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만나는 사람들 속에 ‘일’이 있다

[인물탐구] 그가 만나는 사람들 속에 ‘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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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12월은 대통령 선거와 겹쳐서인지 여느 때와 다르게 어딘지 뒤숭숭한 연말이다. 2007년은 한미 FTA 협상 체결로 미디어 시장이 개방됐고, IPTV 기구설치법안 통과, 수신료 인상안, 디지털전환특별법안 국회 상정 등 방송가에는 굵직굵직한 현안들이 많았다. 이 현안들 가운데 가장 분주했던 곳은 아마도 각 방송사의 기술정책팀들이 아닐까. 방송기술저널은 송년호 특집으로 MBC 뉴미디어정책팀의 석원혁 팀장을 만나 방송 이슈를 들어봤다.


기술인 석 원 혁(MBC 뉴미디어정책 팀장)

“2000년부터 지금까지 주말에는 무조건 시체놀이 했어요”

주말은 어떻게 보내냐는 질문에 석 팀장이 말했다. 무려 7년간 제대로 된 여가를 즐기지 못할 정도로 바쁘다는 말이다.

석 팀장은 86년 방송기술직으로 MBC에 입사했다‘. 방송사고’없이 7~8년간 현업에만 열중하던 그는 2000년 본의 아니게(?) 현업을 떠나게 된다. 당시는 모든 시스템과 인프라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기시작한때로 방송전반이 들썩이던 시기다.

“현업을 떠나 방송현업단체, 언론노조 등에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는 지상파의 압도적 우위에 있던 모든 상품들이 서서히 개편되던 시기였습니다. 방송이라는 개념 자체도 기존의 일방향에서 양방향으로 바뀌고 이른바 방송통신융합 시대가 도래하면서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기 시작했죠. 가장 중요한 시기에 경력도 없는 제가 바로 곁에서 지켜보게된 것입니다”2005년, MBC는 조직개편을 통해 뉴미디어정책팀을 신설했고 석팀장을 불렀다.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일을 주로 합니다. 매체환경의 변화로 정책 논의 자체가 방송사 한 담당자의 전망만을 갖고 결정내리기 어려워졌습니다. 생각이 각기 다른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모여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 굴러갈지 예단할 수 없게 됐습니다. 때문에 가급적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얘기를 들으려고 합니다”

올 한해 가장 어려웠던 이슈를 꼽으라 했지만 석팀장은‘모든 사안이 다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한창 논의되고 있는 위성 DMB 지상파 방송 재송신에 대해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전국권역을 가진 위성을 이용해 수도권과 지역이 결합해서 나갈 수 있는 돌파구는 없는지 고민했습니다. 지역이 직접 운영하는 지상파 DMB와 전국권역을 가진 위성DMB 모델이 나온다면 나쁘지 않은 결과가나올것이라고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위성DMB가 지상파DMB보다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판단에 지역MBC도 동의한것  같습니다.” 그는 다가올 2008년에 대한 방송가 가장 큰 이슈를‘IPTV’로 점쳤다. 특히 대선과 맞물려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경쟁을 중시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자유경쟁 체제를 방송에도 도입하려고 할 것입니다. IPTV 법안이 통과되면 여기저기 사업자들이 신청할 것이고 필연코 이통사들이 압도적으로 들어올 것입니다. 자본이 막강한 사업자들이 들어오면 기존 방송사업자하고 갈등이 있을 수 있고 인력이동, 콘텐츠 수급난도 어려워질 것입니다. 기존의 지상파방송, 케이블TV, 위성 방송 등 각각 대응하는 방식이 달라질 것으로 봅니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휴식’이라는 짧지만 강한 소망을 드러낸 그. 안타깝게도 2008년에도 적절한 휴식을 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어쩌면 지금보다 더 분주해질 지도 모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