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로 출범한 방심위

[종합] 반쪽짜리로 출범한 방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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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정권의 입맛에 맞게 길들이려고 애 쓰는 것” 비판
더불어민주당 “무책임한 행태로 과방위 방치, 사과하라”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제5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6개월 만에 결국 반쪽짜리로 출범했다. 국민의힘은 정연주 전 KBS 사장 위촉에 반발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무책임한 행태를 비판했다.

방심위는 5기 위원으로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대통령 추천) △옥시찬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대통령 추천) △윤성옥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국회 과방위 추천) △이광복 전 연합뉴스 논설주간(국회의장 추천) △정민영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국회의장 추천) △정연주 전 건양대학교 총장(대통령 추천) △황성욱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국회의장 추천) 등 7인을 7월 23일자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임기는 오늘부터 2024년 7월 22일로 3년이다.

방심위원은 총 9명으로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통령이 위촉한다. 대통령은 9명 가운데 △국회의장이 원내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협의해서 추천한 3명 △국회 소관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에서 추천한 3인을 포함해 위촉한다.

이번 방심위는 국회 과방위 야당 추천 몫 2명이 빠진 채로 출범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차기 방심위원장으로 정연주 전 KBS 사장이 내정됐다는 보도를 두고 거세게 반발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여러 언론에서 청와대가 정연주 전 KBS 사장 같은 지극히 편향적인 인사를 방심위원장에 내정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어, 차기 방심위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편향적인 인사를 방심위원장으로 내세우는 것은 차기 방심위를 장악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제2의 생태탕, 페라가모’의 화룡점정을 찍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결국 국민의힘은 야당 몫 위원 2인 추천을 거부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정연주 전 KBS 사장을 방심위원으로 위촉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어방정(어차피 방심위원장은 정연주)’이란 말이 결코 헛소문이 아니었다”면서 “방심위가 아니라 ‘방탄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인규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언론의 공정성을 무시한 것으로 야당과 시민사회 단체의 진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에도 귀를 닫은 것으로 보인다”며 “문재인 정부는 오로지 대선 승리에만 집착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정치적으로 중립성이 보장된 인사가 가야 할 자리에 가장 정치적인 인사를 내정함으로써 언론과 선거를 정권의 입맛에 맞게 길들이려고 애를 쓰고 있는 것”이라며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과방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국민의힘 과방위의 영문도 모를 노쇼에 정원 9명을 다 채우지 못하고 5기 방심위를 출범하게 된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고 한 뒤 국민의힘의 무책임함을 비판했다. 조 의원은 “국민의힘은 대통령과 여당 추천 인사를 먼저 공개해야 야당 몫을 추천하겠다고 생떼를 부리며 방심위 출범을 지연시켜 왔고 대통령과 여당이 추천하자 이제는 어떠한 이유나 설명도 없이 추천 절차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무책임한 처사라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의 무책임한 행태로 부적절한 방송·통신에 상처 입은 피해자들이 반년이나 방치돼 있다”며 “국민의힘 과방위 위원들은 염치를 알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