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김재철 사장 해임 부결 ‘후폭풍’

방문진 김재철 사장 해임 부결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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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을 모았던 방송문화진흥회의 8일 김재철 사장 해임안이 결국 부결되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언론장악 과정에서 불거지는 전형적인 ‘정치적 압력’이 행해졌다는 정황증거가 포착되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만약 이러한 의심이 사실로 판명될 경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선 정국도 요동을 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재의 상황은 이렇다. 방문진은 8일 오전 8시부터 이사회를 열어 김 사장 해임에 대한 찬반 토론을 벌인 뒤 해임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 반대 5, 기권 1로 최종 부결했다. 그런데 이사회 종료 후 야당 이사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까지 김재철 사장 퇴진에 대해 여-야 이사들이 어느 정도 의견 합일을 이뤘지만, 여당 이사들이 정치권으로부터 압박을 받고 입장을 선회했다고 비난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야당 추천 이사들에 상황 판단은 단호하다. 이들은 8일 이사회 종료 후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25일 여야 이사들이 방문진 단독으로 MBC 정상화 문제를 풀기 위해 ‘김 사장을 퇴진시킨다고 명시한 결의문’을 채택하기로 했을 때, 이미 상황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종료될 가능성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는 당시 해당 결의문에 이사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고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즉, 김재철 사장 퇴진은 지난달에 성사될 가능성이 높았던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변수가 생겼다. 야당 이사들은 이에 대해 “여당 추천 이사들이 결의문 채택에 난색을 표하고 입장을 바꿨다. 이는 23~24일 정부와 박근혜 후보 캠프 쪽에서 여당 추천 이사들에게 김재철 사장을 유임시키라는 압력을 넣으면서 입장이 바뀐 것”이라고 전했다. 즉, 정치적인 압력에 여당 이사들이 굴복했다는 뉘앙스다. 이는 방송통신위원회 양문석 상임위원도 지적했던 부분이다.

   
 

이에 야당 추천 선동규 이사는 김재철 사장 해임안 부결 결과에 대해 기자들과 만나 "미래 정치 권력의 눈치를 보는데 급급한 여당 이사들의 반시대적, 반민주적, 반역사적 결정의 결과"라며 "심한 자괴감과 함께 무력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방문진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 심각한 해이를 가지지 않을 수 없다"로 토로했다.

동시에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두고 “이번 방문진의 김 사장 해임안 부결에 대한 정치권 압력 가능성 포착은, 사실이라면 전형적인 언론장악”이라고 못 박으며 “얼마 남지 않은 대선 정국에 정수장학회 문제와 함께 중요한 돌발변수가 될 전망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미 파업 재개를 선언한 MBC 노동조합은 사태 추이를 살피며 직접 행동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여당 이사들이 정치권의 압력을 받았다는 것이 사실로 판명날 경우 당장 실제 행동에 돌입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어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