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이미 와 있는 미래 메타버스’ 컨퍼런스 개최

[종합]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이미 와 있는 미래 메타버스’ 컨퍼런스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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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와 방송기술교육원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가장 핫한 이슈인 메타버스를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술인연합회와 방송기술교육원은 11월 4일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 3층 회견장에서 ‘이미 와 있는 미래 메타버스’를 주제로 KOC(Kobeta Conference) 2021를 개최했다. KOC는 기술 발전에 따른 다양한 사회 변화를 ‘콕(KOC)’하고 가볍게 찍어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비영리 컨퍼런스로 올해 8회째를 맞았다.

변철호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

변철호 기술인연합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코로나19가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비대면 확산으로 온라인 활동이 많아졌다는 것”이라며 KOC 2021의 주제로 왜 메타버스를 선정했는지 설명했다. 변철호 회장은 “메타버스는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세상으로 게임부터 시작해 이제는 교육, 경제, 문화 전반으로 확장해가고 있다”며 “데이터 패권을 쥐기 위한 기업들의 전쟁터가 돼 버린 ‘메타버스’를 왜 주목해야 하는지 그에 대한 해답을 KOC 2021에서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용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진흥정책관

축사를 맡은 오용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진흥정책관은 “먼저 KOC 2021를 대면으로 치르게 된 걸 축하한다”며 “과기정통부에서도 차세대 미디어 주간을 정해 7년 동안 3D, UHD,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미래 변화를 진단하고 있는데 같은 시기 기술인연합회에서도 이런 행사를 주최해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오용수 방송진흥정책관은 “메타버스는 신사업으로 이미 와 버렸음에도 아직 실체가 없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라며 “메타버스가 어떤 미래를 구현할지는 생태계도 중요하고, 참여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동흔 조선일보 기자

신동흔 기자 “메타버스는 새로운 시공간 복합체”
KOC 2021의 첫 문은 신동흔 조선일보 기자가 열었다. 신 기자는 “메타버스는 더 이상 미래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작년 10월 영국 이코노미스트에서 ‘메타버스가 왔다’고 기사를 냈는데 1년 사이 초등학생인 제 아들이 로블록스를 알고 로블록스의 서가 터진 걸 기자인 아빠보다 먼저 아는 세상이 됐다”며 “오늘 주제인 ‘이미 와 버린 미래’라는 표현이 딱 맞는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

신 기자는 ‘모스에서 잡스, 그리고 메타버스’라는 그의 강연 주제에 맞게 정보통신기술(ICT)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짚으면서 “정보통신기기는 등장 순간부터 시간 관념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고, 메타버스는 그 연장으로 ICT가 만들어낸 새로운 시공간 복합체”라고 정의했다. 이어 “사람들이 실제와 가상의 구분을 못 느낀다는 것이 기술적인 부분일 수도 있지만 어떤 사람은 메타버스 속의 정체성을 더 선호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며 “우리가 요즘 방송 출연자의 ‘부캐’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처럼 그 사람에게는 가상이 오히려 더 정체성이 반영된 현실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렇다면 초등학생들이 열광하는 메타버스를 애들 장난으로만 볼 수 있을 것인가. 신 기자는 메타버스에 대한 정의를 내린 뒤 우리가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한번 고민해보자고 했다. 신 기자는 “테크놀로지가 새롭게 나오면 첫 콘텐츠들은 버려진다”며 “초창기 전화회사에서는 야구중계를 하는 등 콘텐츠를 만들기도 했지만 결국은 망했다. 스티븐잡스가 ‘폰을 재발명했다’고 했는데 그 표현이 매우 정확한 것으로 사실상 그 시장에 두 번째로 들어오는 업체들이 성장하는데 메타버스 시장도 이렇게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타버스의 가능성이 무궁하다는 것으로 신 기자는 “메타버스가 또 어떤 미래로 데려갈지 기대된다”면서 강의를 마무리했다.

김상균 강원대 에너지자원‧산업공학부 교수

김상균 교수 “메타버스는 행복을 추구하는 욕망이 반영된 것”
두 번째 키노트는 메타버스 전문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김상균 강원대 에너지자원‧산업공학부 교수가 맡았다. 김 교수는 ‘아리아나 그란데’의 가상공연을 보여주며 강연을 시작했다. 김 교수는 “메타버스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현장의 실체감(존재감), 공연의 응집도 등을 언급하면 이런 것들을 구현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공간 복제 등으로 적절한 응집도를 마련해주고, 현장과 다른 상호작용을 주기 때문에 코로나19 팬데믹가 끝나더라도 가상 공연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 창출도 오프라인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김 교수는 “보통 이런 공연은 무료로 진행되는데 선택적으로 돈을 지불할 수 있는 채널이 열려 있고, 그 채널이 불쾌하지 않게 디자인돼 있다”면서 “그 외에도 아티스트가 입고 있는 디지털 옷을 판매하거나 1분 정도 되는 짧은 영상을 소장할 수 있도록 해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예인 ‘이세계 아이돌(이세돌)’도 소개됐다. 이세돌은 버추얼 유튜버 응모 방식으로 진행된 오디션인데 실제로 데뷔까지 했고 팬덤도 거느리고 있다. 김 교수는 “기존 세대들은 아바타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사람들은 ‘내가 현실에서 누구인지 뭐가 중요하냐’는 말을 많이 한다”면서 최근 많은 유튜버들이 ‘유튜버 넥스트’로 ‘버추얼 유튜버’를 언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두하는 가상 인간이 △새로운 친구 △지치지 않는 노동자 △경쟁자 또는 노동의 종말 등의 의미를 지닐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현재 메타버스가 어느 정도까지 구현되고 있는지 여러 사례를 들어 설명한 뒤 “메타버스가 권력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제가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데 5분 정도 일찍 끝낼 수도 있고, 5분 정도 늦게 끝낼 수도 있다. 그때는 시공간을 내가 지배하는데 줌(ZUM)으로 강의를 하면 시작 시간에 맞춰 켜지고, 끝나는 시간에 맞춰 끝난다. 시작과 끝을 내가 좌지우지할 수 없다”면서 “메타버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메타버스가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욕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김 교수는 “약 5천 명을 대상으로 만약 가상의 세계에서 아무 것도 모르는 채로 살 수 있는 ‘빨간 약’과 약간은 불편하지만 현실에서 살 수 있는 ‘파란 약’이 있다면 어떤 약을 선택할 것이냐는 질문을 했는데 연령대와 직군 상관없이 60%가 빨간 약을 선택했다”면서 “제 생각보다 많은 분이 매트릭스를 선택했는데 이들에게 왜 선택했느냐 물으니 선택한 60%와 선택안 한 40% 모두 이유는 ‘행복’으로 같았다”고 했다. 이어 “결국 이 모든 걸 바라보는 관점은 행복이라는 인간의 욕망이었다”며 “기술은 단지 수단일 뿐이고,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의 지향점이 메타버스로 좀 돌아간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동륜 KB증권 수석연구원

이동륜 수석연구원 “메타버스 초기 주도권은 ‘콘텐츠’가 결정”
이동륜 KB증권 수석연구원은 ‘메타버스, 새로운 생태계의 태동’이라는 주제로 메타버스의 수익 모델이 어떻게 잡혀가고 있는지 시장에서의 흐름을 중점적으로 이야기했다. 또한 넷플릭스 등 미디어 업체들이 최근 어디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지, 스냅이나 페이스북 등의 기업이 증강현실(AR)이나 가상현실(VR)을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시장 초기 메타버스는 파편화된 이용자층을 기반으로 발전할 것으로 본다”며 “초기 주도권은 콘텐츠로 어떤 콘텐츠를 내놓느냐에 따라 사용자층 모집이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 중장기적으로는 우리가 PC나 스마트폰 등의 시장에서 이미 봤던 것처럼 소수의 플랫폼 기업을 중심으로 과점시장이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결국 소수의 OS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됐던 것처럼 메타버스 시장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광섭 에픽게임즈 코리아 부장

신광섭 부장 “코로나19로 버추얼 프로덕션 패러다임 바뀌어”
마지막은 에픽게임즈 코리아의 신광섭 부장이 장식했다. 신 부장은 ‘언리얼 엔진을 통한 방송 제작의 혁신과 메타버스를 위한 준비’라는 제목으로 버추얼 프로덕션 도입의 실제 사례를 소개했다. 요즘 방송과 영화 등에서는 전통적인 프리비즈(촬영 전 머릿속으로 구상한 이미지를 컴퓨터상에서 구현해 봄으로써 실제 제작 단계에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작업)와 달리 실시간으로 촬영 및 연출 방향을 결정하고 배우들의 동선 등을 미리 살펴보기 위해 언리얼 엔진을 많이 이용한다. 신 부장은 ‘승리호’ 등의 사례를 소개한 뒤 “이렇게 버추얼 프로덕션이 서서히 발전돼 왔는데 코로나19로 인해 갑작스럽게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면서 “CG가 아님에도 이제는 기존에 할 수 없었던 것들이 (IN CAMERA VFX로) 가능한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 제작 현실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 신 부장은 “메타버스는 인터넷 공간이라고 생각하는데 인터넷 공간에는 여러 가지 서비스가 있고, 언리얼 엔진도 그 서비스 중 하나”라면서 “메타버스 세상이 오려면 누구나 다 3D 디지털 콘텐츠를 자유롭게 다루고 제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