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UHD 시대…5월 31일 수도권부터 순차 시작

지상파 UHD 시대…5월 31일 수도권부터 순차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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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KBS‧MBC‧SBS 등 지상파 3사는 5월 31일 오전 5시부터 수도권 지역에서 지상파 초고화질(UHD) 본방송을 시작한다.

지상파 UHD 방송은 지난 2001년 디지털 방송 도입 후 16년 만에 새롭게 시작되는 방송 서비스로, 기존 고화질(HD) 방송보다 4배 이상 섬세하고 선명한 화질과 입체적인 음향을 제공한다. TV에 인터넷이 연결되면 IP 방식 기반의 다양한 양방향 서비스도 구현 가능하다.

당초 지상파 UHD 본방송은 지난 2월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지상파 UHD 시험 방송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오류가 발견됐고, 방송 장비 간 정합성 역시 충분히 검증하지 못해 5월로 연기됐다.

이후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지상파 방송사, 가전사, 연구기관 등으로 구성된 ‘지상파 UHD 방송 도입 준비 상황 점검단’을 매주 운영해 기술적 장애 요인들을 점검하고, 오류 사항을 수정해나갔다.

이번에 시작되는 UHD 방송은 지상파 UHD 방송 도입 1단계로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을 대상으로만 송출된다. UHD 방송은 KBS1 UHD TV 9-1번, KBS2 UHD TV 7-1번, SBS UHD TV 6-1번, MBC UHD TV 11-1번에서 시청할 수 있으며, 화면 오른쪽 상단 방송사명 우측에 ‘UHD’ 표기로 확인할 수 있다.

1단계 진행 후 올해 7월로 예정돼 있는 지상파 UHD 2단계 허가가 이뤄지면 오는 12월부터는 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 등 광역시권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지역인 평창‧강릉 일원에서도 지상파 UHD 본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는 각 시‧군 지역 등 전국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수도권 지역의 일반 가구에서 직접 수신을 통해 지상파 UHD 방송을 시청하기 위해서는 UHD 방송이 수신 가능한 ATSC 3.0 기반의 UHD TV를 구입하고, 안테나(DTV용 안테나도 사용 가능)를 연결해야 한다.

ATSC 3.0 기반의 UHD TV가 아닌 기존 DVB-T2 기반의 UHD TV를 보유하고 있는 가구에서 지상파 UHD 방송을 시청하기 위해선 별도의 셋톱박스를 구매해야 한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6만9,900원에 셋톱박스를 출시했으며,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이 아닌 중소 또는 해외 제조업체 TV 구매자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삼성이나 LG 외 브랜드 UHD TV를 가진 시청자들도 UHD 방송을 볼 수 있도록 호환 가능한 셋톱박스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별도의 비용과 노력을 기울여 셋톱박스를 구매할 가수가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업계와 학계에서도 지속적으로 이 부분에 문제를 제기해왔다. 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지상파가 UHD 방송을 시작해도 볼 수 있는 시청자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UHD 방송의 장점 중 하나가 수신 효율이 높다는 것인데 말 그대로 지상파 UHD 방송을 무료 보편적으로 서비스하기 위해선 수신 환경을 개선하던지 아니면 내장 안테나를 설치해 누구나 UHD 방송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시청자들이 지상파 UHD 방송을 불편 없이 시청할 수 있도록 거주지 유형별로 ‘지상파 UHD 방송 수신 가이드’를 마련해 배포했다”며 “앞으로 정부와 방송사, 제조업체, 연구기관 등으로 구성된 ‘지상파 UHD 수신 환경 개선 TF’를 운영해 수도권 지역 수신 환경 실태를 제대로 조사하고, 안테나 보급 방안 등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지상파 UHD 방송 수신 방법은 디지털방송시청지원센터(국번없이 124) 또는 UHD KOREA 콜센터(1644-1077)에서 상담 받을 수 있다.

한편 지상파 3사는 올해 말 IP 기반의 양방향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지상파 3사에 따르면, IP 기반 서비스가 도입되면 시청자 특성에 따른 맞춤형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지고, 시청자는 TV와 스마트폰 화면을 연결해서 시청할 수 있게 된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중계방송은 시청자가 원하는 종목의 경기를 정규 편성에 구애받지 않고 시청하거나, 다양한 경기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방송 서비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한 UHD 방송 활성화를 위해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UHD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편성한다는 계획이다. 지상파는 허가 조건에 따라 보도‧오락‧교양 등 다양한 분야의 UHD 프로그램을 2017년 5%부터 시작해 매년 5% 이상씩 확대(2017년 5%, 2018년 10%, 2019년 15%)해 나갈 예정이다.

정부도 지상파 UHD 방송 서비스와 연관된 방송 산업 활성화를 위해 다각적인 행정적‧기술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양방향‧모바일 등 새로운 부가 서비스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UHD 신규 콘텐츠 제작을 위해서도 지원할 계획”이라며 “이번 지상파 UHD 도입을 통해 국내 업체의 UHD 방송 장비 경쟁력이 향상된 만큼 우리나라의 방송 장비 시장 확대를 위해 관계 기관과도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