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디지털 방송 전환 첫날 불만 ‘폭주’

일본 디지털 방송 전환 첫날 불만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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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격적으로 아날로그 방송을 중지하고 디지털 방송을 시작한 일본에서 불편 신고 및 문의가 하루 17만 건이나 폭주하는 등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25일 일본 주요 일간지인 마이니치, 요미우리 등에 따르면 디지털 방송을 시작한 24일 정오부터 25일 아침까지 일본 총무성의 지상파 디지털 콜센터와 NHK에 관련 문의전화가 17만 건이나 접수되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대부분의 문의전화가 디지털 수신기를 달지 않았거나 컨버터를 구비하지 못한 사람들로, 이들 가구 수만 10만이 넘어가는 것으로 집계된다.

일본 총무성은 24일 디지털 방송 전환 당시부터 저소득층에게 무료로 수신기를 배포하고 채 디지털 수신기를 달지 못한 가구에 긴급 무상 대여를 시작했지만 민원이 쇄도하는 현 상황이 허탈하다는 반응이다.

한편 이번 일본의 전격적인 디지털 방송 전환에 따른 민원 폭주에 ‘예고된 사태’라는 시각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디지털 방송에 관한 정책을 수립하던 당시부터 일부 학자들은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경고했지만 일본 당국이 무리하게 일을 추진했다는 논리다.

게다가 이번 디지털 방송 전환은 시각장애인의 불편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에도 직면해 있다.

기존의 아날로그 방송의 종료로 FM 라디오에서 TV방송을 들을 수 없게돼 주요 이용 층이었던 시각장애인의 불편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일본 당국은 디지털 방송 신호 수신이 가능한 라디오를 제조업체에 요구했지만 채산이 맞지 않아 생산이 안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지상파 방송 전환을 앞두고 구형 TV의 불법 투기가 증가, 이를 막기 위해 일본의 지방자치단체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날로그 방송 중단으로 약 1000만대 이상의 TV가 불필요하게 되면서 산악 지역 등에 TV의 불법 투기가 증가, 올해 상반기에만 500대 이상의 TV 회수가 이뤄졌으며 각 지자체에서도 불법 투기 방지에 주력하고 있지만, 결정적 수단은 없어 시름만 깊어가고 있다.

일본의 전격적인 디지털 방송 전환, 2012년을 앞둔 우리나라에게 많은 정책적 유연성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