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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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년(戊子年) 쥐띠 해도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회원 여러분 지난 한 해 동안 너무나 숨가쁘게 달려오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연초에 방송통신위원회 출범을 필두로 방송계를 둘러싼 환경은 실로 엄청난 변화를 거듭해 왔습니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화두로 각종 법률과 제도의 변화와 통신의 방송서비스 진출은 지상파 방송사의 위상뿐만 아니라 방송계 전체 지형을 바꾸어 나가고 있습니다. IPTV라는 신규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방송서비스는 새로운 경쟁체제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또한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방송광고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었고 지상파방송사의 사기는 땅에 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행히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그 동안 지체되었던 디지털TV 전환을 가속화 할 수 있는 전기를 맞기도 했지만, 연초부터 시작된 방통위의 DTV채널 재배치 정책은 논거도 부족한 채로 일방적으로 추진되면서 방송사의 디지털 전환 의지를 꺽어 버리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목적도 불분명한 방송주파수 재배치작업은 지상파방송의 무료보편적인 서비스를 크게 제약함으로써 시청자들의 시청 선택권을 박탈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한데도 방통위는 방송주파수를 회수하여 통신에 경매하겠다는 큰 꿈(?)을 꾸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는 자유시장경쟁 체제를 빌미로 방송마저도 하나의 산업으로 예속시키는 작업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발의된 7대 악법은 지상파 방송의 공공 서비스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완전히 무시하고 여론의 독점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때마침 겪고 있는 국가의 경제위기를 틈타 언론을 미디어산업화하기 위해 언론관계법 개악을 시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신문을 포함한 재벌과 외국자본의 방송 진출이 일자리를 만들고, 콘텐츠의 경쟁력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허황된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이성을 잃은 몇몇 한나라당 의원에 의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연합회의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5월에 개최된 KOBA 컨퍼런스와 전시회는 회원 여러분들의 많은 호응과 참여가 있어 성공적으로 개최되었습니다. 어느 때보다도 많은 주제를 소화하면서 방송기술인들의 지식을 넓히고 깊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외국의 최신기술을 소개한 것뿐만 아니라 현안들을 적시에 다루면서 회원뿐만 아니라 다수의 정책 관계자, 관심 있는 일반인들의 찬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회원 상호간에 소통을 위해 홈페이지를 개편하여 많은 정보들을 축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회원 여러분들이 중심이 되어 역량있는 홈페이지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또한 월간지인 ‘방송과 기술’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주제의 다양화와 연성화, 판형 변경, 전면 컬러화, 일반인을 위해 서점을 통한 유통 등 많은 변화가 내년 1월부터 여러분들께 선보일 예정입니다.


회원 여러분! 개인이든 조직이든 해야 하는 일 중에는 서둘러야 할 일과 서둘지 말아야 일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두르지 않아야 할 일을 섣부르게 서둘다가는 일을 그르치고 말 것이고,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게 준비할 때에 최선의 지혜가 생기는 법입니다. 서둘러야 할 일을 서둘지 않아서 너무 지연되어도 일을 그르치게 되는 것입니다. 모든 일은 해야 할 가장 적절한 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해에는 한나라당의 언론 관계법 개정도 언론의 사회적 순기능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언론자유와 방송독립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이성적인 판단과 결정을 촉구하고, 방송기술인들은 모두가 맡은 직분에 충실하면서 차분하게 준비하고 또 준비해서 방통융합의 격변기를 지혜롭게 대처하는데 우리 회원들의 역량을 한데 모아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