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임승차’ 넷플릭스, 또 요금 인상?…“가족 외 추가 요금”

‘무임승차’ 넷플릭스, 또 요금 인상?…“가족 외 추가 요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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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무임승차’ 논란을 일으키며 SK브로드밴드와 법정 싸움 중인 넷플릭스가 이번에는 ‘계정 공유’ 문제를 꺼내 들었다. 가족 외 공유 시 추가 요금을 매기겠다는 것인데 현재는 칠레, 페루, 코스타리카 등에서만 시범 적용하고 있지만 조만간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른 국가에도 확대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넷플릭스는 3월 16일(현지시간) 칠레, 페루,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3개국에서 가족 외 공유 계정 시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고 밝혔다. 새 정책에 따르면 같이 살지 않는 이용자를 최대 2명까지 추가할 수 있지만, 최소 2.11달러~최대 2.97달러(칠레 2.97달러, 코스타리카 2.99달러, 페루 2.11달러)의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관련 업계에서는 칠레나 페루, 코스타리카 등에서 해당 요금제가 정착되면 곧 우리나라 등 다른 국가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넷플릭스는 국내 진출 후 이미 한 차례 요금 인상을 진행한 바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18일 구독료 인상을 발표했다. 이는 예견됐던 것으로 넷플릭스는 앞서 지난 2020년 10월에는 미국에서, 2021년 2월에는 일본에서 요금을 인상한 바 있다.

지난해 요금 인상으로 스탠다드는 월 12,000원에서 13,500원으로, 프리미엄은 14,500원에서 17,000원으로 인상했다. 인상률은 각각 12.5%와 17.2%다. 넷플릭스의 경우 가장 높은 등급인 프리미엄을 선택하면 최대 4명까지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

관련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던 넷플릭스가 가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정체에 돌입하자 수익성 악화에 대처하고자 요금 인상, 계정 공유 금지 등의 정책을 도입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700달러를 넘보던 넷플릭스 주가는 올해 1월 실적 발표를 전후해 곤두박질, 한때 반 토막이 났다.

글로벌 OTT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콘텐츠 투자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데 반해 가입자 확보가 정체되면서 추가 수익 모델이 필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아직 우리나라에 적용되지는 않았지만 이전 요금 인상 사례만 봐도 계정 공유 금지 역시 곧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망 무임승차를 놓고 법적 싸움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부정적 여론에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한국법인인 넷플릭스 서비스 코리아는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채무 부존재(채무가 없음)’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는 원고 패소로 판결을 내렸지만 넷플릭스는 불복하고 항소를 제기했다. 넷플릭스는 “자신들에게 부여된 의무는 망 사용료를 지급할 의무가 아닌 양질의 콘텐츠를 개발해 소비자에게 제공할 의무뿐”이라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지만 페이스북 등은 망 사용료를 내고 있어 형평성 문제에서도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또 국내에서 발행한 매출 대부분을 본사로 송금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돼 이래저래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앞서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3월 15일 넷플릭스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제출 보고서와 국내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발생한 매출의 원가를 부풀려 매출 대부분을 본사에 송금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넷플릭스의 국내 매출원가 비중을 본사와 동일한 수준으로 적용할 경우 약 830억 원의 국부유출을 방지할 수 있었다”며 “넷플릭스가 수익 대부분은 ‘해외 이전’하고, 요금은 ‘일방 인상’, 국내망은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꼬집었다.