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그룹 윤석민 회장 체제 전환…SBS 노조 비대위 돌입

태영그룹 윤석민 회장 체제 전환…SBS 노조 비대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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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이하 SBS 노조)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SBS 노조는 3월 25일 저녁 긴급 대의원대회를 열고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의 SBS 사유화 저지와 독립경영 사수를 위한 범 SBS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키로 하고 결의문을 채택했다고 26일 밝혔다.

대의원 결의문은 △비상대책위 활동 강력 지지 및 적극 참여 △소유 경영 분리 원칙 파기 및 노사 합의 파기 시도 강력 규탄 △SBS의 방송 독립과 경영 독립이 완전히 확보될 때까지 하나의 목소리로 투쟁할 것 결의 △박정훈 사장과 경영진은 SBS 콘텐츠허브와 드라마 스튜디오 합병 시도 의혹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힐 것 △윤석민 회장은 SBS에 대한 소유 경영 분리 약속과 그동안의 노사 합의를 준수할 것 △SBS 경영진은 대주주가 부당하게 선임한 이사진을 전원 해임할 것 △김영섭 콘텐츠허브 대표, 장진호 콘텐츠허브 이사회 의장, 이동희 경영본부장은 즉각 책임을 인정하고 사퇴할 것 등의 내용으로 구성됐다.

SBS 노조는 “SBS 전 구성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대주주의 합의 파기 시도와 소유 경영 분리 원칙 폐기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SBS 노조는 하루 전인 25일에도 성명서를 통해 SBS 중심의 수직계열화에 대한 노-사-대주주 간 협상이 타결된 지 한 달 만에 사측이 노사 합의 파기 시도를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앞서 SBS는 2월 20일 SBS 수익구조 정상화를 위한 노-사-대주주 간 3자 협약을 진행했다. 2.20 합의 이행 1단계로 지난 10년 간 대주주의 직접 지배 아래 SBS 수익유출 통로였던 SBS 콘텐츠허브의 경영권을 SBS미디어홀딩스에 거금 809억 원을 주고 인수했다.

SBS 노조 관계자는 “경영권 인수비용은 미래 수익의 핵심인 유통 기능과 유출된 자산을 약속된 시점에 완전하게 SBS로 내재화해 환수하는 것으로 노사 간에 합의돼 있었는데 사측이 드라마와 유통 합병 시도 의혹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모든 것이 틀어졌다”고 말했다.

SBS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 주 SBS 드라마본부장으로 스토리웍스 사장인 김영섭 상무를 유통 기능을 담당하는 콘텐츠허브 사장으로 기용했다.

SBS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드라마 제작 기능을 스토리웍스로 이관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드라마 제작과 유통 기능을 담당하는 회사의 경영을 한 사람에게 맡긴 것은 두 회사를 합병하기 위한 수순이 아니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미 두 회사 간부들이 사실상 함께 근무하도록 공간 배치까지 마무리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SBS 노조는 또 SBS 자회사가 된 콘텐츠허브 이사진도 대주주가 완전 장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SBS 노조는 “SBS 이사진 구성은 미디어홀딩스의 권한이지만 콘텐츠허브를 비롯한 SBS 자회사 이사진 구성은 SBS 경영진의 권한과 책임”이라며 “그러나 독립적인 이사 선임 권한을 행사해야 할 SBS 경영진은 스스로 이런 권한을 포기한 채 윤석민 회장에서 그 권한을 내어줬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런 이사회 구성 아래선 윤 회장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노사 합의를 깨는 것은 식은 죽 먹기에 불과하다”며 “상식적으로 대주주가 SBS를 순차적으로 재장악하겠다는 의지 아니겠냐”고 의문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