 의미의 UHDTV 콘텐츠와 관련 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상파 방송의 UHDTV 역량이 빠지면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지키려는 정책 목표를 제대로 달성할 수 없다고 밝히는 한편, 최대 콘텐츠 생산자인 지상파를 배제한 미래부의 차세대 방송 로드맵이 열차 없이 철로만 건설하는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한국방송협회는 유료방송 중심의 UHDTV 정책은 국민의 보편적 정보 환경 조성에 앞장서야 할 정부가 도리어 지불 능력이 있는 대상만 기술발전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디지털 빈부격차(Digital Divide)의 심화를 주도하는 꼴이 될 것이란 우려도 표명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사실 한국방송협회의 이러한 의견표명은 비록 늦은감이 있지만, 실로 적절한 지적이라는 것에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KBS를 중심으로 하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1차 UHDTV 실험방송을 무사히 종료하고 현재 2차 실험방송을 훌륭하게 진행하고 있는 만큼, 뉴미디어의 정수로 여겨지는 UHDTV야 말로 지상파 중심의 발전 로드맵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방송협회가 지적한 바와 같이 무료 보편의 미디어 서비스 차원에서 모든 시청자는 동등한 고품질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받을 자격이 있으며, 콘텐츠와 플랫폼이 긴밀하게 연동되는 지상파 방송사야말로 이러한 조건에 완벽하게 부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유료방송의 UHDTV 발전에만 공을 들이며 사실상 지상파 방송사의 UHDTV 발전을 도외시 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실제로 미래부는 6월 차세대 방송기술 발전전략은 물론, 지난 7월 17일 있었던 케이블 방송사의 UHDTV 송출식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유료방송의 UHDTV 발전 로드맵을 맹목적으로 지원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게다가 정부정책도 오락가락이다. 이경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미국을 방문하며 기자들에게 “UHDTV 국내 도입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폭탄발언을 통해 관계자들을 경악하게 만들기도 했다.

한편 지상파 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이번 한국방송협회의 미래부에 대한 의견서 전달에 대해 “미래부는 과거 유료방송 전용채널을 중심으로 추진했다가 결국 실패의 쓴 맛을 봤던 3D방송의 케이스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UHDTV 수상기의 보급, 방송 플랫폼의 확보, 그리고 무엇보다 우수한 UHDTV 콘텐츠의 공급이라는 3박자가 충실히 맞아야 UHD 도입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